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들불이 오름을 붉게 물들였다.
제주시는 지난 13일 오후 ‘들불, 소망을 품고 피어올라’라는 주제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제23회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했다.
시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 오름에 ‘들불 COVID-19 OUT’이라는 문구를 억새로 새겨 놓았다. 축구장 42개 면적에 달하는 오름 30만㎡에 불을 놓으면서 불꽃 향연이 펼쳐졌다.
거대한 불의 향연에 관람객들은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한해 소망을 기원했다.
오름 능선에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43개의 짚단(달집) 설치해 광활한 오름을 불태웠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 인원을 제한해 사전 예약한 차량 400대만 축제장을 방문했다.
오름 불 놓기에 앞서 불꽃놀이에 이어 불이 타오르자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가상의 이미지가 선보였다. 들불축제는 이날 유튜브(www.youtube.com/wowjejusi)를 통해 생중계됐다.
축제기간 중 문화·전시·체험 행사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들불축제는 원래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마을별로 오름과 들판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1997년부터 시작된 축제는 매년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시기에 열렸으나 겨울철 변덕스러운 날씨와 눈 때문에 행사에 차질을 빚자 2013년부터는 경칩 이후로 바뀌었다.
들불축제는 2011년에 구제역으로,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했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