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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고금리 못 버티고…쏟아지는 부동산 경매 물건

광주지법 1~5월 2279건…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증가
입찰법정 시민들 몰려 북새통…부동산 경매 물건 67개
아파트 인기…입찰자 예년 2배·경매 매각가 50% 늘어나

 

12일 오전 10시께 찾은 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내 경매법정. 이제 막 법정이 문을 연 시각이지만, 법정 안팎에는 기일입찰표와 경매업체에서 배포한 경매 정보지를 손에 든 시민 5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지법 경매5계가 주관한 이날 경매에 부쳐진 물건(사건)은 총 67개. 전부 부동산으로, 채무자가 결국 돈을 갚지 못해 법원경매에 부쳐진 물건들이다.

아파트를 비롯해 논, 밭, 주택, 대지 등이 이날 경매에 나왔는데, 입찰자들은 한 손에는 전화기를 붙잡고, 남은 한 손으로 경매 정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막판까지 금액을 고심 중인 것처럼 보였다.
 

 

경매법정 내부에는 기표소처럼 생긴 구조물 8개가 있었는데, 입찰자들이 오가느라 비어있을 새가 없었다. 입찰자들은 이곳에 들어가 입찰표에 금액을 적은 뒤 입찰봉투에 담아, 투명한 아크릴 통 안에 넣었다.

오전 11시 10분이 되자 경매 집행관이 입찰종료를 알렸고, 이후 법원 직원들은 입찰봉투를 사건별로 분류해 최고액 입찰자를 가리기 시작했다. 이후 집행관이 사건번호별 최고액 입찰자를 호명하는 시간이 되자, 법정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이 가득 찼다.

이날 가장 많은 입찰자가 나온 물건은 아파트였다. 광주시 광산구 산월동의 부영아파트(84.99㎡)로 1차례 유찰된 최저경매가가 2억2400만원짜리 물건이었는데 7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밖에 광산구 수완동 주택(감정가 약 17억원)에 6명, 광산구 쌍암동 아파트(감정가 5억4000만원)에 5명의 입찰자가 나왔다.
 

이 곳에서 만난 한 경매업체 직원은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대부분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나온 부동산들이다. 많은 날엔 100건이 우습다”며 “최근에 경매 물건이 비약적으로 늘어나 법원을 찾는 시민들이 80% 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을 보이지 않고 추락하는 경기상황에 부동산 경기도 덩달아 바닥을 치면서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의 경매 접수건수만 해도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법원 경매건수도 전년보다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1~4월 광주지법과 목포·장흥·순천·해남지원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모두 2771건으로 전년 같은기간(2440건)보다 13.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광주지법 관내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지난 2014년 2642건 이후 최고치로,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접수된 사건이 많다 보니, 경매에 부쳐진 물건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광주지법을 포함한 관내 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6186건을 기록했다. 전년(4859건) 보다 27.3% 증가한 수치로, 광주지법만 보면 올해 1~5월 동안 2279건으로 전년(1341건)같은 기간 보다 무려 7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매각으로 이어진 경매도 올해의 경우도 5월까지 1747건으로 전년(1455건)보다 20% 많았다.

올해 경매 매각가 역시 약 2589억원으로 전년(1730억원)보다 49.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원에서 경매 중인 물건은 유찰이 반복되면서 지난 2021년에 접수된 물건도 있는 데다, 최근 신규 접수가 크게 늘어나, 앞으로 경매에 부쳐지는 경매사건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계 안팎에서는 지금이 부동산을 매입하기 좋은 순간이라는 소리마저 나온다”며 “개인 채무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도 늘어나고 있어 지역 경제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