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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고수온 바다, 수산물 고물가 시대 부추긴다

고수온 위기경보 ‘심각 1단계’
해수부, 전국 15개 해역에 발령
양식 수산물 대규모 폐사 가능성
수산물 값 급등 소비자 피해 우려

장마 이후 역대급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국내 바다가 들끓는다. 해역에 따라 평년보다 최대 4도까지 수온이 오르는 등 기록적 고수온 현상에 수산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매년 심화하는 고수온에 수산물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며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수산물 가격 급등) 우려가 확산한다.

해양수산부는 31일 오후 2시부로 ‘폭염(고수온) 재난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라 고수온 위기경보 ‘심각 1단계’를 발령했다. 이날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 연안 전역을 비롯한 전국 8개 해역에 고수온 경보, 7개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표함에 따라 후속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고수온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1단계, 심각 2단계로 상향된다. 해역 37곳 중 15곳 이상에 고수온 주의보·경보가 발표되면 심각 1단계가 발령된다.

올여름 평년과 비교해 서해는 최대 4.1도, 남해안은 2.0도 높은 수온이 관측되기도 했다. 심각 1단계 발령으로 기존에 운영하던 고수온 비상대책반은 해수부 장관이 총괄 지휘하는 비상대책본부로 격상됐다.

고수온은 단기적으로 조피볼락, 전복 등 양식 생물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대규모 폐사를 일으킬 수 있다. 수온 관측 이래 가장 높은 표층 수온을 보였던 지난해 여름에는 경남 남해안에서 1500만여 마리가 폐사해 2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 폐사 피해가 집계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손실액은 약 2024억 원에 이른다.

고수온은 단순히 수산업뿐 아니라 국민의 밥상 물가와도 직결된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바다의 서식 환경을 바꿔, 선호도가 높은 대중성 어종의 어획량이 급감할 수 있다. 실제 명태, 꽁치에 이어 올해 오징어까지 자취를 감추면서 수산물 대란을 부추겼다. 지난 4월 오징어 kg당 소비자 가격은 평년과 비교해 30.6% 높았다.

고등어, 멸치 등 다른 회유성 어종도 꾸준히 적정 온도를 찾아 기존 서식지를 이탈하고 있다. 더불어 고수온은 태풍의 세력을 키우고 폭우 등 이상 기후 발생 가능성도 높여, 수산물 수급에 영향을 끼친다. 적조를 비롯해 여름철 해파리·상어 출몰이 늘어나는 것도 고수온 때문이다.

수과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 평균 수온은 2100년까지 최대 4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마 난류 영향을 많이 받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수온 변화 폭이 크다.

실제 1970년 이후 부산 앞바다의 수온 상승 추세가 지구 평균보다 최대 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이후 전 지구 평균 수온이 10년마다 0.14도 오를 때 부산 앞바다는 0.53도씩 올랐다.

고수온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만큼 이에 대비한 품종 개발, 육상 양식 상용화 등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액화산소 공급기 등 대응 장비 보급을 늘리는 한편 피시플레이션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사라지는 어종의 해외 수급로도 확충해야 한다.

수과원 한인성 기후변화연구과장은 “통계로 잡히지 않은 부분까지 합하면 고수온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수온, 이상 기후 정보를 어업 현장에 제공하고 품종·기자재 개발, 양식 어종 서식지 연구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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