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시천면, 삼장면 일대에는 31일 오전에도 헬기가 아침부터 잇따라 연기가 나는 곳에 연신 물을 쏟아붓고 있다. 지상에서는 진화 대원들이 불이 꺼진 곳을 중심으로 남은 불씨를 제거하고 있다. 공중과 지상에서 마지막 잔불 정리에 나선 것이다. 잔불 정리는 주불을 진화한 후에도 남아 있는 작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으로 재발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산청군의 경우 이날 아침부터 산림청, 경찰청, 국립공원, 경남도 임차 헬기 등 13대가 시천면과 삼장면 일대에 투입됐다. 헬기는 이날도 여전히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는 시천면 지휘본부 건너편 도솔암 인근에 집중 투입돼 물을 뿌렸다. 지상 작업은 진화대원들이 맡았다. 이들은 산에 올라가 낙엽층 아래나 암석 아래에 숨어 있는 불씨를 찾아 제거했다. 헬기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이 방법이 효과적이며, 마지막 진화 확인 작업이다. 잔불 정리는 기본적으로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진다. 산청군에서 잔불 정리에 나서고 있는 인원은 하루 140여명. 군 산불진화대 23명과 군청 공무원 50여명, 여기에 읍·면별로 배정된 산불감시원 등 60여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오후 대원들과 잔불 정리에 나선 산청군 산불진화대 홍구
대구경북(TK) 정치권이 경북 북동부 지역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산불 피해복구 및 지원 특별법, 대폭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위해 TK 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한다. 31일 TK 정가에서는 경북 지역 초대형 산불피해 복구와 신속 지원을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정부와 국회가 추경 논의를 할 때 대폭의 산불 피해 지원 및 복구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호소도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TK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TK 의원들은 국회부의장, 각종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등 주요 국회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요직도 맡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TK 의원들이 산불로 시름하는 지역민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TK 의원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경북 의원들은 이날 박형수 도당위원장(의성청송영덕울진)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갖고 산불지원특별법 제정 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도당 차원의 피해지역 지원금 마련, 경북 의원 중심의
정부가 2003년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는 4·3당시 인명피해를 2만5000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서·어떻게·왜 희생됐는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있다. 본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추가 진상조사 등 4·3의 현안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4·3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8월 4일 제주경찰서 유치장과 주정공장에 수감된 예비검속자 500여 명이 바다에 수장(水葬)됐다는 증언이 수록됐다. 제주항 헌병대에 파견돼 경비로 근무했던 장모씨는 “이날 밤 9시쯤 50명씩 태운 차량 10대가 부두에 도착했고, 500여 명의 알몸인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바다에 나간 후 두 시간이 지나서 빈 배로 돌아왔다”고 목격담을 밝혔다. 당시 해병대 군무관인 박모씨와 제주~목포 화물선 선장 김모씨도 주정공장에 수감된 상당한 수의 예비검속자를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 주정공장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수감자 3명도 ‘2곳의 창고에 가득 차 있던 예비검속자들의 윗도리를 벗기고 포승을 채운 채 끌고 나갔다’는 목격담을 밝혔다. 정부의 보고서에서 ‘수장 학살’이 기록됐지만, 지금도 누가, 얼마나 희생됐는
3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66.5원)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이자,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470.6원으로 출발해서 오전 한 때 1468.4원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꾸준히 올라 장중 최고가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 1월 13일(1474.3원) 이래 두달 여 만에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 관세와 관련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년 5개월 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이날 재개되며 주가가 2481.12로 전장보다 3% 추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간 숨 가쁘게 이어진 부산시교육감 선거전이 오늘 자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 후보는 부산 전역을 누비며 지지층 결집과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상호 비방이 격화되면서 유권자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2일 치러지는 재선거를 이틀 앞둔 31일에도 세 후보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중도진보 단일후보 김석준 후보는 이날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을 시작으로 조방로, 명지국제신도시, 명륜1번가 등을 돌며 서부산에서 동부산까지 부지런히 움직였다. 중도보수 정승윤 후보는 하단오거리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괴정사거리, 사상터미널, 반송·금사동, 화명 롯데마트 등 서북부 주요 지역을 촘촘히 누볐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같은 중도보수 계열인 최윤홍 후보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충무동 새벽시장, 하단역, 명지국제신도시, 초량육거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얼굴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유세 현장에서 강조한 메시지도 뚜렷하게 갈렸다. 김 후보는 ‘검증된 재선 후보’임을 내세우며 경험과 실적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타격 대상이 된 경기도 철강·알루미늄 기업에 경고음이 울렸다. 사실상 중국을 노리고 벌인 이번 미국발 관세 전쟁에서 철강·알루미늄 업계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화성시에 위치한 (주)지제이알미늄은 1999년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12일 미국이 국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정부의 수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뚜렷한 방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 문턱도 높아진 데다, 미국의 관세에 판로가 막힌 중국발 철강·알루미늄이 국내로 헐값에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고 있어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모양새다. 김인순 (주)지제이알미늄 부대표는 “중국이 덤핑 물품으로 국내 철강·알루미늄 업계를 말려죽인 뒤 한국 제품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중 무역에서 관세를 매겨 국내 기업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중국 기업과 맞서 버틸 수 있게 자금 지원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미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관련 중소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42.8%는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과 매출에 영
전주역이 ‘전라도의 중심’이자 1000만 관광도시 전주의 교통 관문이라는 위상에 맞는 모습으로 내년 12월 완공된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전주병)이 20대 국회에서 물꼬를 튼 이 사업은 증액과 설계 변경까지 그가 맡아서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그간 전주역은 협소한 공간과 낙후된 시설 때문에 높은 이용률에도 불구, 간이역이라는 조롱을 들을 정도로 도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전주역은 지난 1981년 5월 현재 자리로 이전한 지 42년 만인 지난 2023년 전주시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가 함께 전주역 개선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개선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정 의원의 역할이 컸다. 전주역 증축과 연계한 복합환승센터 조성, 역세권 개발도 함께 진행돼 시민들의 기대감도 한껏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지난 28일에는 전주역사 증축 현장을 찾아 현장 실사와 간담회를 열고, 차질 없는 공사를 강조했다. 정 의원이 증축 공사를 관철하기에 앞서 전주역은 전국 KTX역 중 유일하게 역사가 신축되지 못했다. 정 의원은 “전주역 KTX가 다니는 철도역 가운데 가장 작고 초라하다. 정부가 전국에 KTX역을 신축하며 전라선 최대 도시 전주를 제외한 것은 명백한 지역차별이었다
필리핀 정부가 국내 일부 지자체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을 중단하며 영농철 강원지역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농촌지역 필수인력인 계절근로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입국 다변화와 불법·위법행위 원천 차단이 요구되고 있다. ■3개 지자체 385명 입국 지연=필리핀 해외이주노동부는 일부 자국민 계절근로자의 국내 파견을 중지했다. 현지에서 국내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가 접수되며 한국 정부에 사실 확인과 재발방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달부터 필리핀에서 근로자를 배치받기로 했던 지자체들이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자치도의 경우 태백시가 마발랏카시에서 2월 2명, 3월 25명이 입국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횡성군도 마발랏카시와 랄로시에서 파견받기로 했던 171명의 입국이 차질을 빚었다. 태백시와 횡성군은 필리핀 내 다른 지자체에서 인력을 추가 확보해 대체하기로 했다. 양구군은 더 심각하다. 팡일·파에테·시닐로안시에서 187명을 배정받았지만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입국하지 않았다. 이에 서흥원 양구군수는 지난달 30일 필리핀에 출국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양구군은 우선 캄보디아에서 200여명의 근로자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
매주 화·수요일 오후 7시가 되면 영암군 대불산단 공장에 불이 꺼지고 산단 내 인조잔디축구장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세계 각국 대불산단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축구로 우정을 나누는 ‘대불산단복합문화센터(DCC) 글로벌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DCC 글로벌 리그는 지난해 11월 6개 팀으로 창단했다. 베트남 ‘대불FC’, 인도네시아 ‘인니FC’, 태국 ‘태국FC’, 네팔 ‘네팔FC’, 캄보디아 ‘캄보디아FC’, 여기에 한국팀 ‘문화FC’도 가세해 총 6개팀 116명이 참여하는 대회로, 올해 리그는 지난 19일 개막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지난 26일 방문한 대불산단 인조잔디축구장에서는 인니FC와 네팔FC의 첫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는 ‘와’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선수들은 고된 노동을 하고 왔다는 피로감도 잊은 채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을 차며 달렸다. 경기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페널티킥 찬스를 얻은 인니FC가 2대 1로 리드하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네팔FC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점수가 한 점씩 올라갈 때마다 경기장은 응원 소리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지난 21일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해 하동군과 진주시, 지리산국립공원까지 확산되며 광범위한 피해를 낳았던 산불이 발화 10일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30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열흘간 이어진 산청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이는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께 산청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이후 약 213시간 만이다. 최초 발화 후 산림 당국은 즉각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화재 규모가 삽시간에 커지면서 23일에는 인근 하동군 옥종면, 25일에는 진주시 수곡면까지 불길이 번졌다. 진주 지역 산불의 주불은 발화 2시간 만인 당일 오후 6시 15분께 진화됐다. 그러나 산청·하동 산불은 계속 확산세를 보이며 26일에는 바람을 타고 산청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경계까지 번졌다. 지리산 산불의 피해 면적은 123㏊ 정도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러나 험준한 지형과 울창한 식생, 강풍 등의 요인으로 인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리산 산불 현장의 하층부에는 조릿대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밀집해 있어 헬기가 공중에서 뿌린 진화 용수가 지표면까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