최근 김해, 함안 등에서 가야 왕국의 존재를 드러내는 유물들이 잇따라 발굴되며, ‘잊힌 왕국’ 가야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4일 2015년부터 금관가야 왕성의 실체 확인을 위해 실시 중인 ‘김해 봉황동 유적’ 10차 발굴 유물을 공개했다. 1세기 변한부터 이어지는 ‘금관가야’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 최고 세력을 상징하는 의례용 옻칠 제기(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 등 15점을 소개했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가 발굴한 유물들은 대규모 취락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구상유구(溝狀遺構)와 함께 깊이 약 0.7m의 유기물층에서 확인되었다. 1~4세기에 제작·사용된 최고급 옻칠 목기를 포함한 300여 점의 목제품이 집중적으로 출토되었다. 옻칠 제기(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 15점의 목 부분은 지름 1cm로, 기존 출토품들에서 확인된 지름인 3~4cm보다 훨씬 가늘고 정교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바닥 부분에 녹로(물레)를 고정한 흔적이 있어 초기 단계지만 그릇을 만들 때 돌려가며 작업하는 ‘회전 깎기’ 기술이 변한 시기부터 존재했다는 걸 의미한다. 당시 목공예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공개한 15점을 포함해 칼집형 칠기
창원문화재단의 뮤지컬 체험 프로그램 '뮤지컬? 뮤지컬. 뮤지컬!'에 참여할 수강생을 오는 4월 1일부터 선착순 모집한다. '뮤지컬? 뮤지컬. 뮤지컬!'은 아카데미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창원지역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뮤지컬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원문화재단 3‧15아트홀과 경남대 디지털공연영상학과가 공동으로 기획해 지난 2020년 첫 선을 보였다. 고등학교 재학생 이상 창원시민이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수강생들은 전문적인 커리큘럼에 따라 연기와 노래, 춤 등 뮤지컬에 필요한 요소들을 배우게 된다. 프로그램은 책임 감독을 포함한 보컬 강사, 안무 강사 등 4명의 우수한 강사진이 참여해 3‧15아트홀의 1층 아르코공연연습센터@창원 대연습실에서 5월 1일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주2회 진행된다.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은 11월 중 3·15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릴 뮤지컬 공연에 시민배우로 직접 출연하게 된다. 참가 신청은 이메일(changwonarko@naver.com)로 가능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신청서 양식은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http://cw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3·1
“‘사랑과 영혼’ 오늘 밤 일곱시 깐느에서 개봉합니다!” 극장 매표소 앞에 영화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두 장이요.” 아르바이트 대학생 금명(이지은)은 날짜가 적힌 도장을 표에 쾅쾅 찍고, 간판 화가 충섭(김선호)은 ‘변광쇠’ 속 옹녀에게 저고리를 입혀 극장 주인에게 호되게 혼이 난다. 극장에서 처음 영화를 보게 된 충섭의 엄마(이지현)는 눈을 빛내며 ‘시네마 천국’ 속 토토를 바라본다. “365일이 똑같아서 개봉날 새 그림 보러 가는 것 말고는 사실 별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진짜 행복했어요. 죽기 전에도 오늘은 생각날 것 같아.”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금명의 삶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깐느극장 장면이 광주극장에서 촬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 시민들은 “익숙한 좌석과 붉은 카펫이 깔린 무대,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늘어선 통로를 보니 광주극장에서의 추억이 떠올랐다”며 반갑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은 90주년을 맞아 올해도 다채로운 영화와 행사로 지역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누군가는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체험하고, 누군가는 그리
“진화율은 점점 떨어지고, 화선은 길어지고 있다. 집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산청 산불’이 번진 하동군 옥종면 일원은 5일째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잡힐 듯하던 산불은 점점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풍’ 악재에 수일째 이어진 진화 전쟁으로 진화대원들의 체력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대피 주민들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산불 전쟁’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26일 오전 옥종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할머니 강모(70)씨는 “어젠 너무 추웠는데, 난로가 들어오는 것을 보니 오늘은 그나마 나을 것 같다”면서 “언제 집에 들어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옥종면 옥천관을 중심으로 산과 인접한 마을 주민은 모두 집을 비운 채 옥천관, 옥종초·중·고 등 시설에서 5일째 보내고 있다. 씻는 것, 입는 것, 먹는 것 어느 것 하나 불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최일선에서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는 하동군 화재진압대원 33명은 한결같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빨리 쉬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김용길 조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낙엽 등으로 발이 푹푹 빠지는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면서 “아침까지는 진화율이 올랐는데 오후부터 바람이 분다니 걱정”이라고 말
'괴물'로 변한 의성 산불이 사상 초유의 인명과 재산, 문화유산을 집어삼킨 역대급 재앙으로 번졌다. 강한 바람과 메마른 공기 등 악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신속한 사전 대피 안내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그나마 발송된 재난문자조차 혼란만 부추기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부른 참극으로 직결됐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성·안동 등 경북 도내 7개 시군에서만 2만3천300명에 달하는 전대미문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경북의 천년 문화 유산이 잿더미가 됐는가 하면 유치원·학교 휴업까지 이어지면서 경북의 사회 인프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경상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북동부권을 덮치면서 26일 오후 4시 기준 최소 21명이 숨졌다. 산불 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희생자들은 대다수가 농촌에 거주하는 60, 70대 고령층으로 재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이들이었다. 특히 인명 피해가 발생한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의 지자체들이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오는 상황에 긴급재난문자를 남발하고, 사전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가운데, 주요 산불 원인으로 꼽히는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과 예방이 절실하다. 지자체가 매년 지속적으로 홍보 활동과 단속을 거듭해도 지역민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각 지자체가 하루 1~2회씩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적발 건수는 미미한데다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화재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광주·전남 지역 산불을 조사한 결과, 전체 210건중 52건(24.7%)이 불법 소각으로 인해 발생했다. 쓰레기 소각 31건(14.7%), 영농폐기물소각 12건(5.7%), 논밭두렁 소각 7건(3.3%), 기타 2건 등이었다. 이밖에는 입산자(성묘객 등 포함) 실화가 83건(39.5%), 담뱃불 실화 23건(10.9%) 등이었다.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산불예방 단속을 진행한 결과 적발 건수는 총 7건으로 과태료 174만원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는 2020년 2건(48만원), 2023년 3건(72만원), 2024년 2건(54만원)이었다. 전남도는 같은 기간 총 502건을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정치권 최대 화두였던 가운데, 이날 무죄 선고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대세론’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여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문기 모른다’ 발언과 관련한 공소사실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문기를 몰랐다’, ‘김문기와 골프 치지 않았다’, ‘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기소 이후 김문기를 알았다’ 등 세 갈래로 나눠 이 대표의 네 가지 발언의 허위 사실 여부를 각각 판단했다. 그리고 네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27일 부산대 의대를 시작으로 내달 7일까지 부산 지역 의대가 줄줄이 복귀 시한을 맞는다. 대학은 학장 명의의 서한을 보내는 등 막판 복귀 설득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부산대는 27일 복학·등록 마감을 앞두고 이날 학생과 학부모에게 의대 학장 명의의 서신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대 관계자는 “예를 들면 본과 3·4학년의 경우 임상 실습에 들어가야 하는데 조를 짜서 순환하는 만큼 중도 복귀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학년별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학생들이 이 같은 상황을 유념해서 꼭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서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지난 24일 의대생 학년별 대표와 의대 학장단 간 면담을 진행했고, 복귀 시한인 27일에도 학생들에게 문자 등을 보내며 복귀를 설득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대 의대에 휴학계를 냈다가 반려된 의대생은 약 600명이다. 27일 부산대를 시작으로 고신대, 인제대, 동아대 등 부산 지역 의대가 줄줄이 복귀 시한을 맞는다. 고신대는 28일, 인제대는 내달 5일까지 복학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동아대의 경우, 학생들이 복학을 한 뒤 휴학계를 냈지만 대부분 휴학 신청이 거절된 상태다. 동아대는 수강 신청을 마친 학생의
속보=강원특별자치도가 사상 최대 면적의 민간인통제선 북상을 비롯해 축구장 1,808개 면적의 군사규제 해제 성과(본보 26일자 2면 보도)를 이뤘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이현종 철원군수, 최문순 화천군수는 26일 도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과 철원 총 4곳 12.9㎢, 축구장 1,808개 면적의 민통선과 군사보호구역이 규제에서 해제된다”고 밝혔다.▶관련기사 16면 대상지역은 철원군 신벌지구(와수리‧운장리‧사곡리) 2.39㎢, 고석정 관광지와 먹거리 지원센터 0.47㎢, 화천군 안동철교(풍산리‧동촌리) 10.04㎢ 등이다. 철원 신벌지구는 민통선이 1.6㎞, 화천군 안동철교 일원은 3.5㎞ 북상한다. 민통선 북상 조정은 2010년 이후 15년만이며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것이 강원자치도의 설명이다. 이번 조치로 화천 안동철교는 백암산 케이블카 등 주변 관광지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DMZ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화천 평화의 댐 일원 도로 9.9㎞ 구간이 군(軍) 검문없이 최초로 완전 개통된다. 철원군 신벌지구는 영농 활동이 활발한 대규모 영농단지임에도 민통선 이북이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나 자유로운 출입과 함께 건축 행위가
충청권 아파트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 장기일반임대주택에 대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년 이상의 임대 의무기간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사업자들이 장기임대주택을 꺼리고 있고, 결국 공급 위축에 따른 가격 상승 등 주거 불안 요소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지역에 공급된 민간 장기임대주택(아파트)은 총 3987가구다. 이는 지난 2021년(9594가구)보다 58.4%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공급이 감소했다. 충남은 2021년 3717가구에서 2023년 765가구로 79.4% 급감했고, 충북도 동기간 5137가구에서 1205가구로 76.5% 줄었다. 대전은 736가구에서 623가구로 1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1년까지만 해도 충청권 장기임대주택의 공급은 전년(4740가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이듬해엔 5484가구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기임대주택은 장기적인 공급 촉진과 집값 안정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