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조훈현과 이창호가 치렀던 사제 대결을 배경으로 한 바둑 영화 <승부>가 이번 주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 돌파를 앞둔 가운데 '바둑의 메카' 전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전북은 한국 바둑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남철(2006년 작고)과 세계 바둑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이창호(50) 국수의 고향이다. 부안 출신인 조남철 국수는 지난 1945년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하고 한국 현대 바둑의 초석을 닦았다. 전주에서 태어난 이창호 국수는 천재 바둑 소년으로 시작해 바둑계를 이끄는 거장이 됐다. 이원득 전북바둑협회장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바둑의 발원지, 처음 뿌리는 전북이다. 유일한 대국수 칭호를 받은 조남철, 살아 있는 전설인 이창호까지 모두 전북 출신이다. 바둑은 호남이 강하다. 그중에서도 원료는 전북이다"면서 "뛰어난 천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한국 바둑을 만든 조남철을 시작으로 전북 바둑의 역사도 시작됐다. 전북은 바둑팀을 창단하고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바둑 종목에서 종합 우승, 바둑 대회를 여는 등 계속해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도내 14개 시·군
K-푸드의 중심인 ‘김’이 경기 바다의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김이라고 하면 여전히 남쪽의 바다만을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경기도의 김은 매해 생산액을 경신하면서도 버젓한 이름(브랜드)은커녕 번듯한 집(가공 공장)조차 없다. 또 다른 지역으로 팔려나가면서 그 가치나 대우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의 김에 집과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디디려 한다. 화성 궁평항의 새벽 공기는 차가웠고 바다엔 해무가 가득했다. 지난 1일 새벽 6시. 어슴푸레한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는 궁평항 선착장에서 젊은 선장 이정민(27)씨는 길창호의 시동을 걸었다. 이른 아침 바다를 가르며 김 양식장으로 향하는 배는 봄의 문턱에서 또 한 철을 마무리하러 나아가고 있었다. 4월은 김 농사의 한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달이다. 차가운 바다에서 자라는 김은 수온이 오르기 전 마지막 수확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서 이날은 ‘탈탈이’라 불리는 마무리 작업이 진행됐다. 김 양식 틀에 남은 잔김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털어내는 작업이라 어민들은 “탈탈 턴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불렀다. 궁평항의 김 양식장은 육지에서 멀었다. 수질이 더 깨끗한 먼 바다를
도로 개설 현장마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지역 일부 도로 구간은 2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흙먼지가 날리고, 교통사고 위험을 낳고 있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착공 후 중단된 도로 공사 현장은 49곳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14곳, 서귀포시 35곳으로, 도로를 완공하려면 1176억원이 필요하지만 공사비가 투입되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아연로(정실마을~KCTV제주방송) 600m 구간 확장공사에 필요한 32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1년 넘게 첫 삽을 뜨지도 못했다 서귀포시는 대포~제주국제컨벤션센터(1200m)를 비롯해 삼성여고~칼호텔(780m) 도로 개설 공사가 2년째 중단된 상태다. 서류상으로 착공만 하고, 공사를 하지 못한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로 건설분야 예산은 2023년 2067억원, 2024년 1910억원, 올해 1717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공사비 감소율은 20%에 이르고 있다. 도로 공사가 잇따라 중단된 이유는 예산 부족과 물가 인상에 따란 비용 증가, 재설계로 인한 기간 연장 등이 원인으로, 주변 미관 문제는 물론 통행
민족시인 심훈은 그날이 오면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거라고 노래했다. 올해는 시인이 그토록 보기를 갈망한, 한민족이 45년 일제 치하의 사슬을 끊고 광복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조국 광복을 실감 못한 시인이 광복 80주년의 해 되살아 온다면, 어느 곳을 가장 먼저 찾을까? 자작시 ‘그날이 오면’을 비롯해 수 많은 시와 어록이 비로 세워져 있고 한민족 시원부터 항일독립투쟁, 전쟁 참화를 딛고 이룩한 번영의 역사가 전시관마다 가득한 곳, ‘2025~2026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곳. 바로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이다. ■ 815기 태극기 마당, 높이 51m 겨레의 탑 독립기념관은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을 계기로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기념관 건립에 남녀노소 온 국민이 나서 성금 500억원을 모았다. 1986년 8월 5일 중앙일보 보도를 보면 독립기념관 유치를 두고 각 지역은 치열하게 경쟁했다. 당시 천원군 목천면 흑성산 일대 330만5천여㎡(100만 평)가 결정된 것은 산수가 빼어나 명당으로 꼽힌 흑성산은 물론 이동녕과 유관순 등 수 많은 의사·독립투사들의 고
보이지 않지만 연주할 수 있고, 들리지 않지만 춤을 출 수 있다. 제45회 장애인의날(4월 20일)을 맞아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음악으로 함께하는 기쁨의 무대가 펼쳐진다. 가온 솔로이스츠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제5회 정기연주회 ‘Melody of Bliss: 기쁨의 노래’를 선보인다. 공연은 HS효성의 협찬으로 이뤄졌다. 가온 솔로이스츠는 장애·비장애 음악가가 함께하는 실내악 연주단체로, 지난 2021년 창단 이후 음악감독인 비올리스트 김유영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단순한 장애·비장애 통합 연주 단체가 아닌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성취를 일궈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쁨의 노래’라는 주제처럼 따사로운 봄과 함께하는 즐겁고 여유로운 무대로 채워질 예정이다. 장애 연주자 15명과 비장애 연주자 7명이 어우러져 코렐리, 베토벤, 드보르작, 차이코프스키의 익숙한 명곡들을 선사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즉흥연주자 김기경의 편곡이 더해져 가온만의 경쾌하고 독특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코렐리의 ‘라 폴리아(La Folia)’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라이브 콘서트 시리즈 '캔들라이트(Candlelight®)'가 벚꽃 시즌의 감성을 담은 특별한 공연으로 돌아왔다. 서울, 부산, 대구 3개 도시에서 선보이며, 대구 공연은 오는 26일(토) 오후 7시 범어대성당 드망즈 홀에서 열린다. 4월 한정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지닌 벚꽃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수천 개의 촛불과 벚꽃 장식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시각적, 음악적 몰입감을 제공한다. 공연에는 부산에서 창단한 실내악 팀 '앙상블 아티레'가 연주를 맡아 히사이시 조의 대표곡인 영화 OST를 중심으로 한 섬세하고 감성적인 선율을 선사한다. 대구 공연 프로그램은 관객들에게 친숙한 영화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청공의 성 라퓨타', '벼랑 위의 포뇨',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곡 10여 곡으로 꾸려졌다. 히사이시 조의 대표곡 중 하나인 기쿠지로의 여름 OST 'Summer'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캔들라이트'는 글로벌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디스커버리 플랫폼 피버가 기획·제작한 라이브 콘서트 시리즈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대중화하
전주만의 특별한 영화상영 이벤트 ‘골목상영’ 프로그램이 열린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16일 골목상영 상영작과 일정을 공개했다. 골목상영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부대행사로 지난해까지 영화의 거리와 부성길 일대에서 소규모로 진행됐다. 별도의 예매 없이 무료로 상영돼 영화제를 찾은 관객과 전주시민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전주만의 매력적인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특별히 한정적인 장소가 아닌 전주시 곳곳으로 행사장을 확대해 전주시민들에게 영화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올해 골목상영은 5월 1일부터 5월 8일까지 8일간 전주 연화정 도서관, 서학 예술마을 열린마당 등 11개 장소에서 매일 20시에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상영작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한 ‘힘을 낼 시간’등 총 18편이다. 아울러 가치봄(배리어프리) 단편영화 3편을 포함한 국내에 소개된 독립영화들이 상영된다. 관객과의 대화(GV)는 총 10회 진행되며 영화에 참여한 감독과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진데는 ‘가부장적 악습’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광주광역시에서 붙잡혀 지난 15일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실패로 빚이 생기고 민사 소송이 들어오는 것을 비관했다”는 내용의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분양사업 투자 실패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1차 부검 결과 피해자들이 동일하게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획 범죄에 무게가 쏠린다. 비슷한 일은 지난달 수원시에서도 벌어졌다. 남편이자 아버지인 40대 남성 B씨는 장안구 아파트 단지 지상 화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집 안에는 아내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이 숨져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생전 지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비극은 가부장적 악습이 원인이라는 분
어수선한 정세에 경기 불황 등으로 침체에 빠진 관광 업계가 다가오는 5·6월 황금연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음 달 초 예정된 연휴에다 6월 초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또 하나의 황금연휴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6일 관광 업계에 따르면 우선 다음 달 1일(근로자의 날)부터 6일(대체 휴일)까지 연차 사용 여부에 따라 최장 6일간 쉴 수 있다. 지난해 어린이날 연휴와 비교해 공휴일이 하루 더 많아 연차는 하루만 사용해도 된다. 연차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도 여행 계획을 잡기 좋은 셈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6월 3일로 확정되고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또 한번의 황금 연휴가 형성될 전망이다. 6·3 대선으로 전날인 월요일(6월 2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토요일(5월 31일)부터 대선일까지 4일 연휴가 가능하다. 대선 이후인 6월 4~5일에 연차를 쓰면 현충일(6월 6일)과 주말까지 최장 6일을 쉰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고환율과 경기 침체 여파로 올 1분기 여행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5월 어린이날 연휴에 이어 6월 장미대선 연휴까지 이어지는 특수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개발제한구역(GB) 규제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선 수도권 중심 GB 해제로 부동산 등의 쏠림이 심화된 반면, 대전 등 비수도권의 GB 해제는 일부에만 그쳤기 때문이다. 경제 균형 발전을 위해 차기 대선주자들의 비수도권 GB 해제 공약화가 요구된다. 16일 대전시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대전 지역 GB 면적은 약 303㎢로, 시 전체 행정구역 면적(539.7㎢)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많은 GB 비율이다. 반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대전 지역 GB 해제는 1㎢에 그쳤다. 3년간 전국에서 40㎢의 GB가 해제된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기간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선 36㎢의 GB가 해제되며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했다. 이 같은 수도권 중심의 GB 해제 기조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8월 8일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 서울과 수도권의 GB를 대폭 해제하기로 했다. 대상 택지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고양시, 의왕시, 의정부시 등 4곳으로, 653㎡ 안팎의 GB가 해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비수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