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국가 전략사업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총 1조 원 규모의 예산 구조와 참여 기업, 부지 계획 등이 드러나면서 전북이 대한민국 AI 산업의 거점으로 변모할 준비를 마쳤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20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지컬 AI 사업이 예타 면제를 계기로 국가전략사업으로의 본궤도에 올랐다”며 “전북을 대한민국 AI 산업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협업지능 피지컬AI 기반 SW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으로 의결했다. 동시에 올해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할 4대 지역으로 전북, 광주, 대구, 창원을 지정했다.
이 가운데 전북은 AI 기술의 최종 집합체라 불리는 피지컬AI 거점을 맡아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는 데이터 실증, 대구는 로봇·AI, 창원은 제조업 AI에 강점을 가진다면, 전북은 이 모든 흐름을 융합하는 ‘움직이는 AI의 본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 전북도의 설명이다.
피지컬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차량·로봇·공장 등 물리적 시스템을 직접 제어하는 기술이다. 제조업·물류·헬스케어·스마트시티 등 전 산업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혁신 기술로 꼽히며,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10년 내 산업을 뒤흔들 기술”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사업에는 현대자동차와 네이버, SK텔레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전북대·KAIST·성균관대 등 대기업과 학계가 대거 참여한다.
도는 전북대 완주 이서캠퍼스 16만 5000여 ㎡를 기본 부지로 삼고, 향후 전북 혁신도시 인근 49만~66만 여㎡ 규모의 추가 부지를 확보해 연구단지와 테스트베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로, 국비 6000억 원·지방비 1500억 원·민간 25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추경에 291억 원이 반영됐고, 내년에는 1400억 원 이상이 첫해 예산으로 편성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도는 피지컬AI 인증센터와 실증 인프라를 통해 연간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와 수천 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산업진흥원이 대구에서 연간 1000억 원 규모 효과를 낸 것과 비교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최종 집합체인 피지컬AI를 실증하는 전북은 그 이상의 성과가 기대된다는 게 도의 분석이다.
김 지사는 “전북이 열어갈 길이 곧 대한민국이 가는 길”이라며 “도민과 함께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를 열고, 전북을 대한민국 피지컬AI 수도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