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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2022 문화계 결산] 시대 노래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동주문학상’ 관심

<3> 문학
시대 노래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동주문학상’ 관심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 ‘불편한 편의점’…‘이명한 중단편전집’ 발간
고재종·선안영·조정 등 지역 작가 문학상 수상…김동하 ‘한산’ 주목

 

코로나 거리두기가 완화된 올해는 문학·출판 분야의 창작 열기가 다소 살아났다. 전염병 발병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골방’에서 창작을 할 수 있는 게 문학인의 특권이다.

올해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10월 20~22일)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가의 참여는 없었지만 나름 내실 있는 행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아시아 문학인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는 평화에 주목하며 두 손을 맞잡았다.

 

행사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트렌드에 맞는 주제 설정으로 진행됐다. 대주제 아래 ‘마주보기’, ‘새로보기’, ‘함께보기’ 등 3개의 세션이 조화롭게 구성됐으며 작가들은 오늘의 위기 상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을 모색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끝나는 게 페스티벌이 아니다’라는 일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페스티벌에서 다뤄지거나 창작됐던 작품을 모티브로 2차 콘텐츠화 등 확장력 있는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견해다. 또한 ‘몇몇 소수 엘리트 문학인들을 위한 아카데믹한’ 행사라는 비판은 결국 문학의 활성화와 공유·공감·확장이라는 대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주최하는 동주문학상은 해를 거듭하면서 시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담긴 시 정신을 구현하고 널리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동주문학상은 지난 2019년부터 윤동주서시문학상에서 동주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꾸고 시집 공모로 전환했다. 총 230여 명이 응모를 한 올해는 34명 작품집이 예심을 통과해 6명의 작품이 최종 본심에 올랐다.

 

 

2022년 동주문학상에는 안은숙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정오에게 레이스 달아주기’ 등 5편이며,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서울 출신의 안 시인은 건국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2015년 ‘실천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제인 동주해외작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선호 시인이, 해외에 거주하는 시인으로 윤동주의 정신을 시로 구현하는 시인에게 주어지는 동주해외작가특별상은 미국 LA에 거주하는 문금숙 시인이 선정됐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전남대의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도 눈길을 끌었다. 초창기에는 전남대에 한정돼 행사가 진행됐지만 올해는 18개 지역 대학이 참여해 지역민과 문화담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의 한 책은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소설은 7개의 에피소드를 매개로 편의점을 둘러싼 인물들의 모습과 시선에 초점을 맞췄다.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웃들의 시난고난한 이야기는 친근하면서도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광주 시민사회 원로이자, ‘시대의 어른’인 이명한 소설가는 문학 반세기를 집대성한 ‘이명한 중단편전집’(5권)을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지역의 작가와 시인 등 각계 36명이 간행위에 참여한 것은 선생의 품이 넓고 인품이 훌륭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반세기 동안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문학정신을 견지했으며 그것은 다름아닌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었다.

수상 소식도 잇따랐다. 담양 출신 고재종 시인은 9번째 시집 ‘고요를 시청하다’로 제6회 송수권시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보성 출신 선안영 시인은 작품집 ‘저리 어여쁜 아홉 꼬리나 주시지’로 제22회 고산문학대상을, 영암 출신 조정 시인은 전라도 방언 시집 ‘그라시재라, 서남 전라도 서사시’로 노작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지역 출신 작가들의 다채로운 창작집이 출간됐다.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동하 작가는 첫 역사소설 ‘한산’ 으로 주목을 받았다. 담양 출신 손택수 시인이은 시집 ‘어떤 슬픔은 함께 할 수 없다’를 발간해 ‘슬픔’의 본질과 의미를 물었으며, 여수 출신 강경아 시인은 작품집 ‘맨발의 꽃잎들’에서 역사적 상흔의 도시 여수에 대한 작품들을 담아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소환했다.

의사 시인 한경훈은 첫 시집 ‘귀린(鬼燐)’으로 문학계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신화적이면서도 초월적이며 한편으론 현실적인 시풍은 기존 시인들의 작품과는 다른 아우라를 선사했다. 오랫동안 갈고 다듬은 언어와 깊은 사유, 맑으면서도 예리한 감성은 향후 활동을 기대하게 했다.

광주 출신 오봉옥 시인은 해방 후 첫 민중항쟁 ‘화순탄광사건’을 조명한 장편 서사시 ‘붉은산 검은피’를, 장흥 출신 위선환 시인은 시집 ‘순례의 해’ ‘대지의 노래’ 등을 묶어 ‘위선환 시집’을 발간했다. 박관서 시인은 불의한 역사 극복 의지 담은 세 번째 시집 ‘광주의 푸가’를 펴냈으며 문학평론가 석연경 시인은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