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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초대형 하마는 어딨나요” 한 달 넘게 주인공 없는 사천 아라마루

수 차례 개장 연기 후에도 대표동물 없이 개장 ‘빈축’
관람객 “희귀동물 전시 홍보해놓고 아나콘다·작은발톱 수달 등 없어, 텅빈 수족관 실망”
운영사 "대체 동물로 채웠는데…부족했다면 죄송"

국내 빅5 규모를 자랑하는 도내 첫 대형 수족관인 사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개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사천시와 사업시행사 ㈜애니멀킹덤 등에 따르면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은 도내 첫 대형 수족관으로서 초양섬 바다케이블카 하부역사 옆 부지면적 7790㎡에 지어진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다. 총사업비 181억원이 투입됐다. 사천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업자가 투자해 건물을 짓고 20년간 운영한 뒤 지자체에 기부체납 방식으로 건립됐다.

 

 

전국 다섯 번째 큰 규모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동물 그리고 400여종의 다양한 희귀어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소개해 경남도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대표 전시종으로 초대형 하마, 아마존 괴물 피라루쿠, 매너티, 작은발톱 수달, 수빌, 아나콘다, 바다악어, 피싱캣, 잔점박이 물범, 앨리게이터 악어 등을 전시하겠다고 했다. 운영업체 측은 7월 9일 개장식 행사를 갖고 이날부터 22일까지 2주간 시범운영을 진행하다 지난 7월 23일 정식 오픈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핵심 전시 동물인 초대형 하마를 비롯한 아나콘다, 작은발톱 수달 등 주요 생물들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이 야심차게 전시할 예정이었던 세계에서 두 마리밖에 없는 초대형 하마는 개장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입고되지 않았다. 언제 들어올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추락한 비행기에서 떨어진 초대형 하마’ 주제의 대규모 전시 공간은 펭귄 몇 마리로 대신 채워져 있어 관광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은 개장 초기 물의 탁도가 좋지 않아 수족관 내부가 잘 보이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창원에 사는 한 주부는 “대형수족관 개장 소식을 듣고 이달 초에 찾아갔는데 완전 실망이었다”며 “하마 집은 엄청 큰데 초대형 하마는 없었고, 물고기는 죽어 있었으며 타조는 털이 빠져 있어 혐오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주부는 “물이 흐려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 수족관도 많았다”면서 “경남에 아이들 데려가기 좋은 아쿠아리움 하나 생기나 많이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정식 개장 이후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입장료가 아깝다’, ‘최선이었나. 너무 아쉽습니다’, ‘아쿠아리움이 아니다. 이럴 수가 있나’, ‘다시는 안 간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시범운행은 아니라 본다’ 등의 비난 글이 쏟아졌다.

 

준비 부족 탓에 업체 측은 정식 개장 이후 50% 할인행사를 지난 16일까지 연장 시행했고 이후 사흘간 건물 내부 보완을 위해 임시휴장을 하기도 했다. 이달 20일 다시 정식 운영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계획됐던 주요 희귀생물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업체 측은 주요 전시 생물을 가져오지 못한 탓에 비어 있는 수족관을 감추기 위해 다른 동물들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준비 미흡에 대한 무마용으로 20% 할인을 내세워 관람객을 받고 있다.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은 ‘준비가 부족해 하마와 기타 생물이 전시되기 전 9월 말(예정)까지 입장가 20% 할인을 실시한다’고 홈페이지에 최근 공지했다.

 

 

 

진주에 사는 40대는 “대표 동물을 확보하지 못했으면 개장을 미뤘어야 했는데 영업 욕심 때문에 서둘러 개장한 것 같다”며 “할인을 해준다고 하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나중에 또다시 돈을 내고 보러 오라는 소리와 같다. 우롱 당한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데려오지 못한 대표 동물들은 다른 동물로 대체했기 때문에 비어 있는 공간은 없다”며 “빨리 대표 동물들을 가져오고 싶은데 적응기간과 수족관 상태 등을 고려하다 보니 늦어지고 있다. 전시 동물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죄송할 따름이다”고 답변했다.

 

또 “초대형 하마는 지금 서울대공원에 있는데 바로 데려오면 안 되기 때문에 사육사와 같이 생활하면서 교류하는 기간을 거치고 있다. 교류기간은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물 흐림 문제는 국내 최초의 자연광 수족관이다 보니 다른 수족관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에는 개장 이후 한 달여 동안 6만명이 넘는 유료 입장객이 다녀갔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