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봄바람은 불어오고 어디선가 살찌우는 소리가 흥겹게 들려온다. 겨우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따뜻해질 시기를 기다리던 서천 주꾸미가 움직이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엔 낙지, 봄은 주꾸미'라는 말이 있듯 주꾸미는 5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더욱 쫄깃쫄깃 고소해지고 알이 통통하게 들어차 맛이 일품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서천 동백정의 동백꽃은 때를 맞춰 꽃을 피우며 주꾸미의 등장을 반긴다.
전국의 식도락 여행객들에게 충남 서천의 매력을 소개한다.
■ 천연기념물 동백나무 숲의 은은한 향기
서면 천연기념물 제169호 동백나무숲 3~4월 '만개'
해질 무렵 '동백정' 올라 오력도 배경 낙조는 '백미'
3월부터 4월까지 파릇한 나무들 사이로 붉은 몽우리가 개화하는 동백나무숲은 주변을 화사한 봄빛으로 물들게 한다.
서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8천265㎡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 숲은 서천에 부임한 수군 첨사가 뱃길의 안전을 기원하며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동백꽃·주꾸미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동백나무 숲을 방문하면 선분홍빛 자태를 자랑하며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붉은 동백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동백정'에 오르면 해송 사이로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해질 무렵 오력도를 배경으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이 지역은 포구가 바다로 길게 뻗어 나와 있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전국에서 찾는 해돋이 해넘이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 서면 마량포구의 봄을 알리는 주꾸미
소라 빈껍데기 이용해 잡는 주꾸미는 봄철 '별미'
타우린 성분·필수아미노산 풍부한 '웰빙 해산물'
충남지역에서 봄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곳이 서천인데, 서천의 봄은 동백꽃과 물오른 주꾸미가 제일 먼저 알린다.
봄철 별미인 주꾸미는 겨울에는 심해에 머물다가, 봄이 돼 수온이 올라가면 연안으로 몰려든다.
서천 앞바다는 수심이 낮고 영양염류가 풍부한 갯벌지대로, 주꾸미의 먹이가 되는 새우가 서식하기 좋아 주꾸미 또한 풍부하다.
서천 주꾸미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주꾸미를 소라의 빈껍데기를 이용한 소라방 방식으로 잡기 때문이다.
소라 껍데기를 밧줄에 매달아 던져 놓으면 밤에 활동하던 주꾸미가 그 속에 들어가는데, 이렇게 잡은 주꾸미는 산 채로 잡혀 싱싱하고 더욱 맛이 좋다.
칼로리가 낮으면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주꾸미는 그야말로 웰빙 해산물. 두뇌 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학계의 분석도 있다.
특히 DHA가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아주 풍부하여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회복 등에도 효과적이다.
■ 눈은 호강, 몸은 건강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
내달 18일부터 16일간 펼쳐지는 동백꽃·주꾸미 축제
선상유람·보물찾기… 다양한 프로그램에 '오감 만족'
아름다운 동백꽃과 서천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주꾸미가 어울린 2023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는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4년 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봄철 주꾸미의 맛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축제는, 특히 올해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해 어린이가 함께하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참여하기에 제격일 듯싶다.
행사기간 중에는 주꾸미 낚시 체험, 동백정 선상유람투어, 동백나무숲 보물찾기, 요리장터, 전통놀이 체험, 포토존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의 오감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3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는 서면 마량진항 일원에서 3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16일간 펼쳐진다.
행사장에서 판매되는 싱싱한 주꾸미는 서천특화시장과 장항전통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온라인 마켓인 '서천가득몰'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산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서천의 매력을 한 번에 느끼고 싶다면,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에 방문하여 따스한 봄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