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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고층건물 즐비 속초 물부족 사태 우려

집중기획 - 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속초시 청초호 인근 중앙동은 새로 들어오는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고층으로 올라가는 건물 때문에 햇빛도 차단된 데다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물 부족 우려까지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년 전 제한급수 경험을 했던 주민들은 또다시 물 부족 사태를 겪을까 우려가 크다. 생활형 숙박시설이 완공되면 또다시 외지인들이 들어와 물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지대인 이곳에 30년간 거주했다는 50대 A씨는 “요즘도 낮은 수압에 세수를 하려면 한참 걸린다”면서 “고층건물 공사로 이젠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고 차 댈 곳도 점점 사라질텐데 이사를 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속초 도심인 청학동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B(59)씨는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해 집에서 300~400m 떨어진 곳에 주차하기 일쑤다. 이 일대에 들어선 분양 호텔들의 주차장 설치 기준 대수가 객실 수 대비 0.5대 정도여서 이용객들이 인근 공영주차장 대부분을 차지해서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주말이면 이들 숙박시설 인근 주차장은 만차가 되풀이된다. 실제로 이 일대 숙박시설 3곳의 총 객실 수는 1,152실이지만 주차 가능 대수는 438대에 불과하다. 결국 속초시는 공영주차장을 유료화해 주차난 해소를 도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넘치는 차량 대수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속초시의 난개발은 이처럼 경관 훼손뿐만 아니라 원주민의 생활 불편으로 직결되고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공사중이거나 추진 중인 고층아파트는 16개 단지(4,990세대), 생활형 숙박시설은 22개 단지(9,238실)다. 이 수치에 공동주택 평균 거주인원 2.5명을 적용하면 향후 3~4년 내에 3만5,000명 안팎의 인구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단순 비교하면 올 11월 말 현재 8만2,636명인 속초시 인구가 11만7,000여명으로 급증한다.

문제는 상수도망과 도로, 주차장 등 도시계획이 현재 인구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주차장 등의 설치 의무 대수가 일반아파트(가구당 1.3대)의 3분의 1(0.5대)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느슨한 고층 생활형 숙박시설이 속속 완공되면 주차난, 차량 정체 등 여러 부작용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상습 물 부족 지역인 속초시는 향후 20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활인구 증가 추세에 맞춰 관련 대책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2026년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등 획기적인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 생활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갈수기엔 또다시 '제한급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속초시에서는 관정 개발과 다목적방재시설(지하댐) 설치,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으로 물 자립도시 완성을 확신하고 있다. 이미 국비와 도비, 시비 등 586억원을 확보해 갈수기에 공급하지 못했던 1만3,000톤을 상회하는 2만2,200톤을 2023년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식수 확보 대책으로 물 자립도시는 분명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인근 자치단체와의 물 공급 협업체계를 사전에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