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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오염수 방류 초읽기만으로도 수산업은 벌써 휘청

일 활어차 물량 유통 안 돼 냉가슴
냉동업계 “방류 전 물량 확보라도”
대마도 수산물 틈새 진출도 노려
자갈치·횟집 발길도 감소세 뚜렷
업계 절반 이상 궤멸 우려 예상도

 

“3일이면 다 나가던 일본 활어차 물량이 2주가 지나도 처리가 안 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부산 수산업계의 시름이 깊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고사 위기에 몰렸던 업계는 이번 방류를 계기로 다시 업계의 절반 이상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본 수산물 수입업계는 이미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감천항에서 수산물 수입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일본 활어차는 대당 7t 정도 물량을 싣고 감천항에 일주일에 3대 정도 들어왔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대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업계에 10년 넘게 있었지만 정말 지금이 제일 힘들다. 더 소비가 줄까 봐 입 밖으로 얘기도 못 하는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토로했다.

오염수 방류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수산물 수입을 하는 한 화주는 “상품 홍보도 ‘방류 전 수산물’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 같은데, 이것도 잠시 버티는 것이지 방류 이후에는 수산업 전체가 천천히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이외 다른 지역의 수산물을 수입하는 업체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한 유통업자는 “방사능 검사 결과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나오더라도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때처럼 국민들은 수산물 자체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2010년 8만 4018t에 이른 일본산 수산물수입 중량은 2011년 5만 6043t에서 2014년 3만 2844t으로 급감했다.

 

생산 현장은 배를 팔고 직원을 줄이는 등 다가올 피해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리 직원을 줄이고 사장과 직원 1명이 버티는 곳도 있다”라며 “수산업계는 영세한 곳이 많은데 이번에는 자본력이 있는 곳을 제외하고 절반 이상이 날아갈 거라는 말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어종별로 여러 배를 운영하는 원양업계는 배 일부를 처분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마도가 최근 우리나라 일부 업체에 대마도산 붕장어 등 어류 수출을 의뢰하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마도에서 거의 수입을 하지 않는데, 일본 수산업계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틈새시장을 찾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통 현장도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황이다. 자갈치시장 한 상인은 “손님이 코로나 이후 늘었다가 오염수 방류 소식에 다시 줄어서 지금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다”고 전했다. 부산 중구의 한 횟집 주인도 “방류 전에 먹어두자고 말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이제 자식들은 수산물을 안 먹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손님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업계는 정부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민에게 혼란만 주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전 현장 시찰단의 부실한 검증 결과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사이 업계는 계속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체계를 제대로 점검해야 업계뿐 아니라 국민들이 안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석 자갈치시장 조합장도 “이미 오염수 방류로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여야가 협의체를 구성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여부를 명확히 논의할 필요도 있다”며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수산물 검사 결과를 제대로 홍보하는 시스템도 갖춰 국민들이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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