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여름은 무더위와 장맛비를 피해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에서 문화 감수성을 채우기 좋은 시간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퓨전국악과 현대미술의 최전선인 행위예술, 판소리 명창들의 담백한 멋을 엿보는 중고제,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세 가지 현악기 연주가 어우러지는 앙상블, 모차르트와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리사이틀까지 충청권 곳곳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전시·공연을 소개한다. ◇국가유산청 '굿Good 보러 가자' 국가유산청은 11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굿Good 보러 가자' 20주년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선보인 뒤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퓨전국악으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는 물론 대중적으로 유명한 국악인이 총출동한다. 우선 판소리 국가무형유산인 김일구·김영자 명창 부부가 춘향전의 '나무꾼막'을 선보인 뒤 무형유산 단체인 고성오광대보존회가 '덧배기춤'과 '풍악광대놀이'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국가유산진흥원예술단의 부채춤과 연희공방 음마깽깽의 전통인형극도 무대 위를 풍성하게 꾸린다. 이 밖에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가수 송가인과 국악인
인천 배다리에 있던 독립서점 겸 작은 미술관 '시와예술'이 지난 6일 동인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인근으로 옮겨 새로 문을 열었다. 이전 개관 첫 전시로 배수림 작가 개인전 '추적 물(Tracing Water): 두 번째 이야기'가 진행 중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배수림 작가는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주했거나 거쳤던 장소에서 생태성을 발견하고 드로잉, 글,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이미지를 풀어가고 있다. 작가는 지난해 10월 배다리에 있던 시와예술 골목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추적 물'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앞선 전시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사진과 먹지 드로잉 작품 8점으로 표현했고, 2차례 전시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영상 작업을 공개했다. 작가는 2007년 생애 첫 해외여행의 행선지로 티베트를 택했다. 칭창열차에서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티베트 고원의 풍경에서 '추적 물' 작업이 시작됐다. 이번 전시에선 오래된 필름 사진 속 티베트 고원에서 보이는 '물', 즉 끝없이 펼쳐진 설산, 호수 빙하, 눈, 냇가를 먹지를 활용(트레이싱)해 다시 그렸다. 원본 사진과 '물'만 남은 먹지 드로잉을 나란히 배치했다. 작
강원의 빼어난 산수는 예로부터 글이 되고 그림이 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들 작품은 강원도의 숨결을 전하고, 때로는 자연의 섭리를 보여주며 휴식을 선사하기도 했다. 서울 한복판, 강원의 산하를 정성껏 담아낸 화폭들이 걸렸다. 9일 서울 마포구 강원특별자치도민회관 지하1층 전시실에서 막을 올린 ‘강원 신바람展’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강원일보와 (사)강원특별자치도민회중앙회가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작가 63명이 참여했다. 구상·비구상·문인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강원도를 재해석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지에 수묵담채로 담은 구상 작품들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한다. 김문식 작가의 ‘소양호 가는길’, 신철균 작가가 ‘설악 소견’, 오용길 작가의 ‘설악산운’, 이상서 작가 ‘오색령 추령’, 이현직 작가 ‘두타산운’ 등이 먹으로 강원의 절경을 예찬한다. 김수선 작가가 캔버스에 오일로 자작나무숲을 그린 ‘사유의 숲’, 박방영 작가가 장지에 혼합재료로 완성한 ‘푸른 의상대’도 아름다운 강원 풍광을 선물하며 보고있으면 마치 강원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강원도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도 엿볼 수 있다.
'기성세대와 청년', '시각예술과 대중음악'. 서로 대비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조응하는 것도 아닌 두 키워드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1세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펼쳐낸 2인전이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두 아티스트의 협업은 과연 어떤 풍경을 관람객에게 보여줄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의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2024 아워세트: 성능경x이랑'(포스터)은 세대 차이와 장르를 떠나, 두 작가의 공통된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전시다. 언뜻 보기엔 비슷한 점이 없을 듯 보이나, 앞서 성능경과 이랑은 각각 자본과 권력·가난과 고통 등을 주요 화두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는 모두 시대의 부조리에 천착한다. 성능경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로, 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는 '비물질 예술'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고수한다. 특히 1970년대에 신문을 읽고 오리는 '신문: 1974.6.1 이후' 작업은 시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삶의 부조리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구조에 의문을 품고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음악 외에도 글, 만화, 영상, 영화 등 여러 매체를 다루며 작품 활동을
오는 10월 열리는 국내 최장수 록 페스티벌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의 2차 출연진이 공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악뮤’를 포함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8일 부산시는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리는 ‘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의 2차 출연진을 공개했다. 2차 출연진에는 △엘르가든(ELLEGARDEN) △ 실리카겔(Silica Gel) △ 악뮤(AKMU) △ 라이즈(RIIZE) 등 22개팀의 아티스트가 포함됐다. .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록 음악 축제다. 먼저 ‘Marry Me’ 등의 음악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일본의 ‘엘르가든’이 처음으로 부산을 찾는다. 엘르가든은 다양한 광고음악을 제작해 우리에게 친숙한 밴드다. 실리카겔은 지난 2월 열린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고 스페인, 호주, 일본 등에도 진출한 대세 밴드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싱어송라이터 ‘악뮤’도 부산을 방문해 인기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그래미어워즈가 올해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로 선정한 라이즈도 부산 관객과 만
청소년들이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성착취물에 노출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청소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여성가족부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인식 및 피해 경험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14.4%는 ‘인터넷 이용 중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누군가로부터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3.9%에 달했다. 청소년들은 미성년자 성착취물에 노출된 경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68.3%)를 꼽았다.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 유일하게 디지털 범죄 피해 청소년의 구조 및 상담·보호를 맡고 있는 ‘강원아동‧청소년인권지원센터’는 지난해 SNS상에서 104회의 온라인아웃리치를 통해 성착취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을 발굴했다. 하지만 지리적 한계가 없는 디지털 범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피해에 노출된 도내 청소년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 관계자는 “SNS 상에서 디지털 성범죄 우려 게시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디지털 공간이라는 특성 상 게시물을 제거하거나 피해자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지원기관의 권한은 사
첼리스트 임현정(제주대 융합과학기술사회연구소 예술총괄수석)이 최근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대표 OST ‘He's a Pirate’를 첼로 앨범으로 새롭게 해석한 싱글 음반을 발매했다. 비발디의 명작 ‘Storm Vivaldi’ 싱글 앨범에 이어 9번째 나온 앨범이다. 원작의 스릴 넘치는 분위기와 해적의 모험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현정 예술총괄수석의 첼로 연주가 곡에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었다. 이번 음반은 곡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다이내믹함을 다채로운 첼로 기법으로 표현, 색다른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원은 현재 모든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김영진은 프랑스에 유학하면서 사진기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그 중에서도 과거의 실존에 대한 기억을 포토그램(Photogram) 기법을 사용해 보여준다. 포토그램은 감광지 위에 사물을 두고 빛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쐐 그림자를 순간적으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필름처럼 이미지를 담아둘 매개가 없으므로, 일반적인 사진처럼 여러 번의 인화가 가능하지 않고 오로지 유일한 한 장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물체를 통과한 한순간의 빛의 흔적을 잡는 이러한 방식은 여러 점을 인화할 수 없으며, 결과물 역시 일상적인 풍경이나 인물 등의 사실적 형태를 담아내는 방식과 다르게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러한 포토그램을 시각적으로 풀어나갈 하나의 '매개체' 역할로 보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섬'(2016-2017)은 포토그램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인화지 위에 유리컵을 올려두고 여기에 빛을 쬐어 나타나는 그림자를 찍는다. 이때 유리컵이라는 대상뿐만 아니라, 빛이 쏘여진 순간에 함께 있던 먼지, 이물질, 흠집 등도 함께 포착된다. 작가는 엎어진 유리컵의 모습이 마치 검은 바다에 떠있는 섬과 같다고 느끼며, 현대사회에서 저마다 자신만의 섬을 가지고 있는 사람
지역 중견 서예가인 묵경 차경규 작가가 10일부터 15일까지 창원성산아트홀 제4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의 주제는 ‘묵경 차경규 길을 묻다’. 전시 주제처럼 무엇이 자신의 길인지를 묻고, 길이 어디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차 작가의 화두는 불심(佛心)과 단심(丹心)이다. 관음정이라는 법명을 가진 그는 불심이 깊다.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경전을 한 자 한 자 정성껏 적었다. 부처님 40년 설법을 담은 묘법연화경 7만 자를 완성하는 데는 무려 3개월이 걸렸다. 매일 3시간씩 붓을 잡다가 마지막 일주일은 하루 10시간씩 사경에 매달렸다. 법화경 작품은 폭이 70㎝, 길이는 무려 45m에 달한다. 또 그는 포은 정몽주 선생 집안의 맏며느리로 포은 선생의 ‘단심가’뿐만 아니라 ‘첨성대’, ‘음주’, ‘조행(早行)’, ‘몽(夢)’ 등 여러 작품을 예서와 전서 등 다양한 서체로 선보인다. 차 작가는 “내면으로는 선조의 시문(詩文)과 법보(法寶)에 담긴 의미를 더 깊게 체득하고, 바깥으로는 서예 조형의 다변성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시 오픈식은 10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한 점의 작품은 배고픈 이들에겐 빵이 되고, 외로운 사람에겐 내밀한 친구가 되어준다. 자식과도 같은 작품이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갤러리4F(대표:권오열)가 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한 달간 1차 후원전시를 펼친다. 창간 79주년을 맞은 강원일보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전하며 기꺼이 그들의 미래에 ‘동행’ 하겠다는 전시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이 모여 마련됐다. ‘그러면 좋겠어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최용주 강일언론인회장을 비롯해 임근우, 정두진 등 18명의 작가를 비롯해 갤러리 4F 소장작품과 김대영 작가의 소장품 등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유화작품을 비롯해 수채화, 판화, 사진작품까지 선보이는 전시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강원을 대표하는 임근우 작가의 작품 ‘고고학적 기상도’가 올해도 출품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춘천을 대표하는 소양강에 찾아온 하얀 상고대의 아름다움을 담아 낸 최용주 작가의 사진작품 ‘소양강 상고대’도 자리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점을 찍고, 쌓아가는 과정을 반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김대영 작가의 ‘수난’까지 만나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