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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전시리뷰] 배수림 '추적 물: 두 번째 이야기'

사진 위에 어룽지는 '생태적 슬픔

오래된 필름 속 티베트의 '물' 활용
드로잉·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
인천 거주 본인 몸-빙하 등과 연결

동인천으로 옮긴 '시와예술' 첫 전시

 

인천 배다리에 있던 독립서점 겸 작은 미술관 '시와예술'이 지난 6일 동인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인근으로 옮겨 새로 문을 열었다. 이전 개관 첫 전시로 배수림 작가 개인전 '추적 물(Tracing Water): 두 번째 이야기'가 진행 중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배수림 작가는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주했거나 거쳤던 장소에서 생태성을 발견하고 드로잉, 글,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이미지를 풀어가고 있다.

작가는 지난해 10월 배다리에 있던 시와예술 골목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추적 물'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앞선 전시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사진과 먹지 드로잉 작품 8점으로 표현했고, 2차례 전시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영상 작업을 공개했다.

 

 

작가는 2007년 생애 첫 해외여행의 행선지로 티베트를 택했다. 칭창열차에서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티베트 고원의 풍경에서 '추적 물' 작업이 시작됐다. 이번 전시에선 오래된 필름 사진 속 티베트 고원에서 보이는 '물', 즉 끝없이 펼쳐진 설산, 호수 빙하, 눈, 냇가를 먹지를 활용(트레이싱)해 다시 그렸다. 원본 사진과 '물'만 남은 먹지 드로잉을 나란히 배치했다.

작가는 그 오래된 사진을 볼 때마다 묘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동시에 다가왔다고 하는데, 그 감정은 '생태적 슬픔'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작가는 "티베트 고원 지대 빙하가 녹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17년 전 내가 본 빙하가 내가 살고 있는 (바다가 있는) 인천으로 흘러 왔다는 생각을 했다"며 "과거의 여행이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추적 물' 연작을 통해 인천에 거주하는 (자신의) '몸'과 티베트의 '물'을 연결하고자 했다. 그 물을 추적하는 일종의 '추적물'(追跡物)인 셈이다. 앞선 전시에서는 먹지 드로잉으로 화첩을 만들거나 텍스트, 시뮬레이션 앨범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선 '나의 오래된 티베트 열차 여행'이란 제목의 영상 작업을 통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티베트의 물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이 티베트를 통치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깨끗한 물이다. 작가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티베트 생수를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서 주문해 '마신다'.

 

 

시와예술은 배다리에서 3년 동안 운영한 공간을 동인천으로 옮기면서 영상 전시 공간을 보강했다.

연소은 시와예술 대표는 "배다리에 헌책방 거리가 있는 것처럼 동인천에도 대한서림, 동인서점 등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가 있어 독립서점과 전시 공간이 생겨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옮기게 됐다"며 "배수림 작가는 지난해 시와예술에서 가진 첫 개인전이 인상 깊었고, '자기 진화'하고 있다는 시의성이 맞아 새 공간의 첫 전시로 초대했다"고 말했다.

시와예술은 주로 시집과 예술 분야 서적으로 책장을 꾸몄다. 새 둥지를 튼 자리는 옛 삼성문구센터가 40년 넘게 문구점을 운영했던 그 자리(인천 중구 자유공원로 11-1)다. 전시는 이달 28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