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28일 전주 더메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수상자와 문화예술계 인사, 예향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지역문화 발전에 헌신해온 이들을 축하했다. 올해 문학 부문은 박동수 수필가(전주대 명예교수), 미술 부문은 황호철 한국화가(전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음악 부문은 오정선 피아니스트(전주교육대 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 분야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창작지원비 2000만 원이 전달됐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전북 중·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 입상작 전시도 마련됐다. 청소년들의 창작 역량을 살피고 지역 미술 저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3회를 맞은 목정문화상은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목표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주관한다. 1993년부터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을 대상으로 전북 향토문화 진흥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왔으며, 올해까지 누적 수상자는 98명에 이른다. 김홍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을 열어가는 길에 재단
지난해 성공리에 출범했던 부산국제AI영화제가 올해에도 관객과 만난다. (재)영화의전당은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BIAIF)를 내달 4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한다. 6일까지 사흘간 열릴 이번 영화제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장르의 영화 19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을 포함한 4편은 초청작이다. 개막작은 마테오 AI스튜디오의 ‘라파엘’로 정해졌다. ‘AI도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나?’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독재자의 젊은 시절을 본떠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사령관 알렉세이가 천주교의 마지막 신부 미카엘을 만나 신앙에 눈을 뜨고, 구원받기 위해 이중 스파이가 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 영화이다. ‘라파엘’은 지난해 제1회 영화제에서 ‘목격자’로 최우수 AI 창의 영화상(대상)을 받은 마테오 AI스튜디오 양익준 감독이 문신우, 정주원 감독과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실제 촬영 없이 이미지와 영상, 대사, 배경 음악, 효과음 등 전 제작 과정을 100%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초청작 4편을 제외한 선정작 15편은 전 세계에서 출품된 658편을 대상으로 사전 심사를 거쳐 엄선된 작품
대구 출신의 박종규 작가가 이집트 국제미술제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지난 11일 개막한 미술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집트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Pyramids of Giza)에서 매년 가을 열리는 전시다. 아프리카·중동에서 가장 주목 받는 국제 예술행사 중 하나로, '아르데집트(Art D'Égypte by Culturvator)'가 주최하고 이집트 외교부·문화부·관광유물부의 후원과 유네스코(UNESCO)의 협력으로 개최된다. 올해 전시에는 전 세계 10개국 작가 10명이 참여했다. 한국 참여 작가는 지난해 초청된 강익중 작가에 이어 박종규 작가가 두 번째다. 박 작가는 이번 미술제에서 대지미술 신작 '영원의 코드(Code of the Eternal)'를 선보였다. '영원의 코드'는 그의 대표적 주제인 작가의 대표적 주제인 '디지털 노이즈(Digital Noise)'를 이집트 사막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사각형 프레임과 그 안에 배치된 삼각형 기하학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조는 실제 피라미드의 높이와 변의 길이에서 도출한 수학적 비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하학과 영
대전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어온 기업과 창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21일 오후 4시 대전 ICC호텔에서 '2025년 문화콘텐츠 기업인의 날'을 개최한다. '문화콘텐츠 기업인의 날'은 한 해 동안 대전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과 창작자, 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특히 올해는 산업 유공자에 대한 시상식과 업계 간 교류의 폭을 넓히는 네트워킹 만찬이 마련, 의미를 더한다. 행사는 광화무의 LED 퍼포먼스로 막을 열며, 시상식에서는 대전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창작자들에게 표창이 수여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전광역시가 후원하며, 지역 문화콘텐츠 산업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은학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이번 2025년 문화콘텐츠 기업인의 날은 대전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노력을 기념하고, 산업 종사자 간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며"진흥원은 앞으로도 창작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의 IT·영상·문화콘텐츠
우리 선조들은 황토를 구들장으로 사용했다. 집을 지을 때 황토를 주재료로 사용했던 것은 황토가 내재하고 있는 물성이 다른 재료를 아우르고 자연스럽게 섞여들기 때문이었을 터다. 고희자 작가는 ‘황토’를 닮은 화가다. 그의 그림에는 옛 고향의 정서와 사유가 드리워져 있다. 자연에서 체득한 영감과 철학은 세련된 감각보다 우위에 있다. 그렇다고 ‘촌스럽다’는 의미는 아니다. 황토가 발현하는 미학이 그의 작품에 은근하게 투영돼 있어 은은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고희자 화가가 30년 작가 생활을 반추하는 전시를 연다. 2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동구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펼치는 ‘백색의 시선, 자연의 호흡’은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가 남다른 것은 10회, 30년이라는 수와 연관된 행사는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고 작가는 올해로 10년째 황토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69년 배동신 화가 등이 주축이 돼 꾸려진 황토회는 목포 미로다방에서 첫 전시를 연 이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대구 황토회와 연합해 전시를 열 었다. 송원대 교수로도 재직 중인 고 작가는 후학들을 양성하는 틈틈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속 한국 전통예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광역시도가 운영 중인 국악예술단이 인천광역시에선 35년째 조례 속에만 방치되고 있다. 인천 국악계에서는 “이제는 국악단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시는 ‘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를 근거로 시립교향악단(1966년 창단), 시립합창단(1981년 창단), 시립무용단(1981년 창단), 시립극단(1990년 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2024년 창단) 등 현재 5개 시립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립예술단 조례 제2조에서 규정한 예술단 중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 단체가 있다. ‘인천시립국악단’이다. 시립국악단은 1990년 조례 개정을 통해 설치 근거가 마련됐는데, 35년째 설치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시립예술단 운영 규칙’에는 시립국악단 조직 체계와 정원까지 규정하고 있다. ‘사문화’된 조항인 셈이다. 인천 국악계는 지난해 7월 ‘국악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지역 국악 활성화를 위한 시립국악단 창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7월에는 인천 국악계 인사들이 국악진흥법 추진 지원을 위해 출범한 사단법인 국악진흥회 인천지부를 설립하기도
경남 연극인들의 축제 ‘제15회 경남연극인 페스티벌’이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밀양아리나에서 열린다. 페스티벌은 21일 오후 7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경남 극단들이 참여하는 ‘경남연극베스트6 경연’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21일 오후 7시 30분 극단 고도의 ‘낯선 얼굴로 오는가’가 꿈꾸는 극장 무대에 오른다. 22일 오후 5시에는 극단 객석과 무대가 ‘수업’을 스튜디오 1극장에서 선보인다. 23일 오후 3시 극단 초콜릿나무의 ‘깡한 여자들’이 꿈꾸는 극장 무대를 장식한다. 28일 오후 7시 30분 극단 상상창꼬의 ‘어느날 아침 깨어나보니 AI가 되어 있었다’가 스튜디오 1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29일 오후 5시 창원예술극단의 ‘당신의 에필로그’ 공연이 꿈꾸는 극장에서 펼쳐진다. 30일 오후 3시에는 극단 현장의 ‘섬’이 스튜디오 1극장 무대에 오르며 본선 경연을 마무리한다. 연극인과 지역민의 창작 역량을 확장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일반인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놀이 워크숍, 새로운 문화 예술 형식을 찾는 넌버벌 워크숍과 무대예술 워크숍 등이 마련돼 있다. 경남연극베스트6 경연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얻는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 동시대 미술계에서 그 정신을 계승하는 작가들을 발굴해 온 박수근미술상이 제정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양구군과 강원일보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2016–2025:박수근미술상 10년의 기록’ 이 18일 오후 2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파빌리온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함께 화려하게 문을 연다. 강원특별자치도가 후원하는 이 전시는 단순히 지난 10년간 선정된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은 기념 전시가 아닌, 박수근이 바라보았던 인간과 삶, 그리고 한국적 현실성이 오늘의 미술 언어에서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동시대 미술 사유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며 이어지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에는 제1회 수상자인 광부화가 황재형을 비롯해 △김진열 △이재삼 △박미화 △임동식 △김주영 △차기율 △노원희 △홍이현숙 △오원배 등 지난 10년간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한 작가 10명 모두가 참여한다.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마주하는 순간, 관람객이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인상은 서로 다
예술공간 오이는 오는 22일(오후 3시, 7시)과 23일(오후 3시)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연극 ‘등’(연출 전혁준)을 공연한다.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선보이는 4개의 공연 중 마지막 무대다. ‘등’은 정의와 인간다움을 등이라는 알레고리로 풀어낸 이 작품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관객들에게 묻는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전혁준씨는 “팩션 판타지를 표방한 이 작품은 사실에 기반을 둔 등장인물들이 허구의 세계관 속에서 새로운 서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온화한 미소와 자근자근한 주름이 어우러진 그의 얼굴에는 오랜 창작의 시간이 배어 있었다. 투박하고 거친 손끝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안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살아 있었다. 희끗한 머리칼이 세월을 말해주었지만, 눈빛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반짝였다. 프랑스에서 다수의 대형 전시를 선보여온 중견 작가 피에르 파브르(64)가 한국 전통 한지의 매력에 이끌려 전주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83년 파리 페닝헨대학교를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연(凧) 예술가로 활동했다. 이후 파리 그랑팔레에서 첫 연 시리즈를 선보인 후, 2000년대부터는 바람·빛·중력 등 자연의 힘을 매개로 한 대형 키네틱(kinetic)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업은 가벼운 직물을 바람에 맡겨 공간을 춤추게 하는 방식으로, ‘움직임과 공간’이라는 테마 아래 프랑스 전역의 야외미술 프로젝트로 발전해 왔다. 세상의 거의 모든 종이를 작품 재료로 다뤄온 그가 한지에 매료된 결정적 이유는 다른 종이와 달리 ‘천연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종이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1990년대부터 연을 만들며 자연과 바람, 예술의 관계를 탐구했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