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변한 의성 산불이 사상 초유의 인명과 재산, 문화유산을 집어삼킨 역대급 재앙으로 번졌다. 강한 바람과 메마른 공기 등 악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신속한 사전 대피 안내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그나마 발송된 재난문자조차 혼란만 부추기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부른 참극으로 직결됐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성·안동 등 경북 도내 7개 시군에서만 2만3천300명에 달하는 전대미문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경북의 천년 문화 유산이 잿더미가 됐는가 하면 유치원·학교 휴업까지 이어지면서 경북의 사회 인프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경상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북동부권을 덮치면서 26일 오후 4시 기준 최소 21명이 숨졌다. 산불 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희생자들은 대다수가 농촌에 거주하는 60, 70대 고령층으로 재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이들이었다. 특히 인명 피해가 발생한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의 지자체들이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오는 상황에 긴급재난문자를 남발하고, 사전
23일 오전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 신동마을. 옹기종기 모인 민가에는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창고 지붕은 검게 그을리거나 잿빛이 감돌았고, 운전석이 모두 타버린 화물차도 눈에 띄었다. 강한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마감재가 흘러내린 지붕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마을 안길에 세워둔 경운기는 불길에 휩싸인 듯 바퀴가 모두 녹아내렸다. 불길에 뼈대만 남아있는 집들을 지나 마을 끝에 이르자 폭격을 맞은듯 완전히 무너져 내린 집이 시야에 들어왔다. 사람이 살던 흔적은 무너진 흙벽이 전부였고, 마당 구석에는 우그러진 샌드위치 패널과 벽체 잔해만 쌓여 있었다. 불에 탄 기둥과 벽체, 외양간만 남아있는 집 마당에서 김민수(52) 씨 3형제가 말없이 서 있었다. 이 집에는 큰 형과 막내 동생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무너진 지붕 아래, 아직도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방 구석에 막내 동생 김역수(47) 씨가 세숫대야로 물을 부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은 처참했다. 지붕은 모두 무너졌고, 단 하나의 세간살이도 남은 게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일군 터전이 한순간에 모두 무너진 셈이다. 마당 한쪽에는 불에 탄 경운기와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등 각종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후 남게 되는 K-2 공항 후적지에 24㎞에 이르는 물길이 돌고 팔공산을 형상화한 100층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가 들어설 전망이다. 대구시는 27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K-2 공항 후적지를 미래 경제 중심도시로 조성하는 내용의 'K-2 공항 후적지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주거단지 위주의 신도시 개념을 뛰어넘어 글로벌 첨단산업과 관광, 상업, 금융이 어우러진 글로벌 미래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전체적인 그림도 지난 2021년 3월 시민 공청회에서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문화수변도시'와 상당 부분 달라졌다. 698만㎡ 규모의 후적지 전체는 금호강 물길과 연계해 수로를 건설하고, 수성못의 1.5배 크기인 대형 인공호수를 조성한다. 수변 공간에는 팔공산의 동봉과 서봉을 형상화한 100층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는다. 후적지 내 주거단지 비율도 기존의 40%에서 14.4%로 대폭 낮추는 대신 상업과 첨단산업 기능을 강화한다. 후적지 내에 들어서는 주거단지는 최고급 단독주택 단지로 조성되고, 후적지 인근 개발제한구역에 330만㎡ 규모의 배후단지를 조성해 개발 사업 수익성을 높이고 주거 단지도 확보할 방침이다. 대구경
건국 이래 대구경북 최대 역사(役事)로, 3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의 군 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공동출자법인(SPC) 설립 작업이 본격화한다. 대구시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설명회를 연다. 이날 설명회에는 사업 대행자로 참여할 수 있는 LH와 한국공항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과 금융회사 20여 곳, 국내 50대 건설사 및 대구경북 건설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의 개요와 사업별 추진 절차, 사업 추진 구조, 사업 대행자 구성 및 향후 추진 일정 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또 정부의 재정 지원 근거를 담은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 응답 시간도 갖는다. 대구경북신공항은 군 공항과 민간 공항으로 구분해 건설한다. 군 공항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짓는다. 대구시가 새 군 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종전 부지(후적지)를 국방부에서 넘겨받아 비용을 회수한다. 민간 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재정사업으로 건설한다. 이 방식으로 대구시가 군 공항을 건설하려면 시를 대신해 군 공항을 건설하고 종전 부지를 개발할 사업대행자를 선정
오는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의 공사 기간을 2년 단축해 2028년 조기 개항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건설 방식을 공사 및 공구별 동시 착공 방식으로 진행해 5년으로 예상했던 공기를 2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이뤄지면 오는 2029년 개항 예정인 가덕신공항보다 1년 앞서 개항할 수 있게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500만 시·도민의 염원인 대구경북신공항이 조기에 건설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홍 시장은 "민간업체가 SPC(특수목적법인)에 참여한 후, 공구 별로 나눠 동시 착공해서 동시 준공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2030년 개항이 목표인 대구경북신공항이 2028년 개항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자세로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은 현재 군 공항과 민간 공항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군 공항은 현재 국방부의 기부대양여 심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8월 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부대양여 심의를 통과하면 국방부와 기부대양여 합의각서를 체결한 뒤 사업 계획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시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사업 계획 승인에 필요한 전략환경평가와 문화재지표조사, 농지
군 공항 이전 특별법 동시 통과로 '달빛동맹'의 저력을 확인한 대구-광주가 달빛고속철도 특별법과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로 연대의 폭을 확장한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17일 오후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및 광주군공항이전 특별법의 동시 통과를 축하하는 기념 행사를 열었다. '달빛 동맹, 함께 여는 미래'를 주제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양 도시 시의회 의장, 양 지역 국회의원, 주요 기초단체장,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지리산휴게소는 광주대구고속도로의 중간 지점이자 '영호남 우정의 비'가 서 있어 양 도시간 우호 협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꼽힌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양 도시는 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에 머무르지 않고, 달빛고속철도 조기 건설을 위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특별법과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추진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공항 이전 특별법 동시 통과는 지난 2013년 대구와 광주가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교류, 협력을 이어온 이래, 최대 성과로 꼽힌다. 대구와 광주는 지난해 11월 광주시청에서 '민선 8기 달빛동맹 강화협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앞둔 대구경북(TK)신공항 특별법의 발효 시기를 2개월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안 발효 시기를 단축하면 건설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관리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구성하는 신공항건설추진단의 구성 시기가 빨라져 공항 건설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K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시점이 오는 27일로 미뤄질 경우 부칙에 규정된 법안 발효시기를 2개월 앞당기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됐던 TK신공항 특별법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 법안 문제로 여야가 갈등을 겪으면서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안을 본회의로 넘기기 전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야하지만, 법사위가 파행을 겪으면서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11일 오전 회의를 열고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법안소위 위원들은 특검법안과 관련, 수사 대상 등 모호성을 해소하려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뒤 의결에 앞서
국토교통부가 대구 달성군에 들어서는 제2국가산업단지가 미래 스마트기술국가산단으로 하루빨리 조성되도록 범정부추진지원단 등 지원 체계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국토교통부 주요 현안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원 장관의 대구 방문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제2국가산단이 전국에서 1번 주자되도록 지원" 이날 회의는 대구 미래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조기 추진과 대구경북신공항을 위한 지원방안을 협의하고 대구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원 장관은 "산업에 자유와 활력이 넘쳐야 시민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힘을 내는데 지난 20여년 간 대구에 새로운 산단 계획이 없었다"면서 "대구시의 과감한 제안과 사전 노력 있었고, 미래 50년을 내다본 대담한 계획을 진행하자는 맥락에서 미래 스마트기술산단을 100만평 규모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빨리 산단을 조성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원 장관은 "보통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면 15개월 남짓 걸리는데 신속 예타 절차를 도입해 10개월 이내에 모든 심사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