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 40분께 창원시 성산구 장미공원(가음 은아아파트) 버스정류장. 이날 창원 원이대로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가 임시 개통하면서 시내버스들이 전용차로를 쌩쌩 달렸다. 정류장에는 교통 안내원들이 배치돼 승객들의 탑승을 도왔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시내버스를 타고 S-BRT 기점부터 종점까지 이동해 보니, 차량 정체가 빚어지진 않았지만, 바뀐 신호체계로 일부 구간 교통 혼란이 우려됐다. S-BRT 구간에 횡단보도가 늘면서 신호 대기 시간이 늘었다는 불평도 나왔다.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창원 원이대로 S-BRT가 이날 임시 개통했다. 원이대로를 지나는 시내버스 339대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의창구 도계광장에서 성산구 가음정 사거리까지 9.3㎞에 이르는 45개 노선(S-BRT 1단계 사업 구간)을 운행했다. 창원시는 버스와 승용차가 각각 독립된 차로를 운행함에 따라 버스가 지하철 수준의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버스 승객들은 S-BRT 개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의창구 동읍에 위치한 우곡사를 방문하기 위해 성산구 장미공원 정류장에서 156번 버스에 몸을 실은 이미란(62)씨는 “승용차와 뒤섞이지 않고 앞에 시야가 뻥 뚫려서 아주 좋다”며 “정류장에 대기선이 생긴 것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교통 안내원은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기사에게 제한속도(시속 60㎞)보다 느린 시속 40㎞ 이하로 운행할 것을 당부했다. 개통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교적 교통량이 적은 공휴일 특성상 창원시청까지 7개 구간을 지나는 동안 승용차들이 달리는 일반차로에도 차량 정체는 없었다. 다만, 일반차로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평일 출·퇴근 시간대는 일부 정체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스는 S-BRT 구간 내 횡단보도가 늘면서 구간마다 정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버스 기사는 “첫차를 운행해 보니 대방동에서 도계동까지 가는데 평소보다 10분 정도 더 걸렸다”며 “전용차로로만 달려야 하니 추월을 못 하는 데다 정류장마다 신호도 기다려야 하니 시간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리는 버스와 승용차 사이로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오전 8시 53분께 장미공원 정류장 옆 횡단보도에서 한 중년 여성이 안내원의 만류에도 승용차 사이로 무단횡단하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교통신호 도우미 오명순(59)씨는 “간혹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버스뿐 아니라 승용차도 쌩쌩 다니기 때문에 신호를 안 지키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BRT 사업을 먼저 시행한 서울과 부산 등의 경우 신호 미준수와 무단횡단 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달라진 신호체계로 인한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BRT 전용차로를 달리던 버스가 전용차로가 끝나는 지점인 도계광장 삼거리에서 도계동 만남의 광장 정류장 쪽으로 우회전하려면 3개 차로를 한꺼번에 가로질러 가야 하는데, BRT 전용신호등과 일반차로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불로 바뀌면서 우회전하려는 버스가 소답동 방향으로 직진하는 차량과 부딪힐 위험성이 있어 보였다.
이날 전용차로를 달리던 30번 버스는 도계광장 삼거리에서 우회전하기 위해 신호가 바뀌길 기다렸지만, 일반차로 신호등과 동시에 녹색불이 들어와 소답동 방향으로 직진하는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17년 경력의 버스 기사 진계원(62)씨는 “오늘은 공휴일이라 그나마 괜찮지만, 평일에는 차량으로 꽉 막힌 3개 차로를 가로질러야 하니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이날 의창구 도계동에서 성산구 가음정동까지 S-BRT 전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BRT일반 5000번)에 탑승해 버스 기사와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교통 상황 등을 점검했다.
창원시는 오는 18일까지 중앙정류장 42개소와 접근 횡단보도 39개소, 가로변 정류장 9개소 및 주요 교차로 13개소 등에 120여명을 배치해 S-BRT 이용 안내, 시내버스 운행 유도, 무단횡단 금지 등 개통 초기 혼란에 대응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