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구미시의 해평취수원 공동 활용 협약이 진통 끝에 체결되자마자 식수 공급을 둘러싼 대구와 울산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6월 확정한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 중에는 운문댐 물 울산에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지만 운문댐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대구 수성구와 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 기류가 형성되는 상황이다.
울산시는 청도 운문댐 물의 울산 공급 실현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영구 보존을 위한 운문댐 물 공급의 전제 조건이었던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협정이 체결돼서다.
지난해 6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의결한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에는 대구가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30만t의 물을 취수하게 되면, 울산은 운문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도록 돼 있다.
울산시는 현재 진행 중인 '낙동강 유역 안전한 물 공급 체계 구축 용역' 결과에 따라 운문댐 물의 공급량과 공급 방식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운문댐 물 공급에 대해 수성구를 중심으로 강한 반대 기류가 일고 있다.
2018년 2월 극심한 가뭄으로 운문댐 저수율이 9%대로 떨어져 취수 중단 사태를 빚는 등 운문댐의 식수 공급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황기호 수성구의회 구의원은 "기존에도 가뭄이 심한 갈수기에는 낙동강에서 취수한 물이 공급됐는데 울산과 취수원을 공유한다면 결국 수성구 주민들은 맑은 운문댐 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수성구 주민들의 식수원 확보가 우선이고, 울산의 운문댐 취수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운문댐 물은 하루 평균 21만t이 고산정수장을 통해 수성구 17개 동과 동구 22개동, 북구 2개동 주민들에게 공급된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운문댐 물의 울산 공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구미에는 공공재인 취수원을 공유하자고 요구하고, 울산에는 내줄 수 없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며 "다만 대구에 식수가 부족하면 울산에는 공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유 수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동강유역물관리 위원회가 제시한 주민 동의는 운문댐 인근 상수도보호구역에 포함된 청도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뜻하는 것으로 대구시민들의 동의는 따로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