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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새가 살 수 없으면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

김상섭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시지회장, 조류 구조 봉사 26년
아산천안 생태 모니터링 앞장, 지속가능 생태자원관광 기여 꿈

 [아산]"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면 나도 따라 날아 가고 싶어. 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 가고 싶어." 변진섭이 부른 '새들처럼'의 가사다. 새들처럼 날진 못하지만 나는 새, 쉬는 새를 사진에 담고 아픈 새를 구조해 돌보는 이가 있다. 김상섭(70·아산시 도고면)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시지회장이다. 김 지회장은 독극물에 중독돼 죽은 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1997년 조류보호 봉사활동에 뛰어 들었다. 지회 결성을 주도해 초대 회장으로 26년째 조류 구조 및 생태 모니터링에 앞장서고 있다.

맹금류 야생 조류를 돌보며 아찔한 경험도 했다. 2010년 타지에서 탈진한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를 구조했다. 사흘간 집에서 직접 돌본 뒤 방사하던 날 흰꼬리수리가 김 지회장의 입술 부위를 부리로 찍었다. 열일곱 바늘이나 꿰맨 자리는 흉터로 남았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구조활동에 복귀했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여러 번. 2000년대 광덕산에서 청설모가 기승을 부리며 호두농가가 수확량 감소로 울상이라는 소식을 듣고 민간과 손잡고 수리부엉이를 방사해 효과를 보았다. 5년 전 아산시 인주 들판에서는 독수리 20여 마리를 구조했다.

김 지회장은 요즘도 매일 아산과 천안을 누비며 조류 생태 모니터링, 탐조와 구조 활동을 펼친다. 아산은 삽교호와 곡교천, 인주면 걸매리 갯벌, 천안은 천호지와 성성호수공원이 단골 관측 지점이다. 지난달 28일과 29일 삽교호와 곡교천에서 반가운 진객도 만났다. 지난해 12월 16일 아산에서 구조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진 뒤 회복, 자연으로 돌아간 독수리와 재회했다.

김 지회장은 "날개 위에 번호표가 부착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작년 11월부터 이달까지 아산과 천안에서 관찰한 조류가 114종으로 80~90종은 겨울 철새"라고 말했다. 이따금 희귀 철새를 목격할 때면 보호를 위해 장소나 사진을 일절 공개 않는다. 그는 "새가 살 수 없으면 사람도 살 수 없다"며 "삽교호는 장관인 철새 군무를 가까이 볼 수 있는 명소이다. 곡교천부터 삽교호까지 지속가능한 생태자원을 활용해 새들과 사람의 공존을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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