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살려주소서 “뎅그랑~ 뎅그랑~” 1744년 8월 어느 날 프랑스 전국의 모든 성당에서 동시에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당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이들이 하느님에게 부탁하는 내용은 똑같았다. “주여! 우리의 국왕 전하를 살려주시옵소서. 깊은 질병을 극복하고 일어나 프랑스를 다시 빛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당시 프랑스의 국왕은 루이 15세였다. 그는 두 달 전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군대를 직접 이끌고 전쟁터로 나섰다가 제대로 싸움을 해보기도 전에 병석에 드러눕고 말았다. 갑자기 심각한 질병에 걸려 목숨이 위태롭게 된 것이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왕족 전담 예배당을 담당하는 신부를 불렀다. “내가 생전에 지은 모든 죄를 면속해 주시게. 이대로 죽으면 천국에 가기 쉽지 않으니, 자네가 나를 도와주게나.” 루이 15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신부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전쟁에 나서면서 데려갔던 애첩을 포기하십시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시면 왕의 요청이라도 거절하겠습니다.” 국왕은 가장 아끼는 애첩을 버려야 한다는 게 아쉬웠지만 목숨을 건지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7세기 무렵 영국 옥스퍼드에 메르시아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나이가 많은 국왕인 디단이 나라를 다스렸고, 아름다운 왕비 셀프리다가 그의 곁을 지켰다. 부부에게는 예쁜 딸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프리더스위드였다. 부부는 딸을 프리다라고 불렀다. 부부는 엘기타라는 아주 성스러운 여인에게 딸을 보살피도록 맡겼다. 엘기타는 프리다에게 종교적으로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어린 프리다에게 늘 하나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나님을 제외한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란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프리다는 엘기타의 품을 떠나 아버지에게 돌아갔다. 이미 신심이 확고했던 그녀는 옥스퍼드 시내에 있는 땅에 성당을 건설하라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친구 열두 명과 함께 수녀가 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왕은 딸의 뜻을 지켜주기 위해 성당은 물론 수녀원도 지었다. ■악마의 유혹 프리다는 어렸지만 매우 아름다운 소녀였다. 수녀원에 은둔해 살았어도 그녀가 눈부시도록 예쁘다는 이야기는 먼 나라까지 퍼져나갔다. 소문을 들은 여러 나라의 왕자들과 귀족들이 프리다와 결혼하겠다며 앞 다퉈 청혼을 했다. 프리다는 이미 하나님에게 평생 헌신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결혼할 뜻이 없었다. 수녀
○…경남 창원시는 4일 오후 6시~8시 30분에 경화역 공원 일대에서 ‘별빛 쏟아지는 경화역 철길야행’ 행사를 진행한다. 총 100명이 참석해 점등식, 별빛음악회, 경화역 별빛 걷기, 만들기 체험 등을 하는 행사다. 문의/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광과. 기아 초록여행, ‘연말연시 36.5℃!’ 이벤트 ○…기아 초록여행은 연말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장애인 가정을 대상으로 ‘초록여행과 함께라면 추운 연말연시도 36.5℃!’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상은 초록여행 회원인 장애인 고객이다. 해당 기간 동안 새로 회원가입을 한 장애인 고객도 신청할 수 있다. 접수기간은 19일까지다. 초록여행 누리집 공지사항 내 별도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된 27가정에게는 크리스마스(24~27일)와 새해연휴(31일~1월 3일)에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실을 수 있는 카니발 차량과 유류를 완충지원한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젠장, 이 집 술 맛은 도대체 왜 이런 거야? 이런 걸 술이라고 팔아도 되는 거야?” “이래 놓고 술값은 얼마나 비싸게 받아. 주인이 양심은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어.” 1355년 2월 10일 영국 옥스퍼드의 퀸 거리와 성 알데이츠 거리의 교차로에 있는 선술집 ‘스윈들스톡 태번’에서 두 젊은이가 술을 마시며 불평을 털어놓고 있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학생인 월터 스프링호이제와 로저 드 체스터필드였다. 이들은 이날 수업 도중 교수로부터 험한 소리를 들었다.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하려면 학교를 때려치우라는 이야기였다. 잔뜩 화가 난 두 학생은 학교를 마치자마자 바로 술집으로 달려갔다. 술 말고는 도저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간 곳은 평소에도 수시로 들르던 술집이었다. 가게 주인은 존 크로이든이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돈만 아는 얌체’로 널리 악명이 높은 사람이었다. 원래 옥스퍼드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수입해온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술 공장이 많은 지역이었다. 이곳의 술은 옥스퍼드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잘 팔려나갔다. 그러나 술의 품질은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날따라 스윈들스톡에서 내놓은 술은 맛이 형편없었다
경북 안동에는 깊어가는 가을을 다양하게 이색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널려 있다. 너른 안동호 위로 걸어가볼 수도 있고, 마치 영화 속의 한장면 같은 풍경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안동에 담겨 있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달려가본다.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 골목길 입구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앉은 자리 옆의 골목길 바닥과 담벼락에는 재미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시원한 폭포수가 흘러내려 개울물을 이루고, 개울물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는 그림이다. 이른바 트릭아트 골목이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인 이곳은 예끼마을이다. 1974년 안동호가 생기는 바람에 수몰된 고향 마을을 떠나야 했던 이주민들이 새롭게 조성한 마을이다. 고향을 멀리 떠나기 싫었던 사람들은 안동호 인근 산비탈을 깎아 만든 도산면 서부리 이주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안동호에 잠긴 고향마을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였다. 2010년부터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을 실시한 덕분에 초라한 시골마을은 벽화골목, 갤러리, 공방, 화실, 카페 등이 들어선 문화예술인 마을로 바뀌었다. 이름은 ‘예술에 끼가 있다’는 뜻을 담
“찰스 아저씨, 뭐하세요? 어서 일어나세요. 해가 중천에 떴단 말이에요.” 찰스 러트위지 다지슨은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깼다. 꼭두새벽부터 누구일까 싶었다. 다지슨은 침대에 누운 채 눈을 비비며 시계를 봤다. 시계바늘은 9시를 향해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그는 ‘오늘은 일요일인데’ 라며 몸을 일으켰다. 다지슨은 비틀거리며 걸어 나가 하숙방 문을 열었다. 밝은 햇살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는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은 뒤에야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 “찰스 아저씨, 오늘 뱃놀이 가기로 한 것 잊으셨나요? 빨리 씻고 옷 입으세요.” 다지슨은 눈을 비비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조그마한 꼬마 아가씨가 문 앞에 서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얼굴은 주근깨 투성이라서 언뜻 보기에 대단한 장난꾸러기처럼 보였다. 꼬마 뒤에는 한두 살 씩은 더 돼 보이는 여자 아이들이 웃으며 서 있었다. “앨리스 리델, 너였구나! 아침부터 남의 집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꼬마숙녀가.” “오늘 아침에 뱃놀이 가자고 지난주에 약속하셨잖아요. 어서 서두르세요. 이러다가는 배를 타기도 전에 해가 지고 말겠어요.” “오~호~. 아직 낮 12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곧 해
소리도 없이 소문도 없이 시나브로 가을이 깊어간다. 며칠 전만 해도 라디오에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외치는 노래가 들리더니 어느 새 달력은 11월 중순을 향하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꽃과 만추의 풍경을 구경하러 경남 함안에 다녀왔다. ■악양생태공원 여행 경로는 처녀뱃사공노을길이다. 악양생태공원에서 출발해 악양루를 거쳐 악양둑방길을 돌아보는 코스다. 남강은 물론 함안천과 합류하는 지점의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코스로 이뤄져 있다. 악양생태공원을 에워싸고 있는 강둑 곳곳에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시원한 풍광이 일품인 남강을 내려다봄은 물론 남강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이라도 건져가라는 뜻에서 세워놓은 시설물이다. 소나무 여러 그루가 강을 향해 허리를 길게 구부리고 있다. 강 건너편 평원의 경치가 정말 아름다워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구경하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악양생태공원 안에는 연한 갈색과 핑크색 꽃이 피어 있다. 어떻게 보면 가느다란 갈대 같기도 하다. 요즘 가을이 되면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핑크뮬리다. 연인이나 오랜 친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꽃 단지 안에 들어가 휴대폰을 찰칵거리며 가을바람만큼이나 시원한 웃
경남, 가을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13곳 선정 경상남도는 가을을 맞아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남의 비대면 안심 관광지 13곳을 선정했다. 안심 관광지 13곳은 통영시 사량면 사량도, 사천시 실안길 케이블카 자연휴양림, 김해시 장유동 누리길, 밀양시 내이동 영남루 수변공원길, 양산시 탑골길 숲애서, 의령군 지정면 호국 의병의 숲, 함안군 법수면 악양둑방길, 창녕군 남지읍 개비리길, 하동군 악양면 동정호, 산청군 정취암,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칠선계곡 탐방로, 거창군 북상면 서출동류 물길, 합천군 대병면 합천호 둘레길이다. 경북, 산림관광 주제 힐링 기차여행 상품 판매 경상북도와 코레일관광개발은 경북의 숨겨진 아름다운 산림관광지를 주제로 하는 힐링여행 ‘경북의 숲 기차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떠나는 포항, 경주, 영주, 봉화 4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포항은 내연산 치유의 숲~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영주는 국립산림치유원~소백산자락길, 경주는 건천 편백나무 숲~불국사, 봉화는 백두대간 수목원~부석사 코스다. 12월 5일까지 200명을 모집한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는 ‘엘긴 마블스’라는 게 있다. 엘긴 대리석, 파르테논 마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BC 400년 무렵 그리스의 조각가, 화가, 건축가였던 피디아스가 친구 겸 정치가였던 페리클레스의 부탁으로 만든 고대 그리스 조각품이다. 엘긴 마블스는 원래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에 붙어 있던 조각품이었다. 그러나 1801~12년 엘긴 백작이었던 토마스 브루스가 파르테논 신전은 물론 프로필리아와 에렉티움에 붙어 있던 조각 가운데 절반 가량을 떼어와 영국에 가져왔다고 해서 ‘엘긴 마블스’라고 불리게 됐다. ■엘긴 백작의 반달리즘 엘긴 마블스 이야기는 1798년에 시작한다. 당시 엘긴 백작은 ‘대영제국의 터키 파견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돼 터키가 점령하던 그리스로 가게 됐다. 영국을 떠나기 전 그는 정부에 흥미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모형 제작자, 제도사, 모작 전문가 등을 함께 데려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파르테논 신전 같은 고대 그리스 보물들의 모작을 만들어 가져오거나, 조각‧건축물 등의 그림을 그려와 영국에서 복사본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면 영국 문화‧예술계에 놀라운 충격을 던져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 정부는
■독일 시골마을에 찾아온 마차 아주 화창한 날씨였다. 기온도 적당하게 따뜻했고 잔잔한 미풍이 불고 있어 적당히 시원하기도 했다. 들판에서는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웬 마차가 저렇게 많이 나타난 거지?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1761년 7월 독일 사람들도 어딘지 잘 모르는 시골마을 미로프에 갑자기 소동이 일었다. 오가는 사람조차 드물어 늘 조용하던 이곳에 갑자기 화려한 마차 여러 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마차 10여 대가 줄을 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린 마차 행렬은 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대도시에 비하면 소박하기 그지없는 집이지만, 주변에서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저택이었다. 이곳은 엘리자베스 알베르틴 부인 가족이 사는 집이었다. 그녀의 남편 카를레스 루이스 페레데릭 공작은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처지였다. 부인은 혼자 여러 자식들을 힘들게 키우며 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마차들을 보고 알베르틴 부인과 큰아들 아돌프 프레데릭 공작이 밖으로 나왔다. 마차에서 내린 한 신사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그들에게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