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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문화인터뷰] 대한민국연극제 금상 수상한 속초 극단 ‘파·람·불’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3관왕 차지
속초와 강원도만이 할 수 있는 ‘실향민’ ‘노인 치매’ 주제로 눈길
속초시와 속초고 등 지역 사회 후원으로 출전 결심

 

“우리의 이야기가 공감받고 또 인정받아 기쁩니다.”

 

속초 극단 ‘파·람·불’이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3일 제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작품 ‘옥이가 오면’이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된데 이어 김강석 파람불 대표가 연기상, 조은진 배우가 신인 연기상을 연이어 품에 안았다. 극단 ‘파·람·불’ 의 김 대표는 이와 같은 성과에 대해 자신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큰 단위의 공연들이 많이 모이다보니 가족 이야기로는 상을 받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수상작은 여든이 넘은 실향민 ‘황 노인’이 치매에 걸리고 가족들이 간병인 ‘옥이’를 집에 들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진부할 수 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실향민과 치매를 중심으로 극을 기획했습니다. 속초 그리고 강원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니까요. 두 가지 소재로 감동을 전하게 돼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김대표는 대회 개막 직전까지 연극제 출전을 고민해야 했다.

 

“강원연극제를 준비할 때부터 배우가 부족해 서울에서 활동하던 시절 인연을 불러모았어요. 숙식비부터 대회 준비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요됐죠. 전국 대회를 나가려는데…. 스태프들 보수는 당연히 챙겨줘야 할 일이고, 배우들 급여를 지불하자니 막막하더라고요. 차라리 대회에 나가지 말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아무리 어려워도 대가 없는 노력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단다. 그러나 김 대표의 결심을 바꾼 건 올해 신인상의 주인공인 막내 조은진 배우였다.

 

“은진이가 한 번도 전국 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어요. 돈 안 받아도 되니까 무대에 서게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선배로서 그 부탁을 어떻게 모른 척 하겠습니까. 다행히 후원이 끊이질 않고 들어왔습니다.”

 

속초시를 비롯해 김대표가 졸업한 속초고 동문회, 설악고 등 수많은 기관과 단체, 개인 등 누가 먼저 랄것도 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일정은 빠듯했지만 힘이났다.

 

“대회에 오르기 전까지 시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연극을 하고, 연극제가 열린 제주에 가자마자 리허설을 하느라 40시간을 못 잤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새벽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연 때문에 양양에 와야 해 눈코뜰 새 없었습니다. 시상식도 직접 참석하지 못했어요.”

 

수상은 이석표 도연극협회장과 신오일 속초연극협회장이 대신 했지만, 그 벅찬 감정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잘하고 싶어요. 이제 마음이 놓이는 건, 도와주고 또 함께 한 이들에게 보답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앞으로도 후배들이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파·람·불’은 올 4월2일 강릉 작은공연장에서 강원연극협회가 주최하고 강릉지부가 주관, 강원일보 등이 후원한 ‘강원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 도 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