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각 분야를 이끌 본부장·관장급 채용을 알리고 공간 마련에 박차를 가하며 본격적으로 진용 갖추기에 나섰다. 문예진흥원은 기획경영본부장·문화예술본부장·관광본부장·오페라하우스 관장·대구미술관장·문화예술회관장·콘서트하우스 관장·박물관운영본부장 등 개방형 직위 본부장·관장 8명을 공개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응모자격 요건은 ▷비전 제시 및 조직혁신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리더십을 갖춘 자 ▷응시 분야와 관련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자 ▷고객 지향성 및 문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변화관리 능력을 갖춘 자 ▷조직관리 능력과 대 시민 공감대 형성 능력을 갖춘 자다. 세부 자격요건은 공고문에 명시한 학력, 공무원 경력, 민간 경력의 총 3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갖춰야 한다. 지원자는 공모 진행 중인 분야에 중복으로 신청할 수 없으며, 중복신청 시 서류심사에서 부적격 처리된다. 또한 임기는 2년이며, 성과평가에 따라 최대 2년 연장 가능하다. 문예진흥원은 서류전형위원회의 서류심사를 통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고 면접전형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서류 접수는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우편(등
갤러리 인 포레(대구 달성군 가창면 헐티로 223)에서 오는 30일까지 김성식·박명호·정세연 작가의 '3인 3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성식의 풍경 사진과 박명호의 일상 속 인물 사진, 정세연의 회화 작품들로 채워졌다. 김성식은 일몰과 일출, 백로, 해바라기 등 신비롭고 웅장한 자연의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했으며, 박명호는 삶 속에서 만난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나타냈다. 김성식 작가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세상을 렌즈에 담아내왔다. 긴 시간 대자연의 경이로운 매력에 푹 빠져 힐링해왔다"며 "관람객들과 자연 속으로 동행하며 감사와 행복을 나누는 전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세연 작가는 산을 물들인 황매, 자작나무 숲 등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꽃이 핀 메밀밭, 물 위에 뜬 바위섬도 작품 속 풍경이다. 정세연 작가는 "삶이 지루해지려 할 때 우연히 잡아본 붓이 여생의 벗이 됐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인생의 흔적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도심 속 빈 집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끊임없이 늘어날 빈 집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해나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수성아트피아가 주거 밀집지역 속 1년여 이상 비워져 있던 일반 가정집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눈길을 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수성인사이드 49-13' 전시다.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번 '빈 집 프로젝트'는 도심 속 유휴공간의 지속적인 활용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수성로 14길 49-13번지. 연면적 290.90㎡의 2층 주택은 지난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방치돼왔다. 서영옥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은 "파란 철 대문을 열고 빈 집에 들어섰을 때, 마당에 무성한 풀과 눅눅한 기운, 거미줄, 먼지 등이 자욱했다"며 "집 안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집기의 파편들과 깨진 타일 조각에는 흘러간 시간의 자국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곧 지역 작가 20명이 이 집에 뛰어들었다. 그들에게 이 집은 하나의 캔버스가 됐다. 집의 역사와 마을 분위기를 수집하고, 집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교감했다. 작가들은 집이 품고 있었을 다양한 서사를 각자에게 배정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던 올해 초, 건축가이자 화가인 김영태 작가가 아홉번째 개인전 '75전'을 열었다. 그가 2012년 영남대 건축학부 교수에서 퇴직 후 10년간 걸친 작업의 흔적이자 결과물을 정리한 전시였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나이는 올해 75세다. 몸에 밴 습관은 나이를 묻지 않았다. 초등학교 이후 학창시절은 물론 건축가로,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습관. 그 습관은 놀랍게도 '75전'을 개최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새로운 작품들로 열번째 개인전을 열게 했다. 팔공산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커들포드'(동구 팔공로 1334)가 이번 전시 장소다. 일반적인 갤러리를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그의 도전 정신이 묻어난다. 2020년 카페가 문을 연 이후 2년간 비어있던 널찍하고 휑한 벽면들이 그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작품 크기도 남다르다. 높이 6m의 벽면에 600호(3.5x3.5m) 크기의 작품 '적(跡)'을 걸었다. 자세히 보면 각 150호 캔버스 4개를 붙인 형태다. 그의 화업 인생을 4주기로 나눠 시대별로 표현했다. "푸른 빛을 많이 띈 왼쪽 위 그림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13세(1960년)부터 결혼한 27세까지,
갤러리청애(대구 수성구 화랑로2길 43)가 진형식 작가의 사진전 '마할로 하와이(Mahalo Hawaii)'를 열고 있다. 진 작가는 아내의 하와이대학교 유학생활을 함께하며 6년을 하와이 오하우에서 생활했다. 이번 사진전은 하와이 생활의 시작에서부터, 아내가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오기까지 하와이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상과 좌절, 극복의 과정을 담고 있다. 전시 제목 '마할로 하와이'는 '고맙습니다, 하와이'라는 뜻. 6년 동안 하와이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풍광을 마음과 카메라에 담아온 작가의 하와이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특별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오하우 섬뿐만 아니라 마우이 섬, 코나커피와 활화산으로 유명한 하와이의 가장 큰 섬 빅아일랜드 등 여러 지역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작가가 직접 쓴 스토리 라인을 따라 사진을 배치했다. 갤러리청애 관계자는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나는 그간 하와이에서의 삶을 사진에 담았고, 이제는 사진을 통해 그곳에서의 삶을 여행한다'고 얘기했다"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13일까지. 053-756-6555.
르네 리트마이어 초대전 'Existence-Korea'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팔조(대구 수성구 용학로 145-3 4층) 전시장은 미처 빠지지 않은 유화 물감 냄새가 가득했다. 네덜란드 출신 작가 르네 리트마이어는 그가 만난 인물, 그가 방문한 지역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작품에 담아왔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독일, 캐나다, 프랑스, 아일랜드, 미국 등 수많은 나라에서 장기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그의 시그니처 작업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달 초 한국을 찾았다. 한국 방문은 물론, 전시도 처음이다. 2~3주간 서울과 대구에 머물며 경험한 도시의 주관적인 느낌을 대형 캔버스에 옮겼는데, 모두 갤러리에서 그려냈다. 서울을 주제로 한 그림들의 색감이 강렬한 데 비해, 대구를 주제로 한 그의 그림은 대체로 채도가 낮다. 리트마이어는 "대구가 계획적이고 잘 만들어진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도 부드럽고 차분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한편으로 숙소 근처에서는 역동성과 활기도 느꼈는데, 겹겹이 쌓인 색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흡수해 작품으로 나타낸다. 머무는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그때 받은 영
2022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10월 3일까지 강정보 디아크 광장과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1970년대 대구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기성 미술계의 경직성에 도전하며 다양한 미술 실험을 펼쳤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2012년 강정보 일원에서 시작됐다. 올해 전시의 주제는 '미술의 공진화(共進化)'. 남인숙 예술감독은 "자연과 예술, 사람, 사물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미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상호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다양, 개방, 동시대성의 가치를 상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고수영, 권순범, 김구림, 김채연, 노주환, 노창환, 노치욱, 류신정, 류인, 박현기, 배윤정, 변지훈, 손노리, 송필, 양순열, 오동훈, 오채현, 이강소, 이기칠, 이승희, 이연숙, 이웅배, 이지현, 이찬주, 조성묵, 세골렌 페로 등 26명이다. 1930년대생부터 90년대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가 순수조형, 세라믹 등 다양한 분야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입구 오른쪽으로는 현대미술제 1세대 김구림, 조성묵을 중심으로 권순범, 김채연, 노창환, 배윤정, 변지훈, 양순열, 오채현, 이
10월 1일 출범 예정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의 초대 원장 공개모집 서류접수가 6일 마감됐다.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문화재단 등 지역 문화예술·관광 관련 기관을 통폐합해 설립되는 문예진흥원은 유례없는 탄생만큼 수장을 누가 맡을 것이냐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예진흥원 원장직은 문화예술·관광 분야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혁신 역량을 두루 갖춰야하는 자리인 만큼 원장 공모 이후에도 끊임없이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 중 후보군으로 나설만한 인물들에 대한 얘기가 끊임없이 오갔다. 대구에서는 공무원 출신, 기초단체 산하 문화재단 대표 출신 등이 후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전에 실시된 재단, 기관 대표 공모 사례 등을 봤을 때 10명 내외의 인원이 공모에 접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문예진흥원 출범이 2주 남짓 남은 것을 감안하면 원장 선임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대표후보추천위원회는 일주일 가량 지원서, 자기소개서, 직무계획서 등 응모자의 제출서류에 근거해 자격 적격여부를 심사한 뒤 14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후보추천위원회는 대구시, 대구시의회 등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3년 만에 열렸다.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축제이자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여서 수많은 관람객이 비엔날레 기간에 베니스를 찾는다. 대구 출신의 최정인 작가가 직접 베니스 비엔날레를 찾아 보고 느낀 현장의 분위기와, 작가의 눈으로 본 작품들의 생생한 얘기를 2주에 걸쳐 상·하 두 편으로 전한다. 〈편집자 주〉 드디어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격년으로 열린다는 의미의 '비엔날레'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3년 만에 열린 것이다. 127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베니스 비엔날레는 그동안 홀수 해마다 열렸다. 1895년 움베르토 1세의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제1회 '베니스 국제미술전'으로 시작됐다. 이후 격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세계적인 미술 전시회다. 비엔날레가 열린 '물의 도시' 베니스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시·공간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하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미술 작가로서 비엔날레를 본다는 것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거기에 담긴 서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눈부신 형광색의 향연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이어나가는, 수십년간 체화된 선들이 캔버스를 채운다. 장재희 작가는 이 모든 움직임이 '있는 그대로의 나'이자 다른 사람과 다른 나, 내가 모르는 나만의 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설명한다. "수줍고 말도 잘 못하는 나지만, 캔버스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롭고 과감한 나를 발견할 수 있죠. 표면적으로는 그림 그릴 때의 나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속에는 내가 성장하며 느낀 모든 것들이 추상적으로 담겨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대 초까지 그의 작품은 그야말로 창작의 고뇌와 방황,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작가는 "당시엔 어둡고 무겁고 중후한 작품세계를 만들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어두운 캔버스에 온 힘을 다해 강렬한 선으로 자화상 등을 그렸다. 그러던 어느날, 내 성격도 그림을 따라 어두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스로 밝아져야겠다는 자각의 시간을 거치고 난 뒤, 그는 야망 대신 희망을 그려보자고 마음 먹었다. 기존의 작품 속에 숨어있던 형광색을 끄집어냈다. 희망과 자유로움을 담은 색이자 그림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