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로 경남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오전 11시께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창원교육단지 사거리의 한 인도에 무릎 높이만큼 쌓인 흙을 분주하게 퍼나르고 있었다. 전날 내린 호우로 인근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토사가 유출돼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며 “창원이나 김해보다 더 심한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날 기상청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창원과 김해에는 200년에 한 번 내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자정부터 21일 자정까지 창원 529.4㎜, 김해 431.1㎜, 고성 417㎜, 사천 407㎜, 양산 382.6㎜, 거제 381.2㎜의 비가 내리는 등 최단 시간에 역대 최대 강우를 기록했다. 이틀간 쏟아진 호우로 경남은 고성 122세대 175명, 김해 43세대 90명, 진주 63세대 90명, 합천 51세대 62명, 거제 33세대 61명 등 11개 시군에서 469세대 674명이 긴급 대피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의 한 빌라에서는 높이 5m의 옹벽 일부가 기울어져 주민 54명이 대피했다. 또 김해 조만강하천과 구산소하천이 범람해
2014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45억 아시아 전역에 인천이란 도시를 알린 대규모 국제 행사였다. 도시를 밝혔던 성화가 꺼진 지 10년, 아시안게임이 인천에 남긴 유산은 무엇인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인천아시안게임·패러게임 10주년을 기념하는 KBS열린음악회가 개최된 지난 10일 오전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전체 면적 63만㎡)을 찾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을 치른 기념비적 장소이자, 현재 인천아시안게임을 기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유형의 유산'이다. 10년 전 영광의 순간, 현재 남겨진 것들, 앞으로 주어진 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날 저녁에 막을 올릴 열린음악회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객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면서 아시아드주경기장 일대는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경기장 안에 입점한 카페와 영화관, 예식장은 한산했다. 평일 오전 아시아드주경기장 풍경은 이처럼 인적이 뜸하다. 가끔 대규모 공연 등 특별한 행사가 있거나 결혼식이 있는 주말에만 북적인다. 경기장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아시아드경기장역과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인근 상권은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다른 지역 공항보다 턱없이 짧게 설계된 새만금 국제공항 활주로 문제가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의 ‘새만금 기반시설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이유로 8개월이나 미뤄졌던 국제공항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나 현재 계획된 활주로 공항 규모로는 ‘허울뿐인 국제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정치권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이춘석 의원(익산갑 4선)을 필두로 이번 국감에서 새만금 활주로 확장을 위한 행동에 돌입할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석연치 않은 새만금 사업 재검토 작업으로 국제공항 착공과 개항이 미뤄진 만큼 지체된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반드시 활주로 확장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국토위 소속 이춘석 의원실 등에 따르면 새만금 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고작 2500m로 국내선만 운항하는 군산공항의 2745m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이처럼 짧은 활주로로 인해 운항 가능한 기종(機種)은 C급(항속거리 최대 6850㎞, 좌석 수 124∼190명)만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활주
1970~1980년대 한국은 20만여 명의 아이들을 해외로 떠나보냈다. 가난한 나라를 떠나 선진국에서 살게 된 것을 감사하라 했다. 그 아이들이 중년이 돼 뿌리를 찾으려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5년간 공식 기록으로 추적에 나선 해외 입양인이 1만여 명에 달한다. 그 숫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해 1500여 건 수준이던 청구 건수는 지난해 2720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기록에 잡히지 않은 해외 입양인들도 이역만리에서 한국의 친부모 추적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법·제도 미비 속에 입양인들의 친부모 추적 수요는 추적 대행 사적 에이전트까지 만들어냈다. 이들은 사적 에이전트에게 수백만 원을 지불하기도 하고, 생업을 접고 직접 찾아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해외 입양인의 추적 성공률은 극히 낮다. 업계에서는 통상 3%에 불과하다고 본다.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한 ‘뿌리 찾기 도박’에 뛰어드는 해외 입양인만 해도 수십만 명에 달한다. 해외 입양인들이 40~50년이 흐른 뿌리를 찾아나선 이유는 서로 겹친다. 이들에게 한국에서 태어나 보낸 3~4년은 평생 안고 가는 구멍이다. 입양인들은 뿌리를 모른 채 본인으로부터 다시 새 뿌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호소했다
올해 대학 입시에서 강원지역 3개 사립대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정부 권고 60%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대학은 2026학년도에 지역인재 선발을 더 줄일 계획이어서 '지역의료 강화'라는 의대 증원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문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의과대학별 지역인재전형 비율(정원내·외 포함)’에 따르면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2026학년도 평균 지역인재 선발비율은 61.8%로 집계됐다. 2024학년도 50.0%, 2025학년도 59.7%에 이어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강원지역 사립대 의대 3곳의 지역인재 선발비율은 정부 권고 60%를 크게 밑돌았다. 한림대 의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정원 104명 중 22명만 지역인재로 선발, 21.2%의 비율로 전국 40개 의대 중 최하위다. 2026학년도에는 오히려 21명으로 낮출 계획이어서 의대 증원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과의 상생 도모 등을 내세우며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한림대가 의대 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의료복지는 외면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세대 원주의대는 2025학년도, 2026학년도 모두 104명 중
대전이 국방반도체사업단 출범과 함께 차세대 국방산업 핵심기지로의 도약을 노린다. 현재 국방반도체는 국내 생산이 1% 채 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대전은 연구개발부터 설계, 생산까지 국방반도체 시장을 개척, 지역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넘어 새로운 기술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국방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와 성장을 담보할 첨단국방산업단지의 조속한 조성은 풀어야 할 중대 과제 중 하나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소속 국방반도체사업단은 지난 20일 방위사업청 대전청사에서 개소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방반도체사업단은 국내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국방반도체의 99.2%가 미국과 대만 등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반도체 공급망이 멈췄을 때 무기를 자체 생산해낼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사업단은 국방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기술개발과 설계, 시제품 제작, 무기체계 적용 등 전 주기에 걸쳐 관리에 나선다. 무기체계 전문가와 반도체 전문가 간 협업으로 국방반도체 기술 자립과 국내 생산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사업단이 대전에 위치하면서 기대효과도 다양하다. 지역의 국방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전후방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이다. 특히 대전은 방위사업청과 국
"아파트 들어서고 교통량이 확 늘어났어요.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조마조마합니다" 이례적으로 입주일을 2개월 당겨 놓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입주예정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66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월배라온프라이빗디엘·매일신문 9월 8일)가 이번에는 미흡한 공사로 인근 유치원 앞 스쿨존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별 사용승인 이후 입주가 시작됐지만 출입구 2곳 중 1곳이 아직 공사 중인 상황에서 유치원 입구와 이어지는 좁은 길로 통행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8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 한 유치원 앞 삼거리. 약 5m 폭의 도로에는 최근 입주를 시작한 30m 거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차량과 골목을 오가는 차,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주는 학부모 차량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도보로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들은 간신히 차를 피해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건너가고 있었고, 유치원 등원버스가 유치원 방향으로 후진을 하는 중에도 그 뒤를 재빠르게 지나가는 차량이 나오는 등 아찔한 순간도 포착됐다. 유치원 관계자들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이를 등원시키던 한 학부모는
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밀리면 ‘호남 텃밭 사수’를 장담할 수 없게 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조국혁신당도 ‘호남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의 청사진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양 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펼치면서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이었던 ‘호남 선거판’도 커지고 있다. 22일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 이후 첫 지역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영광에서 열기로 하는 등 힘을 쏟고 있고 조국혁신당도 12명 국회의원이 두 지역을 잇따라 찾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3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연임 성공 후 처음으로 지역에서 진행하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영광에서 연다. 그만큼 민주당이 영광군수 재선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민주당은 최근 영광 출신이나 영광에 연고가 있는 국회의원 보좌·비서관과 중앙당 인사들을 영광군수 선거캠프에 추가 보강했다. 민주당이 영광 선거캠프의 몸집을 키우는 ‘인해전술’에도 나선 것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영광·곡성에 월세방을 구해 한달살이하는 것에 대한 맞대
2025학년도 제주지역 고등학교 모집 인원이 올해보다 102명 감소한 6273명으로 확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최근 ‘2025학년도 제주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세부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입학전형 세부계획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등학교 모집 인원은 일반고 4805명(평준화고 2730명, 비평준화고 2075명), 특목고 260명(제주과학고 40명, 제주외고 100명, 남녕고 체육과 40명, 애월고 미술과 40명, 함덕고 음악과 40명), 특성화고 1208명 등 총 6273명이다. 올해와 비교해 평준화고는 30명 감소한 반면 비평준화고는 46명 늘었다. 특목고 모집 인원은 올해와 동일하다. 비평준화고 중 올해보다 모집 인원이 늘어난 학교는 제주중앙고 보통과(56명 증), 세화고(28명 증) 등 2개교이고 나머지 대부분 학교 모집 인원은 감소했다. 모집 및 합격자 발표 등은 시기별로 구분해 전기와 후기로 나눠 모집한다. 전기 모집은 ▲제주외고를 제외한 특목고(제주과학고, 남녕고 체육과, 함덕고 음악과, 애월고 미술과) ▲특성화고(서귀포산과고, 제주고, 제주여상, 중문고, 한국뷰티고, 한림공고) ▲일반고 직업계열학과(성산고, 영주고, 제주중앙고) 등 13개교다
고수온으로 역대 최대의 양식어류 폐사가 발생한 가운데 통영과 거제 해역에서 키우던 멍게 대부분이 뜨거운 바닷물에 녹아 내렸다. 26일 멍게수협에 따르면 전례 없는 고수온으로 10m 이상 바닷속까지 달궈지면서 도내 남해안에서 키우던 멍게 대부분이 폐사했다. 수협은 내년 봄 출하를 앞둔 멍게의 95%가 이번 고수온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액만 700억~800억원(판매가 기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묘를 위해 키우던 모패도 90%이상 폐사했으며, 2~3년 뒤 출하하기 위해 받아 놓은 멍게 종자 역시 70% 이상 이번 고수온에 죽은 것으로 수협은 예상했다. 도내 남해안 해역에는 통영과 거제를 중심으로 700㏊ 규모의 멍게양식장에서 연간 15만~20만t의 멍게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 찾은 통영시 한산면의 한 멍게 양식장에서 끌어 올린 봉(밧줄)에는 평소 같으면 주황색 빛깔을 띠어야 할 멍게가 모두 누렇게 녹아내린 상태였다. 7㏊ 규모의 이 양식장에서 살아남은 멍게는 한 마리도 없었다. 100%가 이번 고수온에 폐사했다. 추정 피해 금액만 10억원에 이른다. 멍게어민 이종만(61)씨는 “멍게양식업 27년 동안 이런 재앙은 처음 본다”며 “지난 19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