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간 공전해 온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사업이 또 한 번의 고비를 앞두고 있다. 시민들의 오랜 염원 아래 논란을 매듭지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 문턱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총 사업비 증액 관련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으로, 당시 예산 산정 기준의 적절성과 타 시도 도시철도 사례 등 측면에서 타당성이 확보되고 있다. 나아가 트램이 지역균형발전과 도시재생 촉매제이자 충청권 메가시티 형성이란 국가적 대의 실현 차원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19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승인 이후 혼선을 거듭하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3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관련 논의를 시작한 이래 2014년 4월 고가 자기부상열차, 2014년 6월 트램 방식으로 결정되기까지 11년 간 '건설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빚어왔다. 2019년 1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트램사업을 올린 이후엔 '급전방식'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2021년 2월엔 3분의 1 가선에서 같은 해 10월 전 구간 무가선 방식으로 번복, 2022년 2월 다시 유·무가선 혼용방식으로 변경됐다. 이후 지난 6월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오월 광주 정신을 세계에 전하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개최한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 전시가 222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한다. 5·18민주화운동을 미학적으로 재조명하고 ‘광주정신’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동시대에 발신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전시장에서 지난 4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7개월 간 선보였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주제를 따온 이번 전시는 1980년 근현대사의 아픔을 은유적인 시선으로 표현, 관람객들에게 인류 보편애와 휴머니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획으로 호 추 니엔 등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에는 돈 베이커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한국사 교수를 비롯해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 한국학과,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박물관학과, 콜롬비아 대학 단체 관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꽃 핀 쪽으로’는 ‘아트뉴스’, ‘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지자체들이 답례품 선정 등 준비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법령 공포가 다소 늦어지면서 아직 시행의 근거가 되는 조례 제정을 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고심 끝에 답례품을 선정한 지자체들은 특색 있는 상품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7일 경기도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따른 답례품을 선정한 도내 시·군은 가평군과 연천군 2곳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거주하고 있는 곳이 아닌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는 제도인데, 기부를 받은 지자체는 소정의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답례품이 고향사랑기부제의 흥행 여부를 좌우할 수도 있는 만큼, 아직 선정 절차에 돌입하지 않은 지자체들도 내심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선정 고심끝 농축산물 다수 포함 가평 숙박시설·지역화폐도 제공 답례품 선정을 마친 가평군과 연천군은 대체로 지역 농·축산물을 포함했다. 연천군은 15개 품목을 선정했는데 쌀과 콩, 율무, 인삼, 소고기,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과 참기름, 들기름, 된장, 고추장, 간장, 누룽지, 와인, 김치, 홍삼가공품 등 농산물 가공품을 준비했다
“일흔 두 해 되도록 통곡 소리 끊이지 않는 괭이 바다여. 죽음의 바다여 죽음의 산골짜기여 학살의 땅이여. 완전한 진상 규명, 민족 화해의 통일은 산 자의 몫으로 남기시고…” 김성대 시인은 6·25 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과 유족 아픔을 이렇게 추모 시로 표현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는 지난 26일 오전 ‘창원 위령탑 제막식 및 합동추모제’를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홍남표 창원시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안병오 마산합포구청장을 비롯해 도내 18개 시·군에서 온 유족 등 25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유족회에 따르면, 한국전쟁 전후 당시 창원지역에서만 민간인 2300여명이 재판 없이 불법으로 학살당했다. 이 가운데 마산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국민보도연맹원, 정치사범 등 1681명이 희생됐고 그중 네 차례에 걸쳐 717명 이상이 마산 괭이 바다에 수장됐다. 이에 따라 유족회 측은 희생자들이 수장된 괭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령탑 건립을 요청했고, 시는 이에 응답해 2억5000만원(시비 2억원·경남도 특별조정교부금 5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건립 공사를 시작해 지난 9월 준공됐다. 위령탑은 높이 5.6m로 당시 희생자
12월 중순 강원중도개발공사(GJC) 경영진 교체와 2,050억원 보증채무 상환이 사실상 동시에 이뤄지며 GJC 회생신청 발표 이후 촉발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가 출구를 찾아가고 있다. GJC의 최대 주주인 강원도와 2대 주주인 멀린사는 오는 12월1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한다. 2주 내 임시 주총을 열어야 한다는 정관에 따라 12월 중순 신임 대표를 선임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 GJC의 보증채무 2,050억원에 대한 상환도 이뤄진다. 강원도와 GJC는 회생신청 발표 이후 극한 갈등을 빚어왔다. 경영진 교체가 일사천리로 이뤄진 배경은 2대 주주인 멀린사와의 합의가 결정적이었다. 당초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 간의 국제적인 갈등으로까지 확전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멀린측은 레고랜드 2단계 개발을 위해 김진태 도정과의 협조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GJC의 지분 44%를 보유한 대주주임에도 통제가 전혀 불가능했던 강원도 역시 2대 주주인 멀린사의 협조가 절실했다. 결국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지난 21일 강원도와 멀린은 GJC의 인적 쇄신에 전격 합의할 수 있었다. 강원도는 이미 신임 대표로 복수
“꿈을 갖고 노력하면 기회는 찾아옵니다. 포기하지 말고 항상 준비하세요.” 제주 출신 최진철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51)는 남들은 은퇴를 했던 만 31살과 35살에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는 제주일보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에서 활약한 축구 유망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태극 전사들의 선전에 카타르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오십이 넘어도 축구화를 벗지 않은 최진철은 후배들에게 정신력과 투혼을 당부했다. 2002년 붉은 악마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슬로건은 최진철의 축구 인생이었다. 그는 대기만성형 수비수로 백전노장의 저력을 보여줬다. 187㎝ 장신에 제공권을 장악한 최진철은 1994년과 1998년 두 차례 월드컵에 대비한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최종 엔트리에는 제외돼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열심히 훈련하며 힘들게 준비했는데 내게는 왜 기회가 오지 않을까.” 꿈의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서러움은 너무나 컸다. “2001년 9월 K-리그 수원전을 마치고 전주로 복귀하는데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라는 연락이 왔죠. ‘이번에도 들러리가 되겠구나’라는 자괴감이 밀려왔죠. 한편으론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새만금 동서도로의 행정구역 관할권을 둘러싼 지자체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가 김제시와 군산시가 제출한 새만금 동서도로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행정구역 결정 신청서를 받아들인 지 1년 만이다. 27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행안부 제8기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5일 출범후 두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다양한 분쟁조정 안건들이 논의됐지만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 분쟁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조만간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 분쟁을 안건으로 상정할 지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새만금 2호 방조제(신항만)에서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시작점까지 20.3㎞를 연결하며 2020년 11월 개통됐다. 도로의 행정구역을 인정받으면 수변도시 등 새만금 핵심 인프라로 자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제시와 군산시는 관할권 다툼을 해왔다. 지역 사회에서는 지난 2010년 새만금 방조제 완공 직후부터 지자체간 갈등이 계속되어 왔던 만큼 동서도로 갈등을 내부적으로 정리하자는 여론이 높았다. 지난 202
KDB산업은행은 29일 부산·울산·경남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조직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핵심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사실상 첫발을 떼는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현행 ‘중소중견금융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바꾸고 관련 부서 인원을 부산·울산·경남에 근무하도록 한다. 또한 지역성장부문 아래에 ‘동남권 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혁신기업 발굴,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같은 투자금융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있는 해양산업금융실은 기존 1실 체제에서 2실 체제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통과할 경우 부산·울산·경남 근무 직원은 50여 명 이상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산업은행은 조직 개편안이 의결되는 대로 정원과 예산을 확정한 뒤 사무 공간 확보 절차 등을 밟아 이르면 내년 1월께 해당 직원을 동남권에 보낼 계획이다. 이는 앞서 올 8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간담회에서 “본점을 서울
경북 기초단체들이 내년도 연간 예산 2조원 시대를 잇따라 열게 됐다. 일찍이 2년 전 발 내딛은 포항시에 이어 구미시와 경주시가 내년도 본예산을 1조8천억원 이상 배정하면서다. SOC(사회간접자본) 개선과 산업 육성, 복지 분야에 투자를 더욱 늘리는 만큼 지역민 삶이 더욱 윤택해질 전망이다. 27일 경북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주시가 2023년도 당초 예산안으로 1조8천450억원을 편성해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일반회계 1조5천820억원과 특별회계 1천333억원, 공기업특별회계 1천297억원 등이다. 이는 2022년도 당초예산 1조5천650억원보다 17.9%(2천8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내년 중 추가경정 예산을 더하면 연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2일 구미시도 내년도 당초 예산안 1조8천208억원을 구미시의회에 제출했다. 일반회계 1조5천21억원, 특별회계 3천187억원 등이다. 올해분 당초예산 1조5천60억원보다 3천148억원(20.9%) 증액한 것이다. 이 역시 추경 예산을 더하면 연 2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북에서 연 예산 2조원 규모에 들어서는 기초단체는 모두 3곳에 이르게 됐다. 앞서 포항시가
포항의 겨울은 과메기다. 또 과메기냐고 타박을 줘도 어쩔 수 없다. 포항 어디를 가더라도 해안가마다 장대 가득 널려있는 과메기가 겨울바다처럼 반짝인다. 양껏 기름을 머금은 비릿한 향기는 해가 지기 전부터 술을 부르는 복병이다. 옛날 포항지역민들 만의 애장품이었던 과메기는 이제 백화점이며 대형마트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충 20여년 전부터 오히려 타지역 사람들이 겨울철이면 먼저 과메기의 안부(?)를 묻는 듯하다. 그래서 포항 사는 사람들은 요맘때쯤이면 오랜만에 연락 끊긴 친구들의 전화를 받게 된다. 덕분에 전국 각지 선물을 보내려 한동안 돈과 시간이 솔찬히 깨지게 되니 참 고맙고도 얄미운 과메기이다. ■ 청어에서 꽁치로… 과메기 변천사 과메기란 이름은 '관목(貫目)'에서 나왔다. 눈을 꾀어 걸어 말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포항 구룡포지방 사투리로 '목'을 '메기'로 불렀고, 세월이 지나다 지금의 이름으로 굳혀졌다. 수온이 더 차가웠던 옛날 경북 동해안에는 청어가 많이 잡혔다. 이 청어의 눈을 꾀어 냉훈법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건조시킨 것이 과메기의 시초이다. 냉훈법은 식품을 낮은 온도에서 연기에 그을려 저장하는 방법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