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과 곶자왈 등 비수익 재산을 보유한 마을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돼 주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마을은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세금 폭탄’으로 받아들이면서 조세 저항이 일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지방세 감면 특혜가 종료된 지난해 9월부터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마을회에도 기업(법인)과 마찬가지로 재산세가 부과됐다. 도내 221개 마을에 총 2억7200만원의 재산세과 부과됐다. 더구나 8개 마을은 토지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5억원이 넘어 종합부동산세도 부과됐다. 마을회 명의로 초지·임야 204만㎡를 보유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는 최근 5680만원의 종부세가 부과됐다. 또한 8개의 오름(221만㎡)을 보유한 구좌읍 송당리는 2900만원, 마을공동목장(33만㎡)을 소유한 조천읍 대흘2리는 1200만원이 부과됐다. 이들 3개 마을은 1000만원 안팎의 재산세 외에 수천 만원의 종부세가 부과됐지만 납부할 여력은 없는 상태다. 제주시는 오는 6월 말까지 납부유예를 해줬지만, 마을에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반발했다. 윤성식 북촌리장은 “말과 소를 키웠던 마을회 소유 초지는 보전지역으로
제주항의 만성적인 선석(계류장) 포화로 신규 여객선 취항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배를 댈 곳이 없어서 항만 앞 바다에 머무는 임시 정박이 고착화되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항은 29개 선석이 있지만 여객선 10척(7개 항로)과 관공선 20척, 화물선 25척 등 55척이 정박하고 있다. 부정기적으로 오가는 화물선·유조선 등도 수십 척에 이른다. 배를 댈 계류장이 부족하지만 오는 9월 제주~인천 항로에 2만7000t급 대형 카페리선인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취항한다. 카페리선의 운항 재개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이다. 이 배는 850명의 승객과 승용차 350대를 비롯해 연간 50만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세월호(6825t)의 4배에 달하는 카페리선(2만7000t)의 선석을 배정하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에 2만t급이 넘는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선석은 6부두 62선석(접안길이 205m), 7부두 71선석(195m), 4부두 44선석(180m) 등 3곳 뿐이다. 6부두는 제주~목포·완도·추자 항로에 여객선 3척이, 7부두는 제주~부산·삼천포 항로에 2척이, 4부
지난해 10월 첫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이 건물 바닥면적으로 산정돼 도심과 농촌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시설물에 부과된다. 그런데 부과액의 산정기준이 되는 교통유발계수는 면세점·호텔·공항·할인점·종합병원 등 업종에 따라서만 차등 적용하되 읍·면·동지역 간 감경 기준은 없다. 18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감귤과 채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저온저장 창고는 1027곳(6만3770㎡)에 이른다. 농촌지역은 활용할 수 있는 대지가 많고,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바닥면적이 1000㎡가 넘는 저온·상온저장 창고와 물류 창고 등을 포함해 부담금이 부과되는 창고는 100곳이 넘는다. 이들 창고는 농촌에서도 차량 통행이 뜸한 외곽에 있지만,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심에 있는 건축물처럼 바닥면적으로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더구나 렌터카 반입이 제한돼 교통 혼잡이 줄어든 우도지역 건물에도 바닥면적으로 부담금이 부과되면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읍·면·동지역의 교통량이 아닌 면적 기준으로 부과금이 매겨지다보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과액을 기준으로 비교를 하면 서귀포시 표선
오는 7월 제주형 자치경찰제 출범을 앞두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기싸움으로 ‘제주도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운영위원회 운영 조례안’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타 지자체는 오는 4~5월에 조례안을 공포, 자치경찰제 시행을 본격화했지만 제주는 양 기관의 기싸움으로 자치경찰제 출범이 늦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경찰청과 도자치경찰단 간 갈등이 표출된 이유는 제주도가 지난달 입법 예고한 조례안의 2조 2항 때문이다. 제주경찰청은 코로나19 행정명령 위반, 쓰레기 무단투기, 동물사체 처리는 지자체의 고유 행정사무로, 국가경찰이 수행할 자치경찰사무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가경찰은 자치사무 범위는 법령·규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제주경찰청장은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법령이 정한 업무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자치경찰단은 ‘제주경찰청장은 그 의견을 들을 수 있다’(법령이 정하지 않아도 자치사무로 맡을 수 있다)라고 된 현 조례안의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즉, 국가경찰은 도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우선으로 쓰레기 투기 등 업무는 자치사무로 편입되면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도자치경찰은 환경사범 단속 등 지역특성에 맞는 업무도 맡아야 한다는 입장
제주시가 최근 A어린이집에서 상습·집단 아동학대가 발생하자 관내 전 어린이집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아동학대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364곳(원아 1만7970명)의 전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하는 전수조사 계획을 세웠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어린이집은 보육실과 공동 놀이시설, 강당, 조리실 등에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하고 60일치 이상 영상을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은 3명인데 1곳 당 8시간 분량의 영상을 확인하려면 하루가 걸려 전수조사에만 1년이 소요된다. 공무원이 어린이집 사무실에 수 개월 동안 머물며 60일치의 영상을 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정보법에 따라 수사기관은 영상을 파일로 받을 수 있지만 행정공무원은 어린이집을 방문, 열람만 가능하다. 제주시는 규정상 원장이 주1회 의무적으로 영상을 점검하도록 돼 있어서 원장의 책임 아래 아동학대 발생 여부를 확인·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CCTV 영상은 현장에서 열람만 가능한데 364곳의 어린이집에 보관 중인 60일치 영상을 보는 것은 인력과 시간적 한계에 부딪혔다”며 “전수조사 대신
73년 전 제주4·3사건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수형생활을 하던 중 행방불명된 희생자 335명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6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4·3 행방불명 수형인 33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2명의 생존 수형인 고태삼씨(92)와 이재훈씨(91)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죄에 대한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4·3사건을 통해 국가의 존재가치를 묻고 싶다. 해방 후 이념 대립 속에 국가는 청·장년들이 반정부행동을 했다고 죄를 덧씌웠고 목숨마저 빼앗았다. 그 유족과 자녀들은 연좌제의 굴레에 갇혀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국가는 피해구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들이 저승에서라도 오른쪽과 왼쪽을 따지지 않고 그리운 사람과 둘러앉아 정을 나누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4·3희생자 영혼에 엎드려 절을 올리고 싶지만 법정에서는 절을 하는 것이 금지돼 대신 묵례를 올리겠습니다.” 고(故) 박세원씨(당시 23세)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자, 아들 박영수씨(75)는 고개 숙여 묵례
국비가 지원된 제주 기점 여객선 4척의 국적이 ‘파나마(PANAMA)’로 등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총 1000억대의 국비가 투입된 ‘연안 여객선 현대화 펀드’로 건조된 여객선(카페리) 4척의 국적(선적)은 파나마에 등록됐다. 파나마 국적을 보유한 여객선은 제주~목포, 제주~완도, 제주~여수, 성산포~녹동 등 4개 항로에 취항 중이다. 현대화 펀드 1호인 카페리 A호는 건조비용(492억원)의 50%인 246억원을 해수부로부터 융자 지원받았다. 나머지 3척의 여객선 역시 230억~280억원의 현대화 펀드가 투입됐다. 그럼에도 이들 국내 연안 여객선이 파나마에 국적을 둔 이유는 세금 감면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상 선박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국적을 가져야 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 상선과 크루즈선은 세금을 줄이고 인건비가 싼 외국 선원을 쉽게 고용하기 위해 조세 회피처로 파나마나 바하마 등 국가에 선박을 등록한다. 이들 국가는 또 각종 규제가 느슨하다. 해운업계는 제주항 등 국내 항만을 드나드는 국내 여객선이 외국 국적으로 등록한 것은 이외라는 반응이다. 국내 여객선은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들불이 오름을 붉게 물들였다. 제주시는 지난 13일 오후 ‘들불, 소망을 품고 피어올라’라는 주제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제23회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했다. 시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 오름에 ‘들불 COVID-19 OUT’이라는 문구를 억새로 새겨 놓았다. 축구장 42개 면적에 달하는 오름 30만㎡에 불을 놓으면서 불꽃 향연이 펼쳐졌다. 거대한 불의 향연에 관람객들은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한해 소망을 기원했다. 오름 능선에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43개의 짚단(달집) 설치해 광활한 오름을 불태웠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 인원을 제한해 사전 예약한 차량 400대만 축제장을 방문했다. 오름 불 놓기에 앞서 불꽃놀이에 이어 불이 타오르자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가상의 이미지가 선보였다. 들불축제는 이날 유튜브(www.youtube.com/wowjejusi)를 통해 생중계됐다. 축제기간 중 문화·전시·체험 행사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들불축제는 원래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마을별로
외제차 수출 사기에 280여 명의 도민들이 속아 6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갈취해 잠적한 무역회사 대표 김모씨(51·경기) 등 일당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도내 모집책 A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7개월 동안 도민 280여 명에게 60개월 할부로 1억원대의 외제차를 사주면 1대당 2000만원을 지급하고, 차량 할부금도 모두 대납해주겠다고 속여 600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B씨(40·여)의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 등 일가족 5명이 사기행각에 속았고 피해액은 12억원에 이른다. B씨는 “무역회사에서 첫 달 할부금 480만원을 대신 내줬고 최대 5개월치 할부금을 대납해 주면서 이를 믿고 명의를 빌려줬다”며 “지난 2월 24일 이 회사에서 발행한 당좌수표가 부도 처리되고, 대표가 잠적하면서 속은 것을 알게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김씨 일당은 신형 차로 뽑은 외제차를 중동과 동남아국가에 중고차로 수출하면 무관세 혜택에 비싼 값으로 팔수 있다며 인감도장과 신분증 등
74년 전 제주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절 기념식이 열렸던 관덕정 앞에서 제주에 새로운 봄바람이 불었다. 제주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이 주최하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관한 4·3특별법 개정 도민 보고대회가 5일 오전 관덕정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2000년 1월 12일 제주4·3특별법 제정 후 7717일 만인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임종 4·3유족회장은 “74년 전 관덕정에서 총성이 울린 후 제주의 봄은 사라졌지만, 오늘 새로운 봄을 알리게 됐다”며 “4·3당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영령들의 희생을 잊지 말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이라고 말하며 감사를 전하는 뜻으로 큰 절을 올렸다. 유족 대표 발언에서 강춘희 4·3유족회 여성 부회장은 “저는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내가 2살 때 조사를 받으러 간 아버지는 지금도 생사를 모른다. 할아버지도 4·3당시 목포형무소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울먹였다. 강 부회장은 “남동생마저 4·3 때 목숨을 잃었다. 4·3특별법 개정안으로 죽은 남동생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고, 동시에 사망신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