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폭탄’이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세금 부담은 물론 각종 사회보장제도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속출할 전망이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8.33%로 지난해 4.44%에 비해 3.8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2028년까지 토지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상승률은 지속될 전망이다. 양 행정시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제주시는 32만6584필지, 서귀포시는 23만2680필지 등 총 55만9264필지에 대한 개별 공시지가를 오는 4일부터 26일까지 열람 및 의견 신청을 받는다. 제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지역 공사지가 상승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보유세 부담은 물론 기초연금 탈락, 건강보험료 인상, 국가장학금 탈락 등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률을 5%대로 낮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후에 별다른 소득이 없어서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중 공시지가 급등에 따른 일반재산 증가로 제주지역에서는
“73년 만에 억울한 누명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 제주4·3행불인유족협의회(회장 김광우) 임원들은 제73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30일 4·3평화공원에 안장된 행방불명 희생자 표석을 찾았다. 이들의 가족은 이곳에 영면해있다. 머리카락 한 올, 뼈 한 조각도 묻지 못한 잔디밭에 세워진 3976기의 표석에는 이름과 본적, 출생월일만 새겨졌다. 이들 유족은 부모와 형제자매가 언제, 어디서, 왜 희생됐는지 알 길이 없어서 고인의 사망한 졸년월일(卒年月日)은 새겨놓지 못했다.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유족들은 이제 서야 한 맺힌 가족들의 원혼을 달랠 수 있게 됐다.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16일 재심 재판에서 4·3행방불명 수형인 33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것에 해당돼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거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고 판결했다. 유족들은 구천을 떠돌던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73년 만에 억울함을 풀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행불인유족협의회는 무죄 판결 이후 다시 출발선에 섰다고 밝혔다. 지금도 재심 재판을 받지 못한 행방불명 희생자가 1500여 명으로
벚꽃이 만발한 제주의 4월. 73년 전 봄에도 꽃은 피었지만 도민들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전개됐다. 섬 곳곳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제주 전체 인구의 30만여 명 중 10%인 3만여 명이 목숨을 잃거나 행방불명됐다. 또 중산간마을 95%가 소실됐다. 1945~1948년 3년간 미·소의 분할 점령으로 4·3은 미군정이 통치하던 시기에 발생했다. 미·소의 한반도 분단 정책과 이념 대립은 4·3이 일어난 배경이 됐다.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지만 4·3은 제주의 아픈 역사로만 각인됐다. 4·3은 강대국의 냉전과 좌·우 이념 갈등으로 촉발된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전쟁과 분열 속에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려줄 ‘4·3의 세계화’가 필요한 이유다. 도민사회는 70년이 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면서도 서로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한 4·3은 모두를 포용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비극과 고난을 극복한 4·3은 과거사 청산의 모범이 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역사가 됐다. ▲4
제주4·3사건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일반재판 판결문이 73년 만에 나오면서 4·3의 진상 규명과 수형인들의 피해 회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4·3도민연대(대표 양동윤)는 4·3당시 일반재판을 받은 1800여 명의 형사범 피고인 중 24명의 판결문을 국가기록원을 통해 확보했다. 이 단체와 유족 24명은 다음달 제주지방법원에 재심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일반재판은 4·3의 도화선의 된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3·10도민 총파업에 연루됐거나 미군정의 양곡(쌀·보리) 강제 공출에 반발한 도민들이 기소돼 제주지법에서 1년 6개월에 걸쳐 받은 판결이다. 이들은 미군정청 포고령 2호(무허가 집회·시위)와 군정법령 19호(공무집행방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반재판 판결문을 보면 고(故) 강석주씨(당시 34세)와 마을 청년들은 1947년 8월 안덕면 동광리에 보리를 공출하러 온 옛 남제주군 공무원 3명을 상대로 집단 항의한 혐의로 그해 10월 3일 제주지법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서 강씨는 “보리 흉작으로 내줄 양곡이 없었다. 당국에 청원을 올린다”고 호소했지만 징역형이 선고됐다
오름과 곶자왈 등 비수익 재산을 보유한 마을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돼 주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마을은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세금 폭탄’으로 받아들이면서 조세 저항이 일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지방세 감면 특혜가 종료된 지난해 9월부터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마을회에도 기업(법인)과 마찬가지로 재산세가 부과됐다. 도내 221개 마을에 총 2억7200만원의 재산세과 부과됐다. 더구나 8개 마을은 토지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5억원이 넘어 종합부동산세도 부과됐다. 마을회 명의로 초지·임야 204만㎡를 보유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는 최근 5680만원의 종부세가 부과됐다. 또한 8개의 오름(221만㎡)을 보유한 구좌읍 송당리는 2900만원, 마을공동목장(33만㎡)을 소유한 조천읍 대흘2리는 1200만원이 부과됐다. 이들 3개 마을은 1000만원 안팎의 재산세 외에 수천 만원의 종부세가 부과됐지만 납부할 여력은 없는 상태다. 제주시는 오는 6월 말까지 납부유예를 해줬지만, 마을에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반발했다. 윤성식 북촌리장은 “말과 소를 키웠던 마을회 소유 초지는 보전지역으로
제주항의 만성적인 선석(계류장) 포화로 신규 여객선 취항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배를 댈 곳이 없어서 항만 앞 바다에 머무는 임시 정박이 고착화되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항은 29개 선석이 있지만 여객선 10척(7개 항로)과 관공선 20척, 화물선 25척 등 55척이 정박하고 있다. 부정기적으로 오가는 화물선·유조선 등도 수십 척에 이른다. 배를 댈 계류장이 부족하지만 오는 9월 제주~인천 항로에 2만7000t급 대형 카페리선인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취항한다. 카페리선의 운항 재개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이다. 이 배는 850명의 승객과 승용차 350대를 비롯해 연간 50만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세월호(6825t)의 4배에 달하는 카페리선(2만7000t)의 선석을 배정하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에 2만t급이 넘는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선석은 6부두 62선석(접안길이 205m), 7부두 71선석(195m), 4부두 44선석(180m) 등 3곳 뿐이다. 6부두는 제주~목포·완도·추자 항로에 여객선 3척이, 7부두는 제주~부산·삼천포 항로에 2척이, 4부
지난해 10월 첫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이 건물 바닥면적으로 산정돼 도심과 농촌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시설물에 부과된다. 그런데 부과액의 산정기준이 되는 교통유발계수는 면세점·호텔·공항·할인점·종합병원 등 업종에 따라서만 차등 적용하되 읍·면·동지역 간 감경 기준은 없다. 18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감귤과 채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저온저장 창고는 1027곳(6만3770㎡)에 이른다. 농촌지역은 활용할 수 있는 대지가 많고,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바닥면적이 1000㎡가 넘는 저온·상온저장 창고와 물류 창고 등을 포함해 부담금이 부과되는 창고는 100곳이 넘는다. 이들 창고는 농촌에서도 차량 통행이 뜸한 외곽에 있지만,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심에 있는 건축물처럼 바닥면적으로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더구나 렌터카 반입이 제한돼 교통 혼잡이 줄어든 우도지역 건물에도 바닥면적으로 부담금이 부과되면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읍·면·동지역의 교통량이 아닌 면적 기준으로 부과금이 매겨지다보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과액을 기준으로 비교를 하면 서귀포시 표선
오는 7월 제주형 자치경찰제 출범을 앞두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기싸움으로 ‘제주도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운영위원회 운영 조례안’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타 지자체는 오는 4~5월에 조례안을 공포, 자치경찰제 시행을 본격화했지만 제주는 양 기관의 기싸움으로 자치경찰제 출범이 늦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경찰청과 도자치경찰단 간 갈등이 표출된 이유는 제주도가 지난달 입법 예고한 조례안의 2조 2항 때문이다. 제주경찰청은 코로나19 행정명령 위반, 쓰레기 무단투기, 동물사체 처리는 지자체의 고유 행정사무로, 국가경찰이 수행할 자치경찰사무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가경찰은 자치사무 범위는 법령·규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제주경찰청장은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법령이 정한 업무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자치경찰단은 ‘제주경찰청장은 그 의견을 들을 수 있다’(법령이 정하지 않아도 자치사무로 맡을 수 있다)라고 된 현 조례안의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즉, 국가경찰은 도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우선으로 쓰레기 투기 등 업무는 자치사무로 편입되면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도자치경찰은 환경사범 단속 등 지역특성에 맞는 업무도 맡아야 한다는 입장
제주시가 최근 A어린이집에서 상습·집단 아동학대가 발생하자 관내 전 어린이집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아동학대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364곳(원아 1만7970명)의 전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하는 전수조사 계획을 세웠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어린이집은 보육실과 공동 놀이시설, 강당, 조리실 등에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하고 60일치 이상 영상을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은 3명인데 1곳 당 8시간 분량의 영상을 확인하려면 하루가 걸려 전수조사에만 1년이 소요된다. 공무원이 어린이집 사무실에 수 개월 동안 머물며 60일치의 영상을 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정보법에 따라 수사기관은 영상을 파일로 받을 수 있지만 행정공무원은 어린이집을 방문, 열람만 가능하다. 제주시는 규정상 원장이 주1회 의무적으로 영상을 점검하도록 돼 있어서 원장의 책임 아래 아동학대 발생 여부를 확인·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CCTV 영상은 현장에서 열람만 가능한데 364곳의 어린이집에 보관 중인 60일치 영상을 보는 것은 인력과 시간적 한계에 부딪혔다”며 “전수조사 대신
73년 전 제주4·3사건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수형생활을 하던 중 행방불명된 희생자 335명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6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4·3 행방불명 수형인 33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2명의 생존 수형인 고태삼씨(92)와 이재훈씨(91)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죄에 대한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4·3사건을 통해 국가의 존재가치를 묻고 싶다. 해방 후 이념 대립 속에 국가는 청·장년들이 반정부행동을 했다고 죄를 덧씌웠고 목숨마저 빼앗았다. 그 유족과 자녀들은 연좌제의 굴레에 갇혀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국가는 피해구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들이 저승에서라도 오른쪽과 왼쪽을 따지지 않고 그리운 사람과 둘러앉아 정을 나누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4·3희생자 영혼에 엎드려 절을 올리고 싶지만 법정에서는 절을 하는 것이 금지돼 대신 묵례를 올리겠습니다.” 고(故) 박세원씨(당시 23세)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자, 아들 박영수씨(75)는 고개 숙여 묵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