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보이는 동해안 최북단 절경
국내 최대 석호·바다·산 어우러져
싱가포르 총리부부 극찬한 휴가지
2.5㎞ 바다 산책 ‘해양누리길' 조성
고성 화진포는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역사안보 현장이다. 분단 전후 남과 북의 정치인과 유명인사들의 자취가 근대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이기붕 전 부통령, 김일성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정치인들이 별장을 지어 여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화진포에 별장을 마련한 것은 산, 바다, 호수가 어우러진 수려한 자연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사안보의 현장이라는 그늘에 가려졌던 화진포의 자연환경이 최근 힐링을 테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이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산세가 험하지 않은 응봉(122m)으로 가는 숲길이다. 화진포안보공원에 주차를 한 뒤 김일성별장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거진항에서 거진해맞이봉산림욕장을 거쳐 오르는 코스 등 2개 코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 바다는 물론 산과 호수의 경치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지나 정상에 서면 우리나라 최대 석호인 화진포 호수와 드넓은 바다, 날씨가 좋으면 북쪽 저 멀리 금강산까지 시야에 들어와 품에 안긴다. 대자연의 진경을 간직하기 위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방 어느 곳을 배경으로 하든 작품이되기 때문이다. 고성군민은 물론 전국에서 수많은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고성의 핫스폿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이곳은 싱가포르 총리 부부도 반한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2015년 12월 싱가포르 리센룽(Lee Hsien Loong) 총리 부부는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들은 고성 통일전망대와 화진포 일대를 둘러본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화제가 됐었다.
총리 부인 호 여사는 응봉에서 총리와 찍은 사진과 화진포 일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유명세를 탔으며,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체험거리도 생긴다. 화진포 해안절벽을 따라 동해안 최대 길이를 자랑하는 바다 위 데크길인 해양누리길이다. 김일성별장에서 거진항까지 2.5㎞ 구간에 폭 2.5m의 데크길을 해일과 월파에 시설물이 안전하도록 해안으로부터 10m 이격해 설치한다. 내년에 착공한 뒤 2024년 준공하면 바다 위를 걸으며 해안절경을 즐기는 새로운 명소가 탄생하게 된다.
나만의 힐링여행, 또는 가족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화진포의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고 응봉숲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고성=권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