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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방화 참사 발단 범어동 주상복합상가 대부분 공실… "방화 피의자도 몇 차례 찾아왔다"

상가 186곳 중 분양은 10여 곳에 불과해 마치 '유령건물' 연상
건물 관계자 "방화 용의자, 몇 차례나 찾아와"

 

"상가 입점 수는 10여 곳 정도밖에 안 됩니다."

 

12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시 범어동의 한 주상복합상가. 완공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축 건물답게 깨끗한 외관을 자랑했지만, 내부는 마치 '유령 건물'을 연상케 했다. 환한 대낮임에도 건물 내부는 텅 빈 채 어두운 적막만이 가득했다.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피의자가 거액을 투자했고 이번 방화 참사의 발단으로 알려진 해당 주상복합상가는 지난 2020년 11월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로 완공됐다. 오피스텔 91실과 상업근린시설 186실이 마련된 주상복합시설이다.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91실 규모의 오피스텔은 거의 대부분 분양됐지만, 입점한 상가는 편의점, 카페, 헬스장 등을 포함한 10여 곳에 불과했다. 186실 규모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상가가 대부분 공실로 남아 건물 내부 곳곳에는 접근금지 안전테이프가 묶여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는 '시험 가동중'이라는 종이가 붙은 채 운행되지 않았다. 소파, 각목, 나무판자와 같은 각종 잡동사니들만 모여 있었다.

 

 

특히 이 상가의 '앵커시설'로 꼽혔던 영화관은 건물 완공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점하지 못했다. 영화관이 입점하기로 예정된 4층에는 '유치권 행사를 위해 점유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린 채 공사용 포대가 쌓여 있었다.

 

상가 주인들은 공실이 많아 상가 운영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 입주 상가 업주는 "공실이 많으니 당연히 유동인구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건물 관계자들은 공실이 많은 이유로 '코로나19'의 여파를 꼽았다. 공사 초기 분양 홍보를 할 때만 해도 그나마 인기가 있었지만, 실제 분양 시기와 완공시기가 코로나19와 맞물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변호사 사무실 방화 피의자도 이곳에 있던 시행대행사 사무실을 몇 차례나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물 관계자는 "현재는 시행대행사 사무실이 없지만, 2~3달 전까지만 해도 방화 피의자가 몇 차례나 찾아간 것으로 안다"며 "시행대행사 사무실이 사라지자 화풀이 대상을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