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을 보전하며 목축업의 기반이 됐던 마을공동목장이 사라지거나 방치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팔짱만 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23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마을공동목장은 44곳·4611㏊으로 6년 전인 2014년 57곳·6530㏊와 비교해 13곳이 줄었다. 면적으로 보면 마라도(29.8㏊)의 64배에 달하는 목장 부지가 사라진 셈이다. 본지 취재 결과, 마을공동목장은 한 번에 넓은 토지를 확보할 수 있어서 골프장이나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으로 팔려나갔다. 실제 신흥2리목장(해비치골프장), 서김녕마을목장(세인트포골프장), 상명마을목장(라온골프장) 등 중산간 목장마다 골프장이 들어섰다. 아울러 서광서리마을목장(제주신화월드)과 위미1리목장(백통신원리조트) 등에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이뤄졌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마을목장을 잠식하고 있다. 가시리와 김녕리에 풍력단지가 설치되는 등 현재까지 7곳의 목장 부지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섰다. 특히 소고기와 조사료(건초) 수입량이 늘면서 일부 마을목장은 소와 말이 방목되지 않는 등 황무지로 전락했다. 조천읍 대흘2리마을목장(21만㏊)의 경우 20년째 소와 말을 키우는 농가가 없어서 초지가 자라야 할 목
미군정기 4·3일반재판으로 수형생활을 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피해자와 유족 등 24명이 재심을 청구했다. 제주4·3도민연대(대표 양동윤)는 20일 생존 수형인 고태명씨(89)와 유족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재심 청구서를 제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3·10도민 총파업에 연루됐거나 미군정의 양곡(보리) 강제 공출에 반발했다가 일반재판에 넘겨져 옥살이를 하거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야학을 운영한 혐의로, 마을 청년을 집안에 숨겨줬다는 이유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미군정기에 기소돼 일반재판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했다. 이어 미군정청 포고령 2호(무허가 집회·시위)와 군정법령 19호(공무집행방해) 위반 혐의로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태명씨는 “고향인 구좌 동복리에서 야학을 열고 부녀자에게 한글을 가르쳤는데 경찰에 끌려가 전기 고문을 당했고, 무허가 집회를 열었다는 죄를 뒤집어 썼다”며 재심 청구 사유를 밝혔다. 고(故) 이경천씨의 유족은 “애월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1947년 3·1절 기념식에서 남한 단독 선거와 단독 정부 출범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 중인 렌터카 총량제를 유지할 운행 제한 소송마저 잇따라 패소하면서 렌터카 수급 조절을 위한 정책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제주도는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9월 3만2000대가 넘는 렌터카를 2만5000대로 유지하는 렌터카 총량제를 시행했다. 도는 제주특별법 개정안(특례)을 토대로 이 정책을 도입했고, 자율 감차에 따르지 않는 업체에 ‘운행 제한’이라는 페널티를 부과했다. 도는 업체별 감차 목표를 설정, 지난해 9월까지 2년간 6111대의 렌터카를 줄이기로 했으나 소송전이 잇따르면서 실제 감축 대수는 3134대에 그쳤다. 제주도는 소송의 진행 중에도 감차 정책은 계속 시행했다. 2019년 5월에는 자율 감차에 동참하지 않은 40개 업체, 렌터카 1847대에 대해 운행하지 못하도록 ‘운행 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등 대기업 계열 3개 업체는 정당한 보상 없이 렌터카 운행을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고법 제주제1행정부(왕정옥 부장판사)는 이들 업체가 제기한 렌터카 운행 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에서도 업체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통체증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일반 성인으로 확대되지만 의사 구인난으로 원활한 접종에 차질이 우려된다. 1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고령층·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에 이어 3분기(7~9월)부터 50대 연령층과 고3수험생, 초·중·고교 교사, 군인 등 접종 인원을 확대한다. 정부는 ‘11월 집단 면역’을 위해 7월부터 접종 인원을 대폭 늘린다. 제주보건소는 초저온 냉동고가 설치된 한라체육관을 제주예방접종센터로 지정, 지난 4월 1일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백신 안전사고 예방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의사 1인당 하루 예진 및 접종 가능 인원을 150명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의사 5명이 상주한 제주예방접종센터에는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하면서 의사 1인당 200명을 접종하고 있다. 의사 인력 부족으로 백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환자 예진 시간은 1명 당 평균 1~2분에 머물고 있다. 제주보건소는 오는 7월부터 50대 등 장년층에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방문함에 따라 의사 1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있는 은퇴 의사 등 지원자는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서 지난 1월 초 145억원이 사라졌다가 경찰이 130억원(90%)을 발견했지만 사건의 해결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돈의 주인과 출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경찰청은 분실된 거액의 현금뭉치 가운데 카지노 VIP 전용금고에서 81억5000만원을, 제주시 모처에서 47억원 등 총 130억원을 회수했다. 경찰은 회수한 5만권짜리 신권 26만장(130억원)의 일련번호로 돈의 출처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한국은행이 시중에 푼 현금 중 극히 일부에 해당돼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 돈은 도내 한 금융기관 금고에 보관 중이다. 카지노 측은 말레이시아국적의 자금담당 임원 임모씨(55·여)와 고객을 유치하는 에이전트 직원인 30대 중국인 위모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런데 자금담당 임원 임씨는 지난해 성탄절 전후로 아랍에미리트(UAE)로 도주했으며, 위씨는 중국으로 잠적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임씨와 위씨를 최고 수배등급인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이들 2명이 체포되고 한국으로 송환돼야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국가를 파악하지 못한데다
제주시 이호유원지 사업이 표류하는 가운데 개발 부지(매립지)에 무허가 판매시설이 들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이호해수욕장 매립지(3만6363㎡)에 무허가 컨테이너 14동이 설치됐고 일부 가건물에는 아이스크림 판매점과 속칭 ‘뽑기방’ 간판이 내걸렸다. 제주시는 불법 컨테이너 가건물을 설치한 A업체에 지난달 자진 철거를 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호동마을협의회와 청년회는 지난 9일 현장에서 판매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호동청년회는 A업체가 야시장 운영을 위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마을 갈등을 차단하고, 불법 음식물 판매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제주시에 조속한 철거 대책(행정대집행)을 요청했다. 더구나 A업체는 토지 사용 동의를 받지 않고 무허가 컨테이너를 설치, 매립지 소유주인 제주분마이호랜드㈜는 최근 불법 점유한 시설물에 대한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또 A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현장 접근 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해 사업자의 동의나 허락도 없이 이호유원지 부지와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정비 사업을 실시했다며 1억5000만원을 제주분마이호랜드㈜
도민 120여 명을 상대로 250억원대의 외제차 수출 사기 행각을 벌인 주범이 검거됐다. 제주경찰청은 사기 사건의 주범 김모씨(51·경기)를 검거, 구체적인 사기 수법과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씨와 공모한 함모씨(24)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해 9월 H무역회사라는 유령 회사를 설립한 후 60개월(5년) 할부로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면 월 300만~400만원의 할부금 대납과 함께 동남아 국가에 차량을 수출, 1대당 2000만원의 관세 차익금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에 속은 A씨 일가족 5명은 12억원의 장기 할부조건으로 외제차 12대를 구입했다가 채권추심 업체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다. 김씨의 사기 행각에 속은 피해자는 120여 명에 피해액은 250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구입한 외제차를 대포차로 둔갑시켜 헐값이 팔아 넘겼다. 이로 인해 해당 차량은 과속과 주차 위반행위로 각종 범칙금과 과태료 부과서가 고지됐으며, 마약 투약사범이 이용하면서 차량 내부에서 마약과 주사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구입
백두산 화산 활동 감시와 화산 폭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화산 연구 테스트베드(시험환경) 구축을 위한 한라산 공동연구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한라산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서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공동연구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정부의 남북 과학기술 협력 최우선 과제는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이지만 한반도 정세와 코로나19로 북한 또는 중국에서 백두산을 방문, 연구하는 활동은 차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화산 활동 징후는 없지만 활화산인 한라산의 화산체 형성과 마그마 용융체(암석이 녹아 지하에 저장된 상태)의 진화 특성을 규명하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고 화산 폭발 위험성 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서울대·고려대·부경대와 함께 한라산의 화산 활동 여부와 마그마 존재 및 구조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화산 폭발로 생성된 수월봉·송악산·차귀도에서 지질조사와 마그마 특성 조사를 수행했다. 세계유산본부 안웅산 박사는 “약 19만년 전부터 2만년 전까지 잇단 화산 폭발로 형성된 한라산의 화산 연구와 마그
오는 7월 1일 전면 시행되는 제주형 자치경찰제를 이끌어갈 제주자치경찰위원회가 6일 출범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원희룡 도지사와 김창룡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제주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과 현판 제막식을 개최한다. 이어 초대 위원장(정무직 2급)과 위원 6명 등 7명에게 임명장이 수여된다.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올해 초 시행된 개정 경찰법은 경찰 조직과 사무를 ▲자지경찰사무(교통·생활안전·여성청소년) ▲국가경찰사무(정보·보안·외사·경비) ▲국가수사본부(수사) 등 3개 영역으로 분리했다. 경찰 업무 일부를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담당하는 자치경찰제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을 한다. 제주도는 2006년 제주특별법을 근거로 전국 유일의 자치경찰제를 15년간 수행해 자치분권 모델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기존 도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으로 조직이 이원화된 제주형 자치경찰제가 이달부터 시범 운영되지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교통·생활안전·여성청소년 보호 등 자치경찰 업무 분장에 앞서 인력 재배치가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경찰청과 3개 경찰서는 전체 인력 2091명 중 978명(47%)이
민간특례 사업으로 추진 중 오등봉공원 면적의 3분의 1은 이미 개발돼 훼손된 가운데 도시공원 존치를 놓고 행정과 토지주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오는 8월 11일까지 실시계획이 고시되지 않으면 일몰제 적용으로 오등봉공원은 도시공원으로서 효력이 상실된다. 제주시는 공원 전체 면적 76만4863㎡ 중 35.6%(27만2286㎡)에 주택과 창고 등 건축물과 경작지가 이미 들어서면서 훼손됐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제주아트센터와 한라도서관을 낀 오남로에 광역 상·하수도가 매설돼 개발압력이 높은데다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민간특례 사업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곳 부지는 자연녹지로 입목본수가 50% 이하인 곳은 건축법에 따라 4층 이하의 공동주택을 신축할 수 있다. 사업자인 ㈜호반건설은 8262억원을 들여 전체 면적 중 87.6%(66만9783㎡)에는 공원시설을 유지하되, 12.4%(9만5080㎡)에는 15층 규모 아파트 1429세대를 신축해 분양한다. 제주시는 민간특례 사업을 시행하면 토지보상비 등 1597억원의 절감과 함께 난개발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는 민간특례 사업 대신 지방채(161억원)를 발행해 공원시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