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따뜻한 실내 극장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인형극과 아동극이 다채롭게 준비됐다. 인형을 매개로 동심을 찾을 수 있는 공연들과 함께, 인형극은 어린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깰 작품들이 기다린다. (재)춘천인형극제는 오는 17일까지 춘천인형극장 대극장에서 기획공연 ‘코코바우 스테이지’를 펼친다. 제34회 춘천인형극제 일환으로 청소년과 성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엄선한 인형극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10일까지는 십일월의 ‘손톱달’이 준비됐다. ‘아쉬운 부분을 가진 나의 모습이 문젯거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족함을 채우려는 모습이 나를 가치 있게 할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14~17일에는 JHJ의 ‘보통인간’과 일장일딴 컴퍼니의 ‘돌연한출발’ 이 함께 오른다. 인간의 욕망, 끝없는 삶의 여정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인형극이다. 춘천인형극제는 오는 24일부터는 ‘코코바우 이글루’로도 관객들을 만난다. 여우컴퍼니는 춘천소극장여우에서 ‘2022작은 겨울 아동극 축제’를 열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어린이와 가족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관객과 배우가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관객 참여형 예술체험이 펼쳐진다. 8일에는 긴
‘잠의 사탄이 앞에 나타나 달아나야 해 갖다놔 더 강한 카페인’라는 아주 길고 독특한 제목의 연극이 9일부터 춘천, 양양, 철원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립극단의 ‘신진연출가 발굴 공모전’에 선정된 손기주(춘천) 연출가가 직접 쓴 작품이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도립극단의 두 번째 현대극이자 세 번째 소극장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 제목은 손 연출가가 10여년 전 쓴 랩 가사 일부로, 잠은 휴식이자 꼭 필요한 것이지만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이 익숙하던 시절 스스로 잠드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만든 음악이란다. 연극은 과열된 경쟁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현대사회 ‘불면’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도의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채연’이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딘가 괴짜처럼 보이는 자칭 불면증 치료사 ‘창기’를 만나 하루를 같이 보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의 이야기를 극사실주의 연극으로 풀어내 육아, 취업, 과로로 잠 못이루는 현대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도립극단은 춘천 공연 기간 봄내극장 로비에 '관객 참여형 드로잉 전시'를 마련, 관객들이 드로잉 부스에 잠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그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의 성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연극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화천 문화공감 이랑이 25~26일 화천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이는 '푸른 늑대의 후예'와 25일부터 서울 종로구 나온씨어터에 오르는 속초 출신 이다빈 연출가의 '화원'이다. 두 연극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해 출발선에 선 아이들을 그린 작품들로, 초연작이다. ■푸른 늑대의 후예=강원도 작은 도시 아동보호시설에 살고 있는 18세 소녀 이야기와 몽골 아이들의 성인식에 대해 교차해 보여주며 아이들의 성장기를 그린다. 웹툰 작가 지망생인 ‘채린’은 몽골 성인식으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고, ‘주영’은 동생들을 두고 ‘집’을 떠나는 게 망설여진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 그들이 겪게 되는 성장기는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야 하는 점은 같다. 작품 모티브가 된 몽골의 어느 부족 아이들은 첫 눈보라가 치는 날 성인식을 진행한다.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약 80㎞의 황야를 말과 함께 달려 어른이 된다. 위험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동상에 걸린 손을 눈 속에 박아 넣으며 손을 녹인다. 최재영 연출은 "출발선에 몽골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하자 아이들의 눈매
이번 주 극장가에는 춘천에서 촬영된 로맨스 영화 ‘동감’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여기에 강릉 출신 김래원이 주연으로 활약한 액션영화 ‘데시벨’,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촬영된 영화 ‘한산 리덕스’가 개봉했다. ■동감 1999년의 남자와 2022년의 여자가 우연히 연결된 무전을 계기로 소통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다. 1999년, ‘용’(여진구)은 첫눈에 반하게 된 ‘한솔’(김혜윤)을 사로잡기 위해 친구에게 ‘HAM(아마추어 무선통신) 무전기’를 빌린다. 2022년, ‘무늬’(조이현)는 인터뷰 과제를 위해 오래된 무전기를 작동시킨다. 개기 월식이 일어난 날, 시간을 뛰어넘어 기적처럼 연결된 용과 무늬는 서로의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하며 특별한 감정을 쌓아 간다. ‘너에게로 가는 길’, ‘고백’, ‘편지’, ‘습관’, ‘늘 지금처럼’ 등 아름다운 선율과 솔직 담백한 가사로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노래들이 한국 대표 가수들의 목소리로 새로 탄생했다. 서은영 감독은 “예전과 같은 감성의 로맨스 영화가 많이 없는데 좋은 로맨스 영화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자신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고 서로 위로를 나누는 친구를 만나는 게 영화의 핵심”이라고 했다. 강
박종서 색소폰 연주회가 15일 오후 7시 춘천 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어느 60대의 색소폰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날 연주회에서는 '고엽(Autumn Leaves)', '데니보이', '광화문 연가' 등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된다. 심기복 성악가와 전상영 피아니스트, 이도영 바이올리니스트가 함께 한다. 박종서 색소포니스트는 강원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춘천시음악협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춘천예총 회장,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 조직위원장, 강원대 평생교육원 색소폰전임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주 출신 첼리스트 한재민(16)이 올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 첼리스트는 최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2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휘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와 함께 윤이상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 우승자로 호명됐다. 그는 결선에서 최다 관객 투표를 얻은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특별상과 본선 진출자 중 가장 재능 있는 한국인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박성용영재특별상도 받았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시작된 대회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이 매년 번갈아 열리며 올해는 첼로 부문에서 개최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27개국에서 146명의 참가자가 지원해 경쟁했다. 2014년 원주시향과 협연하며 무대에 데뷔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에 재학 중으로 지난해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대회 최연소 1위와 제네바 국제콩쿠르 3위에 연이어 오르며 주목받았다.
창간 77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와 (사)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김금분)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9회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공모'에서 이종현(춘천·운문), 김순영(원주·산문)씨가 대학·일반부 대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공모 심사위원회는 최근 춘천문인협회 사무실에서 부문별 심사위원회를 열고 맹현아(안양예고 3년), 김수연(남춘천여중2·이상 운문), 석채린(명일고2), 한보민(대룡중1·이상 산문) 학생의 작품을 중·고등부 부문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등 모두 18명의 입상작을 최종 결정했다. 운문 심사위원회는 “대학·일반부는 일상속에서 체험한 소재를 평이한 서술체 형식으로 쉽고 풍자적으로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수작들이 많았다. 대상작은 대화를 적절하게 삽입해 시적 재미와 긴장감을 조성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고등부는 막연한 정서 표출을 절제하면서 일상어로서 시의 묘미를 표현하려는 세련함이 보였다. 단 세 편을 선정해야 해 괴로웠지만 주제를 끝까지 밀고 가는 힘과 시적 어휘의 선택, 시 제목 붙이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상작을 택했다. 중등부는 솔직하고 익살스러운 작품을 보내준 작품을 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산문 심사위원회는 "대학·일반부 대상작은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 미술상'의 일곱 번째 시상식이 25일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렸다. 강원일보와 양구군, 동아일보, 박수근미술관이 주최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제7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차기율(61·인천대교수) 작가에게 박수근 화백의 유화작품인 '아기보는 소녀(1963년 作)'를 조각으로 제작한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원이 전달됐다. 차 작가는 돌, 나무나 다양한 금속 따위의 소재를 바탕으로 자연의 순환하는 세계를 철학적으로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도시 시굴-삶의 고고학’을 주제로 고고학적 상상력을 더한 작업들도 선보이고 있다. 차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박수근 선생은 배우고 익히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선생이 끊임없이 예술가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부분은 어려운 시대 흔들림없이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묵묵히 그 길을 정진한 삶의 해온 삶의 태도,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한다는 예술관"이라며 "수상을 계기로 더욱 끈질기고 용감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작품을 위한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 이어 내년 3월26일까지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술관 개관
돈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를 갈구하려들까. 문화프로덕션 도모가 지난 14일부터 춘천 아트팩토리:봄에 올리고 있는 연극 ‘금따는 콩밭’은 웃으면서도 눈물짓게 되는 김유정 문학의 해학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었고 금과 돈의 의미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졌다. 극이 끝났을 때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안타깝고도 그 모습이 익숙해서, 넘어가지 않는 씁쓸함을 억지로 삼켜야만 했다. 변유정 연출가가 각색하고 연출한 김유정의 동명 단편소설 배경은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 문인, 기자 등 너나 할 것 없이 금 캐기에 열중했던 1930년대였다. 마을에서 묵묵히 일하던 영식이 콩밭에서 금이 나온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콩밭을 엎어 금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전개됐다. 경제 대공황 이후 일제가 금 캐기에 혈안이 돼 있었고, 금이 아니면 인생을 역전하기 힘들었던 시대상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연극은 우스운 장면도 있었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는 없었다. 결말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콩밭에서 캐고자 했던 것은 금이었지만, 절망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현시대의 각종 투기 역시 묵묵히 살아서는 안 될 것 같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신영은 작가의 '마주보는 집' 이 지난 21~23일 호평 속에 춘천 봄내극장 무대에 올랐다. 창간 77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사와 (사)춘천연극제가 32년 만에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을 부활, 지역 연극인들과 힘을 모은 결과물이다. ■아주 사소한 응원이 삶을 살아낼 힘이 되기도=작품은 삶의 여유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았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 밖 세상이 두려워 틀어박혀 지내는 '남자'(김면수)와 취업을 간절히 원하는 '여자'(전시연)가 등장했다. 여자의 집 풍경소리를 들어오던 남자는 수 차례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여자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자가 '청년고독사'의 대상이 아닌지 걱정한다. 그는 4년여만에 내 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여자에게 '희망'을 의미한 풍경을 돌려준다. 여자는 풍경, 혹은 또 다른 이유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면서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연극은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응원이 누군가의 삶을 달라지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무대 세트와 멀티남 캐릭터 등을 활용, 관객들을 웃음짓게 하면서도 사회 구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