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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조선왕조실록·의궤 선양사업 통해 ‘새 역사’ 쓴다

3일간의 ‘환지본처’ 기념행사
봉안 행렬 등 명장면 남기고
‘환수고유제’와 함께 막 내려
토론회 열고 활용 방안 찾아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돌아왔음을 하늘의 신과 토지의 신인 ‘후토지신(后土之神)’께 삼가 고합니다.”

우리 소중한 문화재의 110년에 걸친 귀향(歸鄕)을 알리고 기념하는 환지본처(還至本處, 본래의 자리로 돌아감) 기념행사가 지난 11일 오전 오대산사고에서 장엄하게 봉행된 ‘환수고유제’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평창지역 유림들이 집전한 환수고유제는 헌관과 제관이 제자리를 찾는 취위를 시작으로, 초헌관인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아헌관인 심재국 평창군수, 종헌관인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이 국궁사배(鞠躬四拜)의 예를 갖추며 실록과 의궤가 고향 땅에 당도했음을 알렸다. 이어 향을 올리는 전폐례와 함께 술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작헌례, 축문을 태우는 망료례 등이 진행됐고, 의례의 종료를 알리는 예필(禮畢)을 끝으로 이날 환수고유제는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9일, 417년 전 그날처럼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평창군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는 과정을 재연한 ‘평창군 보관식’과 함께 시작된 사흘간의 기념행사는 110년 전 일제가 아흐레에 걸쳐 자행한 약탈의 과정을 상쇄할 만큼의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연출해 냈다.

지난 9일 평창군청 일원에서 열린 ‘평창군 보관식’은 오대산사고가 건립된 1606년 실록과 의궤를 운반하는 봉안사의 행렬이 평창에 도착했을 때 평창군민이 느꼈을 당시의 감동을 2023년에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취타대와 농악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이어 지난 10일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의 수호사찰인 월정사까지 실록과 의궤를 안전하게 옮기고 봉안하는 과정을 보여준 ‘이운행렬 퍼포먼스’는 제2의 오대산사고라 할 수 있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과의 만남, 수호총섭인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의 이운행렬 맞이 등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기록문화도시 선포식은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를 활용한 향후 선양사업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11일 환수고유제에 이어 열린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의 개관식은 지난(至難)했던 환지본처 운동의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오후 대법륜전에서 열린 ‘실록·의궤 활용방안 토론회’에서는 활용의 실질적인 방법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은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110년 만의 귀향을 감개무량하게 환영한다. 평창군민과 강원도민, 불교계를 비롯한 함께한 많은 국민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우리 지역을 대표하고 성장시키는 역사회복의 정신이자 지역의 염원의 결실로 기억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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