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은 대한민국 현대건축의 선구자 고(故) 김수근 건축가의 건축 철학이 스며든 공간이다. 임진왜란의 역사와 진주의 문화가 겹겹이 담긴 진주성 안.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이 박물관은 조용히 숨어 있는 듯하지만, 한 발씩 다가갈수록 그 독창적인 건축미와 공간의 깊이가 서서히 드러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이 감싸 안은 이곳은 과거와 현재, 건축과 역사가 만나는 특별한 장소다. ◇스며들 듯 세워진 건축, 과거와 현재를 품은 공간= 국립진주박물관은 1984년 개관 당시 국내 일곱 번째 국립박물관으로, 경남도 최초의 국립박물관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진주성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건축’이라는 데 있다. 김수근은 설계 초기부터 진주성의 전통성과 지형적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건축의 기능을 담아낼 방법을 고민했다. 진주성 내 70평 규모의 촉석루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1700평이라는 규모의 박물관 기능을 충분히 담아내는 일이었다. 실제로 박물관은 낮은 구릉 지대에 자연스럽게 파묻히듯 설계돼 있어, 방문객은 건물에 가까이 다가설 때까지 그 존재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 지점을 지나면, 마치 자연의 일
국내 최대 벚꽃축제 중 하나인 ‘여의도 봄꽃축제’가 탄핵정국과 산불사태 등으로 지연 및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회와 주최 측은 행사 일정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과 겹칠 수 있는 데다, 전국적인 대형 산불로 국가적 재난 상황임을 감안해 통제 및 일정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31일 국회와 영등포구청·재단 등에 따르면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여의서로 벚꽃길에서 개최된다. 구청과 재단이 공동 주최해 2005년부터 열리고 있는 봄꽃축제는 넓게 트인 한강을 배경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치는 우리나라 대표 봄 축제이자 ‘전국 벚꽃의 성지’로 유명하다. 서울시는 이번 여의도 봄꽃축제가 개화 시기 일 최대 80만명, 관람 예상인원 300만명이 예상됨에 따라 최근 재난안전 현장상황실(재난버스)을 여의도 한강공원에 배치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축제는 시기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 예정일과 맞물리고, 전국에서 대형 산불로 국가적인 재난 상황을 맞은 만큼, 대폭 취소되거나 지연될 공산이 농후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일이 오는 4일, 11일, 18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최무연)가 1일 창립 64주년 기념식과 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 제정 공포식을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갖는다. 전북예총은 행사에 도내 9개 장르의 각 협회와 도내 13개 시군 예총이 참여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도내 예술문화에 대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하는 5명의 발표자가 세미나를 진행한다. 좌장은 전북연극협회 조민철 회장이 맡았으며, 이경영 전북자치도 문화산업과 과장과 박용근 전북자치도의회 의원 등이 발표자로 참여한다. 또한 홍승광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과 이제현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연구원 등도 함께 한다. 전북예총은 창립기념일에 맞춰 6개 장르의 청년 예술인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연극 이종화, 미술 허나현, 국악 최성민, 무용 최윤형, 사진 강병래와 연예 김은영 씨가 각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함께 전북예술 발전에 아낌없는 후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하림의 정호석 사장이 공로패를 받게 된다. 또한 전북예총 정책자문위원과 문화대학 자문교수단, 진흥위원과 전문위원들을 위촉하여 이날 위촉장을 수여한다. 한편, 전북예총은 행사에서 '전북 예술인의 날' 헌장을 제정하고 공포해 전북지역 문화예술
극단 이송희레퍼터리의 '객사'가 제42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오는 7월 인천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구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대구연극협회는 30일 오후 8시 30분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제42회 대구연극제 및 제4회 더파란연극제 시상식 및 폐막식을 열고 부문별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구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는 대구연극제는 29일, 30일 양일간 달서아트센터 청룡홀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각각 열렸으며 극단 헛짓과 이송희레퍼터리 두 극단이 참여했다. 대상을 수상한 연극 '객사'는 경북 칠곡 지역을 배경으로 경상도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하던 남편이 처형되고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노비 '판돌'과 가족을 이룬 양반가 출신 '벽순' 일가의 이야기다. 심사위원단은 "칠곡 향교와 일제(日帝) 신사라는 상징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와 일제 그늘을 대조적으로 드러내며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부분과 양반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작품이다"라며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앙상블 연기가 잘 드러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극단의 대표이자 '판돌' 역으로 열연을 펼친 이송희는 "연극은 종합 예술인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땀과 참여가 있어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
산청군 시천면, 삼장면 일대에는 31일 오전에도 헬기가 아침부터 잇따라 연기가 나는 곳에 연신 물을 쏟아붓고 있다. 지상에서는 진화 대원들이 불이 꺼진 곳을 중심으로 남은 불씨를 제거하고 있다. 공중과 지상에서 마지막 잔불 정리에 나선 것이다. 잔불 정리는 주불을 진화한 후에도 남아 있는 작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으로 재발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산청군의 경우 이날 아침부터 산림청, 경찰청, 국립공원, 경남도 임차 헬기 등 13대가 시천면과 삼장면 일대에 투입됐다. 헬기는 이날도 여전히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는 시천면 지휘본부 건너편 도솔암 인근에 집중 투입돼 물을 뿌렸다. 지상 작업은 진화대원들이 맡았다. 이들은 산에 올라가 낙엽층 아래나 암석 아래에 숨어 있는 불씨를 찾아 제거했다. 헬기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이 방법이 효과적이며, 마지막 진화 확인 작업이다. 잔불 정리는 기본적으로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진다. 산청군에서 잔불 정리에 나서고 있는 인원은 하루 140여명. 군 산불진화대 23명과 군청 공무원 50여명, 여기에 읍·면별로 배정된 산불감시원 등 60여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오후 대원들과 잔불 정리에 나선 산청군 산불진화대 홍구
대구경북(TK) 정치권이 경북 북동부 지역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산불 피해복구 및 지원 특별법, 대폭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위해 TK 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한다. 31일 TK 정가에서는 경북 지역 초대형 산불피해 복구와 신속 지원을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정부와 국회가 추경 논의를 할 때 대폭의 산불 피해 지원 및 복구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호소도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TK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TK 의원들은 국회부의장, 각종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등 주요 국회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요직도 맡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TK 의원들이 산불로 시름하는 지역민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TK 의원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경북 의원들은 이날 박형수 도당위원장(의성청송영덕울진)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갖고 산불지원특별법 제정 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도당 차원의 피해지역 지원금 마련, 경북 의원 중심의
정부가 2003년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는 4·3당시 인명피해를 2만5000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서·어떻게·왜 희생됐는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있다. 본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추가 진상조사 등 4·3의 현안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4·3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8월 4일 제주경찰서 유치장과 주정공장에 수감된 예비검속자 500여 명이 바다에 수장(水葬)됐다는 증언이 수록됐다. 제주항 헌병대에 파견돼 경비로 근무했던 장모씨는 “이날 밤 9시쯤 50명씩 태운 차량 10대가 부두에 도착했고, 500여 명의 알몸인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바다에 나간 후 두 시간이 지나서 빈 배로 돌아왔다”고 목격담을 밝혔다. 당시 해병대 군무관인 박모씨와 제주~목포 화물선 선장 김모씨도 주정공장에 수감된 상당한 수의 예비검속자를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 주정공장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수감자 3명도 ‘2곳의 창고에 가득 차 있던 예비검속자들의 윗도리를 벗기고 포승을 채운 채 끌고 나갔다’는 목격담을 밝혔다. 정부의 보고서에서 ‘수장 학살’이 기록됐지만, 지금도 누가, 얼마나 희생됐는
3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66.5원)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이자,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470.6원으로 출발해서 오전 한 때 1468.4원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꾸준히 올라 장중 최고가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 1월 13일(1474.3원) 이래 두달 여 만에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 관세와 관련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년 5개월 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이날 재개되며 주가가 2481.12로 전장보다 3% 추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간 숨 가쁘게 이어진 부산시교육감 선거전이 오늘 자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 후보는 부산 전역을 누비며 지지층 결집과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상호 비방이 격화되면서 유권자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2일 치러지는 재선거를 이틀 앞둔 31일에도 세 후보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중도진보 단일후보 김석준 후보는 이날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을 시작으로 조방로, 명지국제신도시, 명륜1번가 등을 돌며 서부산에서 동부산까지 부지런히 움직였다. 중도보수 정승윤 후보는 하단오거리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괴정사거리, 사상터미널, 반송·금사동, 화명 롯데마트 등 서북부 주요 지역을 촘촘히 누볐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같은 중도보수 계열인 최윤홍 후보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충무동 새벽시장, 하단역, 명지국제신도시, 초량육거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얼굴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유세 현장에서 강조한 메시지도 뚜렷하게 갈렸다. 김 후보는 ‘검증된 재선 후보’임을 내세우며 경험과 실적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타격 대상이 된 경기도 철강·알루미늄 기업에 경고음이 울렸다. 사실상 중국을 노리고 벌인 이번 미국발 관세 전쟁에서 철강·알루미늄 업계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화성시에 위치한 (주)지제이알미늄은 1999년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12일 미국이 국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정부의 수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뚜렷한 방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 문턱도 높아진 데다, 미국의 관세에 판로가 막힌 중국발 철강·알루미늄이 국내로 헐값에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고 있어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모양새다. 김인순 (주)지제이알미늄 부대표는 “중국이 덤핑 물품으로 국내 철강·알루미늄 업계를 말려죽인 뒤 한국 제품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중 무역에서 관세를 매겨 국내 기업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중국 기업과 맞서 버틸 수 있게 자금 지원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미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관련 중소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42.8%는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과 매출에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