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피고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진행됐던 지난 4일 헌법재판소와 광주·전남 곳곳에서는 “국민이 이겼다”면서 자축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광주 5·18민주광장과 서울 헌법재판소 주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탄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열띤 응원을 펼쳤다.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을 찾아 탄핵 인용 결과를 지켜본 한 지역민은 함께 온 반려견에 ‘전쟁 선동 평화 파괴 윤석열 탄핵’ 문구가 적힌 빨간 옷을 입히고 광장을 돌아다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움츠러드는 기색 하나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광장을 활보하며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윤석열 파면’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휘감고 깃발을 흔들거나 직접 만든 윤석열 가면을 테이프로 머리에 고정하고 돌아다니며 환호했다.

광주시도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자 전일빌딩 내 게첨한 ‘광주가 왔다! 파면이 온다’ 현수막 대신, ‘지켰다 민주주의! 고맙다 광주정신!’으로 바뀌는 이벤트를 개최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시민들은 파면 결정에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고 오랜 기간 일상을 버텨온 국민들의 환호 퍼포먼스가 잇따랐다.
한복을 입고 온 시민들은 ‘8대0 파면’이 적힌 천과 태극기를 들고 다니며 시위를 즐겼고 윤석열 탈을 쓴 채 집회 현장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남성이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탄핵으로 마냥 즐길 수 없다며 유니폼을 입고 탄핵 심판을 보러 나왔다는 학생들, 탄핵 집회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응원봉에 세월호와 제주 4·3사건 77주년을 추모하는 동백꽃을 붙여 꾸미고 현장을 찾는 시민들도 파면 결정에 축하의 환호성을 질렀다. 오랜 기간 집회에 참석하면서 집회 때마다 틀어진 ‘아모르파티’ 에 맞춰 “윤석열 파면!”을 따라부르는가 하면,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부석순’의 ‘파이팅해야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에 맞춰 떼창을 부르며 함께 연대해온 광장에서 유쾌함으로 일상의 복귀를 축하했다.
‘경축 윤석열 탄핵 기념’ 수건을 제작해 온 이들은 파면 선고 직후 수건을 돌리며 자축했고 ‘파면이여 오라’, ‘민중이 꿈꾸는 거리입니다’ 등을 횡단보도에 분필로 쓰거나 ‘우리는 민주공화국이다’가 적힌 현수막에 릴레이 문구를 적으며 기념하기도 했다.
‘소녀가 온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5·18’ 등 광주를 상징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고 일부 시민들은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며 기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