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형극예술인들이 춘천 시민과 호흡하며 경계를 넘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제24회 유니마총회&춘천세계인형극제가 지난 24일 ‘퍼펫카니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지는 축제는 ‘경계를 넘나드는 인형’을 주제로 춘천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유니마총회에는 전 세계 54개국의 회원 200여 명이 참석하며, 춘천세계인형극제에는 21개국 1,100여 명의 예술인들이 100여 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축제극장몸짓에서 시작된 퍼펫카니발의 행렬은 운교사거리를 지나 춘청시청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춘천 시민들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들고 행렬에 합류, 예술가와 시민이 한 데 어울리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거리 곳곳을 물들인 인형극인들은 올해 축제의 슬로건인 ‘경계를 넘나드는 인형’에 맞춰 주제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에는 육동한 춘천시장도 직접 참여해 춘천을 찾은 전 세계 예술인과 관객들에 환대를 보냈다. 축제 기간 춘천인형극장을 비롯해 1989년 축제가 시작된 어린이회관(현 KT&G 상상마당 춘천), 춘천문화예술회관 등 도시 곳곳이 예술로 물든다. 세대와 문화, 언어와 시간을 넘어 펼쳐지는 공연은 인형극이 가진 소통과
.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은 오는 31일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의 일환으로 ‘단오에 즐기는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은 지난 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한옥마을을 찾은 전주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단오를 맞아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민속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장명루(소원팔찌) 만들기와 전통놀이(저포, 화가투)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과 관광객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www.dongheon.or.kr)을 통해 사전 접수하면 되며, 체험비는 무료다. 사전 접수 시 마감되지 않은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63 281 5271~4)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전주시는 우리나라의 5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옷날을 기념해 오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덕진공원 일원에서 전주시민의 안녕과 한 해의 풍년을 기념하는 ‘2025 전주단오’ 행사를 마련한다. 이 행사에서는 전주단오의 전통 프로그램인 △풍년기원제 △전주단오 장사씨름대회 △창포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은 오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독일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교류전 ‘사이, 그 너머: 백년여정’을 개최한다. ‘사이, 그 너머: 백년여정’은 1929년 독일인 탐험가가 제주에서 수집해 독일로 떠난 민속품 62점이 9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의미 있는 전시다.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은 1875년 개관해 전 세계 민족문화를 수집·보존·연구해 온 기관으로, 현재 9만 여 점의 유물과 10만점 이상의 사진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에는 독일인 탐험가이자 민족지학자 발터 스퇴츠너(1882~1965)가 1929년 제주에서 수집한 민속품 216점도 포함됐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백 년 전, 어느 독일인이 만난 제주’로 아시아를 탐험한 발터 스퇴츠너의 생애와 1929년 한국 및 제주도 방문 이야기를 다룬다. 발터 스퇴츠너는 1929년 5월부터 약 6주 동안 제주에 머물며 의식주, 농업, 어업, 수공업 등 다방면에 걸쳐 민속자료를 수집했다. 전시에서는 그의 방대한 수집품 구성을 소개하기 위해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에서 대여한 62점 원본과 관련 자료 70여 점(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도내 기관 소장)을 함께 선보인
“우리의 이웃인 성소수자를 배제해온 기독교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길 바랍니다.” 성소수자 축복식을 거행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정직 10개월 처분을 받은 윤여군(강화 남산교회) 목사는 지난 11개월간 진행된 재판 과정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는 이달 2일 윤 목사에게 출교 처분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정직 10개월을 선고했다. 교단법상 최고형을 내린 중부연회 재판위원회의 처분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1월14일자 6면보도) 윤 목사는 20일 경인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고심인 2심에서 형량이 낮아져 다행이지만,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일을 범과(범죄)로 보는 감리회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감리회가 아직도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니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출교 처분을 받은 이후 지난 1월 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에 상소한 윤 목사는 “사회 재판(민사)에 출교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할지 고민했었다”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 교회 재판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성소수자 축복식을 거행한 목사들의 재판이 이어지자,
출범 3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조직 슬림화’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실상은 프로그래머 인력을 충원하려다 규정 위반 등 인사 잡음에 휩싸여 채용을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BIFF가 대외적으로는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 인사’로 내부 갈등을 빚는 등 조직 운영에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소통 의심받는 인사 잡음 BIFF는 2년 전 인사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며 혁신위원회를 통한 쇄신과 개혁을 다짐했다. 당시 사태의 원인을 밀실 행정과 인사 전횡 등 소통 없는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BIFF는 지난해 박광수 이사장 취임에 이어 올 3월 정한석 집행위원장이 임명되며 인사 공백을 딛고 2년 만에 새 진용을 갖췄다. 그 사이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핵심 프로그래머 2명이 영화제를 떠났다. 한국영화 프로그래밍을 전담하던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이 되면서 아홉 명이던 프로그래머가 여섯 명으로 줄게 됐다. BIFF는 이를 자연스러운 ‘조직 슬림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광수 이사장은 “칸영화제 등 다른 국제영화제
국제사진영상 특별기획전 '고스트 메모리: 잃어버린 시간으로의 여행'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남구 대덕문화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현대사진영상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스웨덴,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스위스, 인도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59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사진과 영상, 설치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진영상 매체를 통해 인간 실존의 조건과 이미지의 사회적 기능을 되묻는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기술환경의 변화, 특히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 매체의 부상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이미지를 통해 삶을 기억하거나 서사화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진영상예술의 존재론적 조건을 재사유하며, 이미지가 어떻게 기억과 감각, 시간성을 매개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전시는 크게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변화의 징후'는 급변하는 세계 도시의 풍경과 일상에서 감지되는 불안과 경계의 감각을 드러낸다. 유럽과 동아시아의 작가들은 우리 시대의 일상을
전국 시니어 연극인들이 모이는 제10회 거창실버연극제가 16일 거창 장미극장에서 개막한다. ‘지혜의 갈채, 실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경남, 서울, 부산, 울산, 대구 등의 7개 실버극단에서 참여해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고전을 극화한 작품, 명작을 각색한 작품, 창작극, 고전해학극 등이 주를 이룬다. ‘실버 연극’은 나이가 많은 실버나 시니어들이 배우와 스태프를 을 전담하는 연극으로, 실버 연극만 다루는 연극제는 전국에서 거창실버연극제가 유일하다. 이번 연극제는 7개 팀이 경연을 펼치며, 경남도지사상이 수여되는 단체 대상, 거창군수상인 금상, 연출상, 연기대상, 무대예술상 등의 수상작이 선정된다. 개막 첫날인 16일 오후 2시 실버벨노인복지관(부산)이 창작극 ‘나는 지금 내 나이가 좋다(작가·연출 박동민)’를 무대에 올린다. 19일 오전 11시에는 달성군노인복지관(대구)이 춘향전을 각색한 작품인 ‘변사또의 생일잔치(작가·연출 장태환)’를, 오후 3시에는 수영구노인복지관(부산)이 장막극 ‘맹진사댁 경사’를 각색한 ‘맹진사댁 잔치날(작가·연출 정보은)’을 공연한다. 20일에는 오전 11시 통영시종합사회복지관(경남)이 통영의 해녀 설화를 각색한 극
‘문자와 기호를 매개로 변화무쌍한 바다를 재해석하다.’ 평소 우리가 보는 바다는 푸른빛이다. 심연의 바다는 검푸르지만 일상의 바다는 대체로 푸르다. 여름 날 백사장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온통 청색이다. 눈이 시리게 반짝이는 에메랄드 빛은 낭만과 여유를 준다. 그러나, 김25 작가(김이오)가 상정하는 바다는 기존의 관념을 전복시킨다. 그가 펼친 화폭의 바다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빛깔이 뒤섞여 있다. 분노처럼 일렁이는 화폭의 바다는 낭만이나 힐링과 같은 바다에 대한 일련의 긍정적인 사유를 뒤엎는다. 김25 작가가 바다를 모티브로 부산에서 전시(29일~6월 22일)를 연다. 바다의 날(5월 31일)을 기념해 스페이스 원지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 주제는 ‘WAVE: Cast a spell’. ‘파도를 넘다’, ‘주문을 외다’라는 의미처럼 작가는 시적 감성을 투영해 바다를 신화적으로 재해석했다. 하늘과 조우하며 빛과 음영의 신비로운 대비를 이루는 바다는 역동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하다. 전시를 앞두고 14일 만난 김 작가는 “그동안 바다가 발현하는 다채로운 감성, 영속성 등을 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이번에는 일련의 과정에서 한발 비켜나 생성과 소멸을 매개로 바
강원도립극단이 2025년 첫 정기공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로 돌아왔다. 8세부터 98세까지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던 도립극단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도립극단은 15일 극단 연습실에서 시연회를 열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좌충우돌 고양이의 육아일기=뮤지컬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이하 갈·나·고)’는 칠레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오염된 바다에서 검은 기름에 젖어 죽어가던 엄마 갈매기가 동네 고양이에게 자신의 알을 부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도립극단의 상상력을 만나 무대 위 구현된다. 진지한 주제의식을 절묘한 유머로 풀어내는 원작의 호흡은 도립극단의 지난 행보와 닮았다. 지난해 ‘가객 박인환’, ‘109 합창단’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였던 도립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종의 화해와 연대를 담아낸다. ■강원도립극단만의 色 녹은 무대=뮤지컬 갈·나·고는 김경익 예술감독이 직접 각본·연출을 맡았다. 원작의 감동을 살리되, 도립극단의 색을 잃지 않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 극 곳곳에 녹아있다. 작품은 동물들 사이 벌어지는 사건들을 고려가요의 고전적 리듬으로 펼쳐냈으며,
올해로 제26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9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실험 정신을 잃지 않은 영화제는 독립과 대안이라는 정체성을 입증하며 전주의 봄날을 영화로 물들였다. 올해 영화제는 감독들의 사적인 이야기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되묻는 도전적인 작품까지 더욱 풍성해진 작품들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대중성과 시의성을 강화한 특별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줄어든 부대행사와 현장 예매 분 배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영화제는 이날 폐막식 행사 이후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를 상영하며 막을 내렸다. △관객 7만 명 모으며 성공적 마침표 올해 영화제는 57개국 224편의 독립‧예술영화가 상영됐다. 좌석 점유율은 81.6%로 지난해 79.3%에 비해 2.3%포인트 늘었다. 586회 차 상영 중 지난해보다 67회 차 늘어난 448회 차가 매진됐고, 공식 행사에만 7만 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대행사인 골목 상영도 총관객 수가 약 4500명을 달성하며 지난해(1797명)보다 약 2.5배 이상 증가했고, 100필름 100포스터 역시 작년 대비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