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谷城)은 이름 그대로 계곡이다. 계곡은 깊을수록 좋다. 산골 옹달샘도 운치가 있지만 울창한 숲과 차가운 물이 있는 계곡에 비할 것이 못 된다. 자연과 함께 삶의 이치를 묻고 답하는 도량이고 때론 자연과 맞닿아 만인이 어울려 노는 놀이터가 되는 계곡이 핫 플레이스가 되는 이유다. 골짜기 고을을 대표하는 도림사 주변 계곡은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울창한 숲, 넓고 평평한 반석들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 피서객은 물론 연인과 친구끼리도 찾는 여름철 명소로 손색이 없다. 곡성은 '계곡맛집'이라 불릴 만큼 계곡이 많은데, 유명세를 치르는 곳만 해도 3곳에 이른다.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 주변 계곡,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훈련장소였던 청계동 계곡, 태안사로 들어가는 계곡 등이 그것이다. 각각 시기별로 색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유독 여름철 피서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 도림사 주변 계곡이다. 도림사 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 101호로 지정된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월봉계곡으로도 불리는 도림사 계곡에서는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따라 동악계곡, 성출계곡과 함께 넓은 암반 위로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이 빚어낸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속에
(사)텐스푼의 ‘2025 춘천공연예술제’가 지난 16일 폐막했다. 75명의 예술가와 99명의 스태프가 십시일반으로 완성한 축제는 순수 공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였다. 지난 12일부터 닷새간 ‘포용’을 주제로 열린 축제는 무용 10작품, 음악 7작품, 어린이 공연 3작품 등 총 20개 작품을 선보였다. 축제기간 축제극장몸짓은 현대무용의 상상력으로 가득 찼다. 브랜든 라가에르트 양승관의 무대로 시작된 공연은 영상의 언어를 빌려 형식과 문화를 넘나드는 융합을 완성했다. 이윤경, 박소정, 임선영 등 한국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여성 안무가들을 비롯해 국내외로 약진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무대는 몸짓으로 전하는 위로와 격려를 소개했다. 성암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음악의 선율로 채워졌다. 박순아의 가야금 가락으로 문을 연 무대에는 IAM, AVAD, 서울기타콰르텟, 한다두, 강윤미·데이빗 모왓, 루 집시 카페를 비롯한 음악가들이 올라 음악으로 교감하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담작은도서관에서 열린 어린이 공연은 보다 많은 이들과 공연의 매력을 나누기 위한 시도였다. 이두성 마이미스트의 ‘나비 세 마리’, 29(이구)의 ‘남극에서 살아남기’, 문화발전소 깃듦의 ‘시골쥐의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아무리 치워도 늙은이 혼자 힘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지난달 중순 극한호우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은 지 한 달, 산청군에는 아직도 수마의 흔적이 역력했다. 수해를 입은 초창기만 해도 많으면 하루 1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복구현장을 찾았지만, 열흘 전부터는 발길이 줄면서 복구에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 14일 찾은 산청군 피해지역은 도로 곳곳이 흙과 돌무더기로 뒤덮였고 전봇대는 반쯤 드러누워 있었다. 도로 일부는 균열로 통행이 제한됐고,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린 경사로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흙 포대가 즐비했다. 굴착기가 도로를 바쁘게 오가며 흙을 퍼 날랐지만 마을을 가득 채운 흙더미와 잔해는 그대로인 듯 보였다. 지난달 16~20일 사이 산청군에는 793.5㎜ 폭우가 쏟아지면서 14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산청읍 병정마을은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여러 채의 집이 뼈대만 남기고 무너졌다. 마을에서 만난 박찬균(71)씨는 “집 안은 어느 정도 치웠지만 아직도 벽에 흙이 묻어 있고, 마당은 손도 거의 못 댄 상태다”며 “집 뒤편에 있는 나무들은 산사태에 밀려 휘어진
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보유하고 있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정치무대에 복귀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도내 정치권 관계자들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전 대표의 재등장은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재보궐 선거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여권 내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는 곧 ‘조국’이라는 구심점을 잃었던 혁신당이 조 전 대표의 복귀로 이번 선거에서 파급력을 가지게 됐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여파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두 정당이 합당하더라도 조국 전 대표나 혁신당 입장에선 합당에 따른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합당 논의가 이어진다 해도 혁신당은 단순한 흡수 합당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 전 대표가 합당을 선택하더라도 혁신당 출신에 대한 호남지역 공천 보장과 총선에서의 인센티브까지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조국혁신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전북 45.5%(민주연합 37.6%), 광주 47.7%(민주연합 36.3%), 전남 44%(민주연
국민의힘이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재시도 총력 저지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을 차례로 방문해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 촉구 현장 비상 의원총회'를 연다. 압수수색 영장 기한은 오는 20일까지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18일에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집행 시도가 예상된다"며 경내 비상대기 및 중앙당사 의원총회 개최를 공지했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절대 우리 당원 명부를 내줄 생각이 없다"며 "똑같은 영장을 가지고 온다면 당사 내에 한 발도 들일 수 없게 적극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이번 압수수색 영장 기한이 오는 20일까지인 만큼 기한 내 압수수색 영장 집행 재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도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특검의 압수수색 1차 시도가 있었던 지난 13일 밤부터 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17일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 당사로 모여 비상 전선을 구축하자. 국민과 당원의 힘으
연내 이전을 앞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관련한 두 법안을 두고 논란(부산일보 8월 6일 자 1·3면 등 보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속도감 있는 이전을 이유로 해수부와 관련 기관 이전 지원 근거를 담은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 안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전 기관의 연착륙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해양산업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이 부재한 까닭에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안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는 김 의원의 ‘부산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부산 해양수도 지원 특별법)과 곽 의원의 ‘해양수산부 등의 부산 이전 및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해수부 이전 및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이 제출된 상태다. 이들 법안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야는 병합 심사 여부를 두고 의견 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연내 해수부 이전을 위해 법안 통과 속도전이 필요한데 논의 대상이 확장될 경우 지연될 수 있다는, 국민의힘은 해수부 이전이라는 기관의 단순한 물리적 이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두
강원FC가 내년 시즌 홈경기 개최지 공모에서 춘천·강릉 분산 개최 체제를 깨뜨리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3년 전과 동일한 공모 방식"이라는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FC측은 개최지원금을 높게 써 낸 지역에 2026년 홈경기의 하반기 개최권을 주겠다고 공모에 나선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3년 전인 2022년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홈경기 개최지를 정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기존 홈경기 개최 도시인 춘천시는 이를 통보 받고 크게 반발했지만 강원FC는 공모를 강행, 내년 시즌 홈경기를 강릉시에서 단독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 2022년 공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본보가 강원FC 홈경기 개최와 관련, 3년 전 각 자치단체로 보내진 공문(2022년 8월18일자)과 올해 발송된 공문(2025년 7월22일자)을 각각 비교·분석한 결과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3년 전인 2022년 당시에는 공문 어디에도 “개최지원금이 높은 시가 하반기에 개최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강원도민프로축구단 명의로 2022년 8월 시행된 공문(마케팅2팀-834)에는 “2019년 맺은 강원FC 홈경기 개최협약이 올해로 만료됨에 따라 향후 홈경기 개최 의사를 확인하고자 하오니
경기도 문화예술·체육 지원을 위한 재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경기도 체육진흥기금과 경기문화재단 기본재산 등을 안정적인 수익 구조나 명확한 기준 없이 사용하다보면 수년 내 문화예술인과 체육인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축소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체육진흥기금은 경기도민의 체육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7년 신설했다. 경기도체육회는 기금 이자 수입을 통해 체육인들을 위한 장학금 명목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체육진흥기금을 특정 종목인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와 시민프로축구단에 대한 재정적인 뒷받침으로 운영해 다른 종목으로부터 논란을 키웠다. 더 큰 문제는 경기도체육진흥기금이 매년 줄어든다는 점이다. 체육진흥기금은 최근 4년 사이에 300억원 가량 줄었다. 체육진흥기금은 2021년 말 327억원에서 2022년 240억원, 2023년 147억원, 2024년 74억원으로 집계됐고, 올해 말에는 약 18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체육진흥기금의 자체 수입원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체육진흥기금의 이자 수입도 충분하지 않다. 올해 도는 체육진흥기금으로 약 99억원을 지출할 계획인데, 수입은 약 46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 임기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2022년 7월 민선 8기·4기(세종시)의 닻을 올린 지 3년 여의 시간은 그야말로 격변의 세월이었다. 시시각각의 변화 속 시·도정의 대응과 시·도지사의 공약 역시 저마다 다른 모양과 속도를 보이고 있다. 처음 계획한 만큼의 성과를 올리는 사업도 많은 반면 여전히 추동력을 얻지 못한 현안도 부지기수다. 민선 8기의 마감과 새 정부 시작이 마주하는 시점에서 충청권 4개 시·도의 주요 공약을 짚어본다. 민선 8기 대전시 공약사업인 국립대전현충원 연계 '나라사랑공원 조성사업'이 연내 첫 발을 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전시는 올 연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을 목표 중인 가운데, 사업이 새 정부에서 추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로 점쳐지면서다. 최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시도별 공약 중 '일상 속 보훈문화 조성 지원'이 대전 추진과제로 담겼지만 다소 추상적인 언급으로 그친 데다, 향후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역별 과제 검토·보완 작업을 거친 뒤 우선순위에 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7일 시에 따르면 나라사랑공원 조성사업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기업의 설비 가동률이 수익성 확보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70% 밑으로 내려앉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각종 금융, 자금, 세제 지원 등을 담은 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위기에 처한 여수산단 등이 생존의 길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지역사회의 관심 집중되고 있다. 17일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나프타분해(NCC) 공장 평균 가동률은 64.4%로 지난해 81%에서 급락했다. 범용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은 각각 72.8%, 71.7%로 1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LG화학의 평균 가동률도 71.8%로 작년보다 6.2%포인트 낮아졌으며,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이 각각 66%, 57%로 떨어졌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태양광 모듈 가동률이 33%에서 21%로 줄었고, 자동차·태양광 소재를 담당하는 한화첨단소재 역시 71%에서 67.7%로 낮아졌다. 가동률 하락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작년 말보다 209명이 줄어 4555명으로 집계됐고, LG화학도 183명 감소한 1만3674명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