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 시대 향로가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6일 청자모습을 본 뜬 고려 시대 상형청자인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靑磁 獅子形蓋 香爐)'를 보물로 지정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사자의 모습을 한 뚜껑과 네 굽이 달린 받침으로 구성된 고려 시대 향로이다. 2007-2008년 동안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선박 '태안선(泰安船)'을 조사하던 중 인양돼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청자 향로는 둥근 몸체에 사자형 장식을 단 뚜껑이 묶음을 이루고 있다. 향로 뚜껑의 사자는 앞다리를 세우고 웅크리고 앉아 있으며 다리 사이에는 장식구슬을 끼고 있다. 쫑긋 솟은 두 귀, 활짝 벌린 입, 혓바닥 등이 투박하지만 해학적으로 표현됐고, 등에는 갈기가 새겨져 있다. 다소 파격적이고 거칠게 표현된 사자의 형상은 세련된 조형성으로 알려진 고려청자에서 잘 볼 수 없는 이례적 모습이어서 고려인들의 또 다른 미감(美感)을 보여준다. 비록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몸통 일부가 정제되지 못했으나, 이 또한 상형청자의 제작이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실제 출수 당시 청자 향로에서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며, 향로 뚜껑 밑면의 구멍을 통해 향
우리의 역사를 함께 해온 공예의 가치를 다각적으로 재해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오는 5월 15일까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첫 번째 현대미술기획전 '불보다 뜨겁게 바람보다 서늘하게'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대전·충청지역 공예가 14명의 작품을 통해 '공예는 인간의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롭게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와 그 저변에 깔린 마음의 온도를 전한다. 시립미술관 1전시실에서는 '무엇이 손을 사유하게 하는가'를 주제로 인영혜, 김희라, 정은진, 윤지선, 윤상희, 정해조, 조혜진 등 7명의 작가가 섬유·충전재부터 3D프린팅, 옻칠 기법을 사용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인영혜의 '울퉁불퉁한 돌기 의자'는 통해 자의가 아닌 타인에 의해 바뀌는 표정과 함께 실제와 달리 표현되고, 무시되는 감정을 내포한다. 김희라는 기물의 형태나 재질을 전환시켜 일탈의 쾌감과 전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은진은 새로운 관계의 모색이라는 물리·관념적 사유를, 윤지선은 '실'을 재료삼아 관계를 이야기한다. 정해조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본분, 사물의 본질과 같이 삶의 기반이 되는 이치와 같은 원리를 고민한다. 특히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민족 정체성과 가치를 상징하는 전통생활관습 '한복 입기'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우리나라 전통 의복인 한복을 입고 향유하는 문화인 '한복 입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복 입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한복 입기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전승돼 역사성이 있는 문화이자 가족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고 예를 갖추는 데 필요한 매개체라는 점에서 문화재 가치가 인정됐다. 또 역사학·미학·디자인·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학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土偶), 중국 측 사서(史書) 등 관련 유물과 기록이 확인되는 점,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관련 지식이 전승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평상시에는 서양식 옷을 입지만, 설과 추석 같은 명절날이 되거나 돌잔치, 결혼식, 제사 등 의미 있는 의식을 치를 때는 한복을 입는다. 다만 문화재청은 이번 '한복 입기'의 문화재 지정 예고가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 최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거장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내한 공연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한 관객이 공연 중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것을 포착한 짐머만이 불편함을 표출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과의 대화 끝에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앵콜'은 없었다. 지역 공연계가 '폰딧불이(휴대폰+반딧불이)'로 수 년 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연 중 휴대폰을 사용해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가 빈번하지만 현장 통제 외엔 뾰족한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연 전문 포털사이트 인터파크가 지난 2016년 공연 관람객 38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1%(374명)가 관람 방해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은 유형으로 '공연 중 벨 소리가 울리거나 전화를 받는 행위'(30.6%)가 꼽혔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 워치 등 '공연장 빛·소음 공해'를 만드는 수단은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강력한 규정이나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현장 인력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제재하고 있지만, 대규모 공연장의 경우 제한된 인력만으로 수백 명의 관객을 통제해야 하기에 한계가 있어 관객들의 협조에 맡
국립발레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 '해적'이 오는 24-25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해적'은 거장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만든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국내 초연이 호평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다.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해적'은 단원 송정빈의 안무로 다시 태어났다. '해적'은 해적단 두목 '콘라드'를 중심으로 모험과 사랑, 배신 등 이야기가 전개되는 '액션·로맨스 발레'다. 혹시라도 발레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작품이다. 주목할 점은 원작에서 노예로 설정된 두 여주인공 '메도라'와 '귈나라'를 각각 '플로리아나 섬의 아름다운 소녀'와 '마젠토스 왕국의 대사제'로 설정한 것이다. 캐릭터의 설정과 함께 작품의 전개 또한 각색되어 정의로운 해적단의 메도라 구출작전과 2인자 비르반토의 배신, 그리고 메도라와 해적단 두목 콘라드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짜릿함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느껴진다. 흔히 생각하는 발레가 아니다. 탄탄한 스토리 덕에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하고, 발레리노의 군무가 굉장히 역동적이다. 3막을 2막으로 각색해 빠르고 다이내믹한 전개로 긴장감과 몰입도도 높였다. 해적단이 정박
대전일보는 28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대전일보사 1층 복합문화예술공간인 Lab MARs(랩마스)와 동구 소제동 마당집 17호에서 '우주와 예술이 만날 때 : ABC(Art, Black Tiger, Cosmos)展'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대전일보와 한국천문연구원,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검은 호랑이해 우리나라 하늘 그리고 우주'를 주제로 한 천문예술 융합 전시로, 넓고 광활한 우주, 신비로운 천문 현상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8일부터 5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남상현 대전일보 부회장과 김재철 대전일보 사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 류철하 이응노미술관 관장 등이 참석한 전시 오프닝 행사에선 김재철 사장과 박영득 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기획 의도와 주요 작품을 소개한 후, 전시 공간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상현 대전일보 부회장은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준비한 이번 전시는 '우리 선조들이 호랑이를 통해 본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최근 과학적 성과로 알게 된 실체의 모습과 과거 선조들이 묘사했던 호랑이의 모습 등을 접목하는 시도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일상을 스쳐가는 글감들을 잡아 열심히 작품활동을 펼쳐가겠습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 정연용 동화작가와 하인혜 시인이 24일 제17·18회 대전일보문학상(대일문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대전일보는 이날 본사 1층 랩마스(Lab MARs)에서 김재철 대전일보 사장을 비롯한 김해미 대일문인협회장, 이은심 대일문인협회 부회장, 이예훈 전 대일문인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1999년 교직생활 중 동화 '메기의 여행'으로 등단한 정연용 작가는 동화집 '숲속의 눈물' 시집 '달빛사랑' '인생길 옆 주막집'을 펴냈다. 2013년 한밭문학상, 2019년 충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난해 말 '딱따구리 5남매'를 출간하는 등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인 하인혜 시인은 199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시, 수필 장르에도 정식 등단해 내실 있는 집필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동시집 '엄마의 엽서'와 시집 '분꽃과 어머니', '지금이 젤 좋아'를 출간하는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정 작가는 "등단 이후 대일문학상을 받기까지 22년이 걸
살아있는 전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3년 만에 다시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내달 4일 대전예당 아트홀에서 파격적인 해외 정상급 연주자 짐머만의 '신들린 피아노 선율'을 귀에 담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16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던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짐머만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의 여전한 명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에 깊은 감동을 받은 바 있다.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해석으로 이 시대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별 다섯 개 밖에 주지 못하는 아쉬움'(그라모폰), '그로 인해 느끼는 클래식의 영원함'(뉴욕 타임즈) 등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18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오른 짐머만은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형성해오며 완벽함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현재까지 세계적인 거장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어디서 연주하든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공수해 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때로는 건반을 누르면 해머가 현을 때리는 장치인 '액션'만을 가져와 피아노에 연결하기도 한다. 이날 내한 공연
지역 문화기반시설들이 전시·체험콘텐츠에 첨단 기술을 입혀 지역민과 관람객들에게 충청권의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대전시립박물관과 이응노미술관에 따르면 두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2022년 공립박물관·미술관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공간 조성지원 사업'과 '2022년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구축사업'에 각각 선정됐다. 이를 통해 시립박물관은 국비 5억 원을, 이응노미술관은 2억 원(국·시비 각 1억 원)을 확보했다. 시립박물관의 실감콘텐츠 제작·체험공간 조성지원사업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전된 문화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박물관은 철도 도시 대전의 형성과정을 반응형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법과 홀로그램(Hologram), 그리고 미디어 방명록 등 실감 콘텐츠 전시·체험 공간을 구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유물·설명문 위주로 구성된 고전적 전시에서 탈피해 첨단 미디어기법 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함께 선정된 이응노미술관의 스마트미술관 구축사업은 첨단 기술 중 하나인 메타버스를 활용해 이응노의 작품을 선보이는 가상 미술관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첨단
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에 걸쳐 형성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에 우리나라를 홍보하는 유산이 됐다. 문화재청은 16일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와 한복, 경복궁, 팔만대장경,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떡 등 5가지 유산을 선정했다. 이들은 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인에게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새길 예정이다. 5가지 유산들은 2000여 명의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시행한 선호도 조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10개의 문화유산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생각함'에서 내국인 1000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5개의 문화유산을 최종 결정했다. 이 중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홍보 유산으로 선택한 사람은 총 121명(11.9%)이었다. 1위는 한복으로, 28.8%인 293명이 선택했다.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이들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감각적인 영상 등을 제작해 해외 주요도시 전광판에 직접 송출하는 등 세부 홍보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우리나라 유산을 세계에 제대로 알림으로써 주변국의 문화공정으로부터 우리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