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9월 4일(목)과 5일(금) 오후 7시 30분, 팔공홀에서 서울시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한국무용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 '일무'를 선보인다.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인 일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웅장하면서도 감각적인 무대 미장센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이 작품은 8월 세종문화회관과 강릉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뒤 대구 무대에 오르며, 서울과 강릉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974년 창단된 '서울시무용단'은 한국무용의 보존과 창작을 동시에 추구해온 대표적 전문 무용 단체이다. '한국 창작춤'의 산실로 전통춤의 재현, 창작에 이른 넓은 스펙트럼으로 서울시무용단만의 레퍼토리를 통해 한국 무용의 우수함을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와 안무가 정혜진, 김성훈, 김재덕의 협업으로 2022년 첫 선을 보인 '일무'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매진행렬에 이어 2023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 전회차 매진 기록을 세웠다. 총 4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 중 1막 '일무연구'에서는 보태평의 문무 '전폐희문지무'와 정대업의 무무 '정
곡성(谷城)은 이름 그대로 계곡이다. 계곡은 깊을수록 좋다. 산골 옹달샘도 운치가 있지만 울창한 숲과 차가운 물이 있는 계곡에 비할 것이 못 된다. 자연과 함께 삶의 이치를 묻고 답하는 도량이고 때론 자연과 맞닿아 만인이 어울려 노는 놀이터가 되는 계곡이 핫 플레이스가 되는 이유다. 골짜기 고을을 대표하는 도림사 주변 계곡은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울창한 숲, 넓고 평평한 반석들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 피서객은 물론 연인과 친구끼리도 찾는 여름철 명소로 손색이 없다. 곡성은 '계곡맛집'이라 불릴 만큼 계곡이 많은데, 유명세를 치르는 곳만 해도 3곳에 이른다.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 주변 계곡,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훈련장소였던 청계동 계곡, 태안사로 들어가는 계곡 등이 그것이다. 각각 시기별로 색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유독 여름철 피서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 도림사 주변 계곡이다. 도림사 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 101호로 지정된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월봉계곡으로도 불리는 도림사 계곡에서는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따라 동악계곡, 성출계곡과 함께 넓은 암반 위로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이 빚어낸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속에
(사)텐스푼의 ‘2025 춘천공연예술제’가 지난 16일 폐막했다. 75명의 예술가와 99명의 스태프가 십시일반으로 완성한 축제는 순수 공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였다. 지난 12일부터 닷새간 ‘포용’을 주제로 열린 축제는 무용 10작품, 음악 7작품, 어린이 공연 3작품 등 총 20개 작품을 선보였다. 축제기간 축제극장몸짓은 현대무용의 상상력으로 가득 찼다. 브랜든 라가에르트 양승관의 무대로 시작된 공연은 영상의 언어를 빌려 형식과 문화를 넘나드는 융합을 완성했다. 이윤경, 박소정, 임선영 등 한국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여성 안무가들을 비롯해 국내외로 약진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무대는 몸짓으로 전하는 위로와 격려를 소개했다. 성암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음악의 선율로 채워졌다. 박순아의 가야금 가락으로 문을 연 무대에는 IAM, AVAD, 서울기타콰르텟, 한다두, 강윤미·데이빗 모왓, 루 집시 카페를 비롯한 음악가들이 올라 음악으로 교감하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담작은도서관에서 열린 어린이 공연은 보다 많은 이들과 공연의 매력을 나누기 위한 시도였다. 이두성 마이미스트의 ‘나비 세 마리’, 29(이구)의 ‘남극에서 살아남기’, 문화발전소 깃듦의 ‘시골쥐의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별 공연으로 김성재의 '264, 그 한 개의 별'을 오는 20일(수)부터 23일(토)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다. 일제강점기 시기, 지역에서 저항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활약한 이육사(본명 이원록)의 삶과 문학을 다룬 이번 작품은 예술을 통해 역사와 기억을 되살리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아울러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육사기념사업회 대구지부, 경북흥사단, 6·25 참전유공자회, 대구지방보훈청, 월남전참전지회 대구지부, 안중근기념사업회, 제2작전사령부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초청해 감사와 기억의 시간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264, 그 한 개의 별'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21년부터 3년간 추진해 온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의 결실로 탄생한 첫 전막 창작오페라다. 지난해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관객들의 큰 호응 속에 메인 프로그램으로 초연됐으며,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별 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제1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청라언덕'의 작곡가 김성재, 대한민국오페라축제 대상작 '윤심덕, 사의 찬미'의 대본가 김하나가 각각 작곡과 대본을 맡았다. 이육사
연일 푹푹 찌는 한낮의 더위로 외출하기가 선뜻 쉽지 않아졌다. 그늘을 찾아 가더라도 높은 습도로 인해 불쾌지수는 한없이 높아지고, 한밤 중에도 에어컨 없이는 잠을 잘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35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해수욕장도 좋고 실내 워터파크도 좋은 선택이지만, 산첩첩 물겹겹 수려한 자연 속 또한 더위를 날리기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올 여름 집에만 있기 갑갑하다면, 뻔한 피서지가 지겹다면 '오면 10년이 젊어지는' 양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생태자원의 보고(寶庫) 두타연=양구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자 양구 9경 중 하나인 두타연(3경)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북방에 자리 잡고 있다. 유수량은 많지 않지만, 주위의 산세가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오염되지 않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되는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또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산양이 두타연 곳곳에서 먹이를 먹거나 산책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만큼 생태자원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1,000년 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에서 연유한 이름이며, 휴전 이후 50여 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도로변에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숲과 생태계
무대와 객석 사이 고작 몇 걸음, 배우의 숨결이 들리고 눈빛 하나로 감정이 전해지는 거리. 대극장에선 느낄 수 없는 밀도 높은 경험이 소극장이 주는 연극의 감동이다. 광주의 여름, 특별한 공간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1일 막을 올리는 ‘2025 제28회 광주소극장축제’가 이달 말까지 펼쳐져 연극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번 축제는 한 달간 기분좋은극장, 공연일번지, 예술극장 통, 지니아트홀 등 광주 7개 소극장에서 이어진다. 주제는 ‘작은 공간, 큰 감동’. 연극, 창작극, 오페라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 8편이 무대를 채운다. 개막작은 ㈜플레이팩토리의 ‘흉터’. 기분좋은극장에서 1일부터 한 달간 장기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대학 시절 비극적인 사고를 되짚기 위해 다시 산을 찾은 두 남자,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산장. 서늘한 공포와 인간 내면의 죄책감을 담은 이 작품은 심리극의 긴장감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석봉준 극본·연출) 예린소극장에서는 4일부터 6일까지 20세기 명작을 만나볼 수 있다. 극단 예린의 ‘오발탄’은 이범선의 동명 단편소설을 낭독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현실과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그려
의령군이 주최하고 월드뮤직밴드 제나가 주관하는 ‘GENA 음악 콘서트 - 시간여행’이 1일 오후 7시 30분 의령군민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지역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해 도내 공공 공연장과 공연예술단체가 협업을 맺은 ‘2025 경남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월드뮤직밴드 제나는 상주 협약을 맺은 의령군민문화회관에서 무대를 열어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힌다. 밴드 ‘제나(GENA)’는 국악기인 아쟁·해금과 탱고 악기인 반도네온(아코디언의 일종), 피아노·바이올린·드럼·베이스 등을 활용해 한국 전통 음악과 탱고, 재즈가 융합된 독창적인 음악을 연주한다. 정보경 영화감독이 기획과 연출을 맡은 이번 연주회는 시간여행자 ‘초심’이 우연히 발견한 할아버지의 회중시계를 만지다 과거와 미래로 가는 문을 열게 됐다는 짧은 극으로 막을 연다. 시간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제나가 선사하는 ‘La 칠채’·‘라쿰파르시스타’·‘배사매무초’·‘제주연가’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곡들을 만날 수 있다. 경기민요 전수자인 소리꾼 윤세연과 배우 김건호, 국악 타악기 연주자 박상아와 탱고댄서 이브(윤소미)도 특별 출연으로 무대를 함께 빛낼 예정이다. 전석
아이가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감정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놀이 치료’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좋은강안병원 발달의학센터(이하 센터)는 아동의 언어이자 생활의 일부인 놀이를 활용한 ‘놀이심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서·사회성 발달 및 인지 발달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표현하고 기억력 등을 발달시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다. 하지만 정서적인 문제로 공격성을 보이거나 또래와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은 아동은 언어만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거나 통제하기 어렵다.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또래 관계와의 단절 등 2차적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좋은강안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진 과장은 “놀이심리 프로그램은 단순한 유희 활동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 사회성, 인지 기능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접근 방식”이라고 밝혔다. 놀이심리 프로그램은 아동의 정서 상태, 사회적 관계, 자존감 등의 사회정서적 특성과 아동의 사물 관찰력이나 집중력, 기억력, 언어 표현력 등의 인지적 특성을 전반적으로 살핀다. 놀이
제주조각가협회 기획전 ‘불현듯 찾아와, 스치듯 사라지는’이 8월 2일부터 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례 없는 복합위기 속에서 인류가 마주한 상실, 고립,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과 연대를 조각이라는 매체로 성찰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제주조각가협회 관계자는 “오늘의 조각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감정과 무너지는 가치를 다시 불러오는 언어”라며 “이 전시는 단절과 폭력의 시대에 사랑과 평화를 회복하려는 예술가들의 간절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와 국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제주조각가협회 소속 작가 40여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쟁, 기후위기, 사회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요동치는 현실 속에서 마주한 인간 내면의 불안과 희망을 각자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작품들은 ‘불현듯 찾아와, 스치듯 사라지는’ 감정의 파편을 붙잡아, 관객들로 하여금 사라지는 것을 응시하고 기억하게 만든다. 특히 전시는 제주라는 장소성에 주목한다. 중앙과 주변,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 서 있는 제주라는 공간에서의 조각은 균형과 긴장의 은유로 작용하며, 지역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전시를
갤러리제이원(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60)이 오는 4일부터 16일까지 권순창 작가의 개인전 '앨범(Album)'을 선보인다. 작가는 누구나 숨기고 싶어하고 피하려 애쓰는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오히려 불안의 순간을 기록하고, 그로부터 실마리를 얻어 점토로 형태를 빚어낸다. 그리고 그 입체 작업은 다시 캔버스 위로 옮겨지며 불안이 응고된 찰나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그림을 통해 내부로부터 오는 불안을 스스로 다룬다"며 "날 것의 감정으로 정제되지 않은 채 휘갈겨진 선들은, 오히려 일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게워내듯 빠르게 쏟아진 낙서들과 다르게 점토로 빚는 과정은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그 긴 시간, 나는 형태를 갖춰나가는 낙서의 의미를 곱씹고 그 감정의 잔재를 더듬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스', 'Mary Jane I·II', 'Lupa'를 포함한 20여 점의 회화·조형 연작을 볼 수 있다. 갤러리제이원 관계자는 "붉은 색면 위 떠오르는 백색 형상과 매끈한 점토 표면에 남은 손끝의 요철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여백은, 관람객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자리로 이끌 것"이라며 "흔들리지만 멈추지 않고,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