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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지역학생 국제교류 기회 날린 교육청 ‘안일 행정’

보훈처, 유엔 참전국 국제교육과정 전국 22개교 선정…광주·전남 전무
시교육청 공문 전달 깜빡 잊고 도교육청 뒤늦게 공지해 신청 학교 없어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의 안이한 행정으로 광주·전남 초·중·고교 학생들이 올해 국가보훈처 국제교류 교육사업에 참가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보훈처는 사업 신청자 접수에 앞서 전국 시·도 교육청에 모집 안내 공문을 각급 학교로 전달할 것을 요청했는데, 정작 광주시교육청은 공문을 아예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교육청 또한 접수가 시작된 지 3일째가 돼서야 공문을 전달하는 등 안이한 행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7일 ‘유엔 참전국 국제 교육과정(글로벌 아카데미)’ 참가 학교로 선발된 국내 22개 학교를 확정해 발표했다.

보훈처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계기로 기획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미국·영국·호주 등 유엔참전 14개국 학교와 국내 학교 간 교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훈처에서 올해 처음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선발된 학교는 활동비 1500만원을 지원받아 온라인 화상 공동수업, 상호 방문교류 수업, 참전 전적지 탐방 등 활동을 할 수 있다. 활동 결과에 따라 활동비 300만원을 추가 지원받을 수도 있다.

보훈처는 지난 2월 1일부터 20일까지 참가 신청서를 받았다. 지원 대상은 최근 3년간 유엔참전국 내 학교와 교류 실적을 갖고 있는 학교로, 이 중 방문교류 실적의 경우 최근 5년까지 인정됐다.

하지만 보훈처에 따르면 올해 선발된 22개 학교 중 광주·전남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애초 광주·전남에서 제출한 신청서도 한 건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일선 학교들은 사업 안내 공문조차 못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월 30일 보훈처로부터 관련 공문을 받았으나, 이후 일선 학교에 공문을 전달하는 것을 ‘깜빡’하고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교육청 담당자는 “연초에 여러가지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계획을 짜느라 일이 많았던 탓에 공문 전파를 깜빡했다”며 “앞으로는 사업 안내를 꼼꼼히 챙기겠다”고 해명했다.

전남도교육청 또한 같은 날 보훈처로부터 공문을 받았지만, 신청서 접수를 시작한 지 3일째인 지난 2월 3일에야 857개 초·중·고교에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교육청 담당자는 “공문을 전달한 이후로도 신청서를 낸 학교가 없었다”며 “지원 조건이 맞는 학교가 많지 않아 아무도 신청을 안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담당자 모두 지원조건에 맞는 학교가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학생 글로벌 리더 세계 한바퀴’ 국제교류 사업을 올해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국제 교육 교류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인데도, 단순한 행정 실수 때문에 광주·전남 학생들이 국제교류 기회를 통째로 잃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활동가는 “학생들이 민주 시민으로서 해외에서 좋은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치게 돼 아쉽다”며 “국제 교류 사업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 비해 교육청 내에 이를 총괄하는 부서가 없어 혼란이 생기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 누수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시·도 교육청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