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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문 열기 2시간 전부터 긴 줄… 재고 금세 소진 ‘혼란’

[SKT 유심 무상 교체 첫날] 물량 많으면 200개… 고객들 탄식
허술한 조치에 불만 쏟아내기도
온라인 예약 서비스 18만명 몰려… 기기 조작 서툰 노인 무한 기다림

해킹으로 유심(USIM) 정보가 탈취된 SK텔레콤이 28일 오전 전국 각 대리점을 통해 이용자들의 유심 무상 교체에 나섰지만 금세 재고가 바닥나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T월드 상남센터. 대리점이 문을 열기까지 30분 남았지만 70여명의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 서 있었다.

 

오전 8시에 도착했다는 최순선(66·창원시 의창구)씨는 “오는 주말 일본에 가야 하는데 그 전에 유심을 교체해야 할 것 같았다”며 “점심 때 일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9시 56분. 대리점은 예정된 영업 시작 시간인 10시보다 일찍 문을 열고 선착순으로 고객들을 맞았다.

 

이날 해당 대리점에 들어온 유심 물량은 100개. 첫 순서로 신분증을 제시한 최씨가 유심을 교체받기까지는 3분이 걸렸다.

유심을 바꾼 최씨는 “해킹 소식을 듣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교체해서 안도는 되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찾아오게 만든 점에서 실망도 크다”고 토로했다.

 

그 사이 대기 줄은 2배가량 늘었다. 뒤늦게 도착한 시민들은 입고된 물량이 100개밖에 없다는 소식을 듣고 불만과 탄식을 내뱉었다. 일부 시민들은 대리점 점원들에게 큰소리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오전 10시께 도착한 김민정(32)씨는 “100개만 입고됐다는데 줄을 보니 오늘 교체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며 “돌려보내든 예약을 받든 조치를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대리점 측은 대기줄 100명 밖에 있는 고객들에게 온라인 예약 서비스로 이어지는 QR코드를 안내했다.

 

하지만 기기 조작이 서투른 노령층에겐 불가능에 가까웠고, 불만은 더 거세졌다. 오전 9시에 다른 대리점에 갔다가 유심 재고가 없어 이곳에 온 강모(70)씨는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1분이면 될 예약 절차는 대기순번이 18만명가량 몰리며 30분 넘게 기다려야만 했다. 온라인 예약임에도 고령의 시민들은 혹시나 예약을 실수할까 봐 대리점 앞을 떠나지 못했다.

 

예약을 마친 강씨는 “QR코드도, 보안코드도 아직도 이해 못하겠다. 글자도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다”며 “휴대전화로 예약 가능하단 걸 뉴스로 봤지만 할 줄 몰라 대리점에 온 것 아닌가. 예약을 하려고 3시간을 서 있었다. 기업이 사과문을 올리고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사소한 것조차 배려가 부족하니 아쉽다”고 혀를 찼다.

 

유심 부족 사태와 터져나온 시민들의 불만은 다른 대리점도 마찬가지였다. 상남동 일대 대리점은 이날 많게는 200개, 적게는 30개가량 유심이 입고됐지만 오전 중 모두 소진됐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내일 유심이 몇 개 입고될지 알 수 없다”며 “고객들에게 최대한 혼란이 없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날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고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심 교체 대상자는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명과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을 합해 총 2500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