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역에 새 광장과 임시 주차장이 들어섰다. 그동안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주차난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별개로 일각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복합환승센터 조성이 지지부진한 탓에 주변 노후 인프라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지난해 1월부터 서대구역네거리 인근에 시비 570억원을 투입해 광장 한 곳과 임시 주차장 두 곳 조성에 나섰고 15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주차장은 당초 광장 일부로 예정된 곳이었지만 서대구역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임시 주차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임시 주차장 개장으로 추가된 주차면수는 276면. 기존 서대구역에 있던 주차장 220면(남측 171면, 북측 49면)보다도 규모가 크다.
광장과 주차장이 개장한 15일 오전 서대구역네거리를 둘러싼 서대구역 광장에 가봤다. 이날부터 개장한 임시 주차장 두 곳에는 이른 오전부터 차량 2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기존 서대구역 주차장으로 들어갔다가 만차인 것을 확인한 뒤 새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량이 적잖았다. 주차난 해소 효과는 확실해 보였다.
새로 조성된 광장을 구경하러 온 서구 주민들도 적잖았다. 노후산단과 각종 환경처리시설에 둘러싸인 서구 주민들에게 광장 조성은 워낙 반가운 소식이어서다.
문제는 여전히 낙후된 주변 인프라였다.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의 광장 옆으로 노후 공장과 고물상, 창고형 가구점 등이 들어서 있어 이질감을 자아냈다. 이날 조성된 임시주차장 담벼락에는 벌써부터 '현 위치 토지 매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서구 주민들은 역사 주변이 상권 대신 노후 산단과 대형 가구점 등 공장부지로 채워진 상황에서 유동인구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구 주민 양진숙(62)씨는 "공장과 철로로 둘러싸인 곳에 이렇게 덩그러니 광장 하나만 만들어 두면 누가 이용할 지 모르겠다"며 "차로 몇 분 거리에 신축 아파트들이 제법 있지만, 오는 길에 더 큰 녹지인 이현공원이 있다. 굳이 여기까지 올 이유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는 서대구역 인근 개발에 대해 '2030년 복합환승센터 건립'이라는 중기 목표만 갖고 있을 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사업에 뛰어드는 민간 업체가 없어 주변 상업지구 조성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대구시는 서대구역 일대에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과 같은 숙박시설을 비롯한 복합문화시설 유치하겠다며 사업비 5천억원 규모로 환승시설을 비롯, 업무, 유통, 문화, 주거시설 등 지원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는 최근 건설경기 불황과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뛰어드는 형태의 복합환승센터 조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복합환승센터 유치 예정부지 70%가 한국철도공사 소유다. 현재 코레일 측과 협의해 공동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중 사업시행자 공모와 지정을 마치고 2026년 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를 거쳐 오는 2030년까지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공사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