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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시 공공기관 통폐합 '칼바람'…문화예술 수장들 줄줄이 사의 표명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재단 대표 공동 입장문 발표
“홍 시장의 강도 높은 개혁 지지”…잇따른 사직에 내부 분위기 뒤숭숭

 

대구시의 문화예술관광 분야 공공기관 통폐합 방안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관련 기관 수장들 사이에서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승익 대구문화재단 대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재단 대표, 박상철 대구관광재단 대표는 1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들 출연기관은 최근 대구시가 '(가칭)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을 위해 통합하겠다고 발표한 대상 기관들이다. 대구시는 이 세 기관을 통합하면서 시 산하 사업소인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방짜유기박물관, 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도 흡수해 운영할 계획이다.

 

3개 출연기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홍준표 시장이 대구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강도 높은 공공부문 개혁과 사회적 책임강화 정책을 지지하며, 개혁에 힘을 싣고자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며 "민선 8기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문화예술관광분야 공공기관 통폐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력해 대구가 문화예술과 관광, 디지털 산업이 어우러진 글로벌 첨단문화콘텐츠 도시로 도약하는데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통폐합 과정에 각 기관의 고유 기능을 최대한 살려서 특화 발전할 수 있게 하고, 무리없는 직원 고용승계 절차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관련 조례 개정과 기존 재단법인 청산 등 절차를 감안해 대표직 사임 시기는 관계 부서와 협의를 거쳐 9월 하순에 정하기로 했다.

대구시가 기관 통폐합 방안을 발표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관 대표들이 사의를 밝힌 것은 대구시가 빠르게 조직개편을 추진하며 통폐합 의지를 확실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4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전까지 문화예술회관의 하부 조직으로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포함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임기 만료였던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이 면직 대상이 됐다. 이 관장은 대구시로부터 21일까지 근무할 것과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장들의 잇따른 사임이 예고되면서 통폐합 대상이 된 기관과 사업소들의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 기관 관계자는 "고용승계, 사업의 연속성 등에 불안정성이 더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구조개혁이 대구 문화예술 발전에 독이 될 지, 약이 될 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