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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무관심'에 무너진 구좌읍 하도리 '별방진성'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별방진성(別防鎭城)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향토사학자들이 이곳을 답사한 결과, 성곽이 무너졌고 보수가 시급할 정도로 훼손이 가속화됐다. 별방진성은 정비를 한지 10년이 넘으면서 안내판마저 낡은 채 방치됐다. 별방진성을 답사한 김모씨(63)는 “성벽이 무너지면서 안에 채워놓은 작은 돌들이 흘러내렸다”며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신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510년(중종 5) 장림 제주목사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별방진성은 제주 동부지역 최대의 방어기지로 성 둘레는 1008m, 높이는 3.5m에 이른다. 별방(別防)은 하도리의 옛 지명이다.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이형상은 별방진의 방어 실태를 점검하는 ‘순력(巡歷)’을 실시했다. 성곽은 타원형을 이루면서 현재까지 성벽이 남아 있어서 조선시대 성 쌓는 방법과 규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적으로 꼽힌다. 별방진성은 하도리 포구공사에 성돌이 쓰이면서 일부가 훼손된 가운데 1974년 지방문화재(도 기념물 24호)로 지정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별방진성은 관광객들이 찾는 문화유적으로, 체계적인 정비를 위해 내년에 설계 용역비로 1억원을 투입하며, 진성과 환해장성, 연대 등 도 지정 문화재에 대한 정비·보수를 위해 내년에 총 3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왜구는 1316년부터 1556년 사이 30차례 이상 제주도를 침범해 약탈과 방화, 살상을 일삼았다. 조선시대 제주는 3읍성(제주·정의·대정현) 외에 해안과 주요 고을에 방어시설인 9개 진성을 구축했다. 화북진성, 조천진성, 별방진성, 수산진성, 서귀진성, 모슬진성, 차귀진성, 명월진성, 애월진성 등 9진 체계를 갖췄다. 애월진성 옛 터에는 현재 애월초등학교가 들어서 있다. 진성에 있던 남·서문은 학교 정문과 후문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변에 민가가 들어서면서 성곽 대부분은 허물어졌다. 성산읍 소재 수진진성은 현재 수산초등학교 돌담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귀진성은 일제시대 기와 건물과 성담이 남아 있어서 일본군이 활용했다. 제주4·3이 일어나자 성담 일부를 헐어 마을 방어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인 1910년 조선총독부는 민족의 구심점을 지우기 위해 읍성 철거령(훼철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제주의 3읍성뿐만 아니라, 해안 방어유적인 9진성 역시 파괴됐고, 성담은 포구와 방파제 공사를 위해 바다에 메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