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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하반기 전공의 모집 파행… 충청권 수련병원 지원자 '미미'

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 등 대부분 지원자 전무
내년 전문의 배출도 차질 우려…의료공백 장기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모집 마지막 날에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의료공백 장기화는 물론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병원에 남겨진 환자와 보호자들은 물론, 의료진들의 불만과 피로감도 한계치를 넘어서는 모양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126곳은 이날 오후 5시까지 9월에 수련을 시작할 인턴·레지던트 등 7645명(레지던트 1년차 1446명·2-4년차 3674명·인턴 2525명)의 전공의를 모집했다. 그러나 모집 마감일인 이날까지도 충청을 포함, 전국 각지 수련병원의 지원율은 각각 전무하거나, 극소수에 불과했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대전선병원·유선선병원 등 대전 지역 주요 수련병원에선 이날 마감시간까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을지대병원도 지원자 0명을 유지하다가, 마감 직전 1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도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없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등 산하 8개 수련병원을 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이날 오전까지 단 2명만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저조한 지원율을 보였다.

충남지역의 경우, 오후 5시까지 지원한 전문의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0명, 단국대병원 4명(인턴 1명·레지던트 3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는 전공의에게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며 복귀를 독려했지만, 전공의들의 강경한 입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의사집단 내 '낙인찍기' 움직임이 있는 데다,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을 "제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반발 의사까지 내비친 탓에 복귀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도 팽배하다. 이미 일부 전공의들은 복귀 대신 개원가로 눈을 돌리고 있고, 대전시의사회 등 의사협회에서도 이들의 개원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다수 전공의가 수련 재개 의사가 전무한 탓에 올 하반기에도 '전공의 없는 병원' 체제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전문의 자격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4년 차도 덩달아 적어지기 때문에, 당장 내년도 전문의 배출도 요원한 실정이다.

대전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예상한대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전공의 없이 병원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의료공백도 기정사실화하면서 환자들의 불안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 환자단체에선 이전부터 "환자들은 한계에 있는 상황"이라며 전공의들의 신속한 복귀를 줄곧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1차 의료개혁 방안을 8월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전공의 복귀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비율을 늘리겠단 복안이다.

정경실 의료개혁 추진단장은 "전공의 사직에 따른 비상진료 상황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체계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런 바람직한 변화를 정착시키려 한다"며 "과도하게 늘어나는 병상의 경우 어느 정도로 줄일지, 인력은 어떻게 운용할지 간담회 등을 통해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만들 경우 지방 의사를 수도권 병원이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진료지원 간호사를 법제화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기에, 비수도권의 의료 인력을 수도권이 빨아들일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