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토벌대에 암매장된 4·3희생자들은 과거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했다. 1992년 보안당국은 4·3의 참상을 덮기 위해 다랑쉬굴 희생자 11명의 시신을 화장한 후 바다에 뿌렸다. 이처럼 4·3희생자 유해는 양지바른 곳에 묻히지 못하면서 구천을 떠도는 신세가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이 2006년부터 시작한 4·3행방불명 희생자 유해발굴은 4·3사업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1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그동안 419구의 유해를 발굴, 147명(35%)의 신원을 확인했다. 특히, 4·3당시 ‘사형장’으로 불렸던 최대 학살터였던 제주공항에서 2007~2009년 3년간 유해발굴을 실시해 암매장된 387구의 유해를 찾아냈고, 유전자 감식으로 92구(23.8%)의 신원을 확인했다.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북부(제주읍·조천면·애월면) 예비검속자 500여 중 200여 명은 1950년 8월 19~20일 이틀간 제주공항으로 끌려갔고, 여기서 집단 학살된 후 암매장됐다. 당시 부역에 참여했던 이들은 “군 트럭에 사람들이 실려 와서 계속 총살됐는데 피 냄새가 역겨워 구덩이에 들어 갈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공항 근처에 살았던 주민들은
정부가 2003년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는 4·3당시 인명피해를 2만5000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서·어떻게·왜 희생됐는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있다. 본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추가 진상조사 등 4·3의 현안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4·3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8월 4일 제주경찰서 유치장과 주정공장에 수감된 예비검속자 500여 명이 바다에 수장(水葬)됐다는 증언이 수록됐다. 제주항 헌병대에 파견돼 경비로 근무했던 장모씨는 “이날 밤 9시쯤 50명씩 태운 차량 10대가 부두에 도착했고, 500여 명의 알몸인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바다에 나간 후 두 시간이 지나서 빈 배로 돌아왔다”고 목격담을 밝혔다. 당시 해병대 군무관인 박모씨와 제주~목포 화물선 선장 김모씨도 주정공장에 수감된 상당한 수의 예비검속자를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 주정공장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수감자 3명도 ‘2곳의 창고에 가득 차 있던 예비검속자들의 윗도리를 벗기고 포승을 채운 채 끌고 나갔다’는 목격담을 밝혔다. 정부의 보고서에서 ‘수장 학살’이 기록됐지만, 지금도 누가, 얼마나 희생됐는
제주 제2공항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설계가 착수됐다.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은 제2공항 기본설계 용역사로 ㈜유신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공개 입찰에 따른 낙찰금액은 247억원이다. ㈜유신과 함께 용역 분담업체로 한국종합기술,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 도화엔지니어링, 제이피엠(제주), 인트랜(제주) 등 5개 업체가 기본설계 용역을 수행한다. 기본설계는 총사업비 5조4532억원이 투입되는 제2공항의 기본 틀을 짜는 것으로 1단계로 연간 1690만명의 여객처리를 목표로 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18개월 동안 진행되며, 규모와 시설물 배치, 공사기간, 설계도면이 작성된다. 제주항공청은 또한 다음 달 중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출한다. 이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첫 단추로 국토부 1명, 제주도 1명, 주민 대표 2명(찬성 1명·반대 1명), 전문가 8명 등 총 12명 이하로 꾸려지며 제주도가 협의회를 구성한다. 환경영향평가는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 ▲항공여객 수요 예측 ▲입지 타당성 의혹 ▲숨골 보전 평가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 5대 쟁점에 대한 조사와 대책 방안에 대해 2년간 진행된다. 제주항공청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발
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다가왔지만,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감감무소식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김한규·위성곤 의원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등 4명이 지난해 8~9월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문대림·위성곤 의원안은 제주4·3사건(1948~1954년) 당시 군경에 의해 경찰서 유치장과 임시 수용소에 구금됐거나, 형무소에 갇혀 재판을 받았지만 유죄판결을 받지 않고 석방된 4·3피해자들도 국가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보상 대상을 4·3희생자 외에 가족들의 희생과 연좌제로 고통을 받은 4·3유족까지 확대했다. 문 의원은 “제주4·3 당시 많은 도민들이 강제 연행·구금, 고문과 폭행에 시달렸음에도 수형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4·3유족들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 배상을 인정받는 판결이 이뤄지는 만큼, 유족에 대한 보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발의 배경을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서 정부는 보상금을 4·3희생자에서 유족까지 확대하면 현재 보상금 지급 예상액(1조원)의 2배인 2조원이 소요돼 대규모 추가 재정이
제주지역 수출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한 제주항~중국 칭다오항을 연결하는 7500톤급 화물선 취항이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용암수 수출 차질에 이어 제주항에 설치한 ‘하버 크레인’은 가동을 멈춘 채 대여료로 매달 1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산동선사)과 연간 52항차의 화물선을 운항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지난해 12월 23일 화물선 취항식을 예정했지만, 새 항로 개설을 위한 적정성 평가가 지연되면서 취항이 무기한 연기됐다. 해양수산부와 한·중 컨테이너 선사들의 모임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한국~중국 화물선 취항에 따른 적정성 평가를 받아야 할 항로는 현재 4개다. 평가 대상 항로 중 제주~칭다오 항로는 맨 마지막인 4번째로, 순차적으로 평가가 진행 중이다. 적정성 평가는 신규 항로 개설에 따른 과잉 선복량 방지, 출혈 경쟁 차단, 한국 선사 손실 최소화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통과한 후 황해정기선사협의회로부터 가입 승인과 해수부의 항로 개설을 승인을 받아야 화물선이 취항할 수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관계자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접수순에 따라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가운데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추념식에 한 총리 참석을 행정안전부를 통해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행안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4·3추념식은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정부 대표 추념사는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가 했으며,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하는 사례도 있었다. 제주도는 탄핵 정국 여파로 지난 5일 4·3희생자 추념식 준비 상황 중간보고회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추념사를 낭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도 관계자는 “한덕수 총리가 주빈으로 추념사를 낭독할 수 있도록 행안부와 협의 중으로, 26일 행안부 과거사업무지원단장이 참석하는 4·3희생자 추념식 최종보고회에서 정부 측 인사 참석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에 하나 한 총리가 참석하지 못하면, 행안부 고위 공직자가 추념사를 낭독할 수도 있다. 아울러 한 총리의 복귀로 다음 달 예정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4·3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회의에서 4·3희생자 158명과 유족 4338명을 추가로 결정하는 심의를 한
올해 신입생 11명이 입학한 제주국제대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였다. 대학 폐교에 앞서 재학생들의 타 대학 편·입학과 교직원 60명에 대한 체불임금 350억원 해결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23일 사립대학 관리·감독 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국제대는 금주 중에 임시이사에서 정이사(8명) 체제의 이사회가 구성돼 대학의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 정이사 체제는 대학 재정과 재산 처분 의결권이 주어진다. 제주도에 따르면 정이사 체제 이사회에서 자진 폐교를 결정하면 교직원 체불임금 350억원 해결 방안으로 대학 재산을 국가 시설로 기부채납하거나 건물과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한 재학생 267명과 대학원생 195명은 특별 편·입학이 시행된다. 제주대·제주한라대·제주관광대에 동일·유사한 학과로 편·입학을 유도해 학생들을 보호하고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그런데 타 지역 사례에서 폐교 재적생 수용과 관련, 일부 종합대학은 특별 편입을 거절한 바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21일 436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제주국제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호형 행정자치위원장(제주시 일도2동)과 이경심 의원(비례대
4월 조기 추경에 민생경제 활력 도모해야 "요금 인상 안 돼" 2017년 준공영제 후 연간 1200억원 지원에도 이용률 '제자리'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과 이용률 제고한 후 인상안 검토해야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주도의 버스요금 인상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제주도는 11년 전인 2014년 7월 이후 동결된 버스요금 1200원을 1500원으로 25%(300원) 인상을 추진 중이다. 도는 준공영제로 시행으로 버스회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연간 1200억원에 달하면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정민구, 더불어민주당·삼도1·2동)는 20일 436회 임시회에서 도가 제출한 ‘도 버스요금 조정 의견 제시의 건’을 심의한 가운데 요금 인상을 반대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오라동)은 “내수경제와 민생이 어려워 무료 주차시간까지 연장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 버스요금을 인상하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읍)은 “4월에 조기 추경을 하면서 민생경제 활력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인상안에 누가 동의하겠느냐”며 “서비스 개선과 이용률 제고 없는 요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태완 도 교통항공국장은 “
탄핵 정국으로 제주~중국 화물선 취항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중국 지방정부 간 신뢰가 추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수출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12월 23일 제주항~중국 칭다오항 간 7500톤급 화물선이 취항할 예정이었다. 도는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산동선사)과 협약을 통해 연간 52항차의 화물선을 운항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도는 해양수산부에 신규 항로 개설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해수부는 새 항로 개설 시 기존 3개 항로(중국~인천·평택·부산)에 미치는 영향과 선사협의회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는 제주~중국 항로 신규 물동량을 예상할 때 기존 항로에 취항한 선사의 물동량과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해수부와 선사협의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에 공감했다. 신규 항로 개설 결정은 제주 출신 강도형 해수부 장관의 권한이다. 문제는 탄핵 정국으로 국무총리와 장관 5명의 직무가 정지되거나 공석이이서 이 여파로 해수부 장관 역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 항로 개설 결정이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존 중국 항로에 취항한 선사협의회 의견은 조만간 나올 것 같
제주시 구좌읍 모 마을에서 이장 선출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면서 90억원 규모의 국비 사업마저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12일 제주시와 구좌읍에 따르면 선거로 2023년 1월 임명된 구좌읍 모 마을 이장 A씨는 그해 7월부터 장기간 입원과 투병생활에 이어 거동 불편으로 이장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A이장은 작년 3월 사회관계망(SNS)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가 이를 다시 번복했다. 이 마을에서는 자생단체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7월 개발위원장 선출에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렸고, 그해 8월 임시총회를 열고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이장으로 B씨를 선출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직 이장 A씨와 마을회 감사 등은 ‘향약’이 정한 절차대로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선거를 요구했고, 이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현직 이장이 있는데도 실시한 선거는 무효라고 반발했다. 반면, 개발위원장과 일부 자생단체장들은 A씨가 1년 반 동안 이장직을 수행하지 않으면서도 수당(월 30만원)을 받았고, 향약에는 이장이 3개월 이상 부재 시 개발위원장이 업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이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 마을은 해양수산부의 ‘어촌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