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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서면 인생샷]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절경…금강산이 손에 잡힐 듯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화진포

 

 

 

국내 최대 16㎞ 석호 거닐며 힐링
100년 금강송 반기는 응봉 등산로
명사십리 해수욕장서 추억 만들기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 무의식 중에 접경지역, 안보관광지, 군부대 등이 연상될 것이다.

6·25전쟁 후 우리들의 인식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던 단어들이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후에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곳'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힐링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화진포다. 고성의 자랑인 산, 바다, 호수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수는 거대한 8자 문양을 띠고 있다. 그 둘레만 16㎞에 이르는 국내 최대 석호다. 1971년 12월 강원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주변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당시 제2인자였던 이기붕 별장, 김일성 별장 등이 관광객을 맞고 있다. 화진포의 자랑은 238만여㎡(72만평) 규모의 울창한 송림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금강송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기만 해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화진포 일대를 조망하려면 응봉숲길이 제격이다. 고성군민 누구나 망설임 없이 추천하는 숲길이다. 지난해 피톤치드 발생량을 조사해 보니 일반 숲길보다 최대 5배 높다는 것이 뉴스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 아이와 함께 걸어도 크게 힘들지 않은 코스다. 김일성 별장을 출발해 야트막한 언덕 숲길을 걷다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쯤이면 시원한 해풍이 땀을 식혀주는 능선에 서게 된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왼쪽으로 바다, 오른쪽으로 화진포 호수를 감상하며 조금 더 걷다 보면 응봉(해발 122m)에 오르게 된다. 옛날부터 화진포 동쪽에 위치한 높은 산이 매(鷹)가 앉은 형상과 같다고 해 응봉(鷹峰)으로 불리고 있다. 동서남북으로 탁 트인 시야는 거칠 것이 없다. 고성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쪽으로는 동해 바다, 발 아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호인 화진포 호수와 송림, 북쪽으로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실루엣이 눈앞에 들어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기억으로만 남기기에 아쉬움이 남으면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폼만 잡으면 잊지 못할 추억을 담은 나만의 인생샷이 된다. 계절 따라 사시사철 변하는 풍경은 물론 일출과 일몰도 일품이다. 이 숲길은 2015년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가 걸었던 곳이다. 총리 부인 호(HO Ching) 여사는 응봉에서 총리와 찍은 사진과 화진포 일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계기가 됐다. 곧 피서철이다. 가족과 함께 멋진 힐링 여행을 생각한다면 화진포가 제격이다. 화진포 호수 앞에 드넓게 펼쳐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호수 주변에 군락을 이룬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을 둘러보는 것도 고성에서의 색다른 추억이다.

고성=권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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