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북 정치권은 이 대표의 대선 캠프 합류를 위해 들썩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제100차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사의를 밝혔다.
이 대표는 “3년간 당 대표로서 성과 있게 재임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 “당직자·당원·최고위원·의원·지역위원장 모두가 고생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발할 때는 험했는데 퇴임하는 상황에선 출발 때보다 상황이 좋은 것 같다”고 그간의 소회를 먼저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사퇴 직후 경선 캠프 인선 마무리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대표의 공식 출마 선언은 메시지 내용과 출마 형식·장소 등을 고려해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선언 메시지에는 이 대표가 강조해 왔던 '민생 우선'과 ‘경제 회복’ 기조가 중점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지역 정치권은 경선이 끝난 뒤 대선 캠프보다 경선 캠프 합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전북 정치권은 진안 출신으로 전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 캠프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이재명 경선 캠프 내에서 전북지역 의원은 김윤덕 의원 1명만 있었으나 이번 경선 캠프에는 서로 줄을 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전북 정치권은 이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판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나머지 후보들의 경우 경선 경쟁력은 물론 전북과 인연이 적어 도의적인 부담도 없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은 대선 체제에서 이 대표에 눈도장을 찍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
대통령 당선 시 얻을 실익에 대한 주판알도 빠르게 굴러가고 있다. 대통령실이나 청와대 비서관은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 자치단체까지 진출할 곳이 무궁무진해서다. 또 대선에서 공적을 인정받으면 다음 지선 등 공천 경쟁에서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전북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다.
다만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경선 캠프는 실무형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대선 경선 캠프를 계파 색채가 옅은 인사들로 채우기로 했다. 당의 운영은 박찬대 원내대표나 김윤덕 사무총장 등에 맡기고 계파색이 옅은 인물들과 경선을 치러 본선에서 잡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5선 국회의원이자 이해찬계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총괄본부장 자리에는 3선 강훈식 의원이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병도 의원은 상황실장이 유력하다. 후보 수행 실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로 잘 알려진 김용만 의원이 맡고, 비서실장은 이해식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전해졌다. 이외 윤후덕(정책), 김영진(정무), 김병기(조직), 박수현(공보), 박상혁(홍보) 이소영 의원(TV 토론) 등이 캠프 핵심 인사 하마평에 올랐다.
이 대표의 조기 대선을 지원할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은 오는 16일 출범한다. 여기에는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 등이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