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덕포진 유적지 남쪽으로 뻗은 작은 구릉, 이어진 해안선을 따라 눈앞으로 펼쳐진 바닷길. 위로 올라가면 한강이 뻗어 흐르고 아래로 내려가면 바다가 나오는 대곶면 신안리 212-2번지 일대는 신석기 시대 주거지가 무더기로 발굴된 곳이다. 4차 발굴이 끝난 이곳은 다시 흙으로 덮인 후 보존되고 있어 눈으로 유적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넓어 보이지 않는 이 구릉 내에 지금까지 40기가 넘는 신석기 주거지가 드러났다는 것은 곧 신석기 사람들이 이곳에 집단으로 모여 살았음을 증명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사시대는 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 즉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시대를 말한다. 당시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사용했던 도구에 의해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로 분류되는데, 김포 신안리 유적은 신석기 전기~중기(B.C 3700~3400) 시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의 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2019년으로, 이후 2022년까지 모두 3차례에 걸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1~3차에서는 수혈주거지(구덩이 형태) 35기가 발굴됐고, 주거지 내부에서 불탄 기둥과 노지, 기둥구멍 등이 확인됐다. 또 빗살무늬토기와 갈돌, 갈판, 지석 등
태권도와 뮤지컬의 신선한 조합으로 세계로의 진출 가능성까지 높이고 있는 '태권, 날아올라'가 1년 만에 재연 무대로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작품은 수년째 경기 실적이 저조한 30년 전통의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배경으로 한다.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에서 경쟁 학교를 누르고 메달을 따지 못하면 낙후된 훈련장으로 옮겨야 할 처지에 놓인 태권도부. 하지만 대부분 겨루기가 전공인 태권도부 학생들에게 품새와 격파·호신술·태권무 등을 해야 하는 이 페스티벌은 낯설다. 후배들을 위해 훈련장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 이솔과 학생들은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하고, 머리를 맞대 한마음으로 훈련에 돌입한다. 극은 이 과정에서 서로가 겪는 갈등을 해결해 나가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집념과 그들의 열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다. 한국서울체고 태권도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흐름에 피렌체 교환학생 '루카 로시'의 등장과 에이스 '박두진'이 겪는 고민,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 등의 상황으로 변화를 주며 재미를 더했다. 경기장에 와 있는 듯 실감 나게 표현된 겨루기 장면, 태권도의 동작과 안무가 절묘하게 섞여 있는 퍼포먼스 등은 이 작품만의 매력을 보여주
20세기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스페인 출신 화가 '살바도르 달리'. 화가·조각가·영화제작자·소설가 등으로 유명한 그와 그의 뮤즈이자 동반자였던 아내 갈라 달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가 8월 개봉을 확정했다. 녹아내리는 시계, 바닷가재 전화기, 입술 모양 소파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은 물론,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의 제작자이기도 한 달리는 제품 로고 디자인, 패션 디자인, 가구 디자인에도 탁월한 재능과 감각을 드러냈다. 직접 광고 모델이 되기도 하고,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진행하며 팝아트 탄생의 기반을 마련했던 그는 기행과 이슈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닌 천재였다. 다큐멘터리 '…불멸을 찾아서' 내달 개봉 방대한 자료·다양한 진술로 세세한 묘사 이러한 달리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대가로 현대사회 예술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줬고,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전시가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달리:불멸을 찾아서'는 그런 달리의 삶과 예술을 보여주며 그가 평생 사랑하고 존경하고 집착했던 갈라의 삶을 다룬다. 영화는 달리 인생에서
뮤지컬 '모차르트!'가 일곱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천재성을 상징하는 '아마데'의 존재와 청바지를 입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표현된 '볼프강 모차르트'의 끝없는 내적 갈등을 다룬 이 작품은 김준수,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등 인기 스타들이 화려한 변신을 하며 거쳐 간 무대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역대 캐스팅과 겹치지 않는 배우들 이해준·수호·김희재 등 장르 초월 8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이번 시즌에는 지난 10여 년간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이 단 한 명도 겹치지 않은 이례적인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이해준, 수호, 김희재, 유회승 등 장르를 초월한 모차르트 배역의 캐스팅은 다양한 관객층을 공연장으로 불러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얼마큼 배역을 잘 소화해낼 것인지 궁금해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지난 20일 프레스콜에 참석한 권은아 연출은 "모차르트는 여러 버전이 존재하고, 각 버전의 장점이 명확해 작업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의 스타일로 해보자고 생각하며 시작했다"고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모차르트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백지에서 시작하면서 신선하고 새로운 영감을
■조선의 소방관을 다룬 뮤지컬 '멸화군' 뮤지컬 '멸화군'이 재연 무대로 관객을 찾는다. 세조 13년 대화재와 관련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단 한 줄의 기록에서 시작된 팩션 '멸화군'은 실제 조선시대 정원 50명으로 24시간 화재 감시와 예방, 화재 발생 시 진압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했던 국가 소방조직이다. 작품은 백성들의 삶이 순탄하지 않았던 시대,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의문의 연쇄방화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사명을 지키려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양도성에 일어난 전대미문의 화재에서 동료와 무고한 백성을 지키지 못하고 이후 더 완벽하게 불로부터 백성을 지키려는 멸화대장 '중림' 역에는 박민성, 조성윤, 고상호가, 금화군이었던 형을 화재로 잃고 형의 뒤를 좇아 누구도 희생하지 않는 평범한 삶을 회복하려는 '천수' 역에는 최재웅, 김민성, 이석준이 캐스팅됐다. 화재로 아버지를 잃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자 새로운 뜻을 이루기 위해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연화' 역에는 안유진, 김청아, 5년 차 선임 멸화군 '강구' 역에는 강동우, 구준모, 이기현이 출연한다. 초연 창작진이 다시 모인 '멸화군'은 의상과 무대 등을 보완하고 넘버를 개편해 한층
스릴러 뮤지컬 '광염 소나타'가 3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김동인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죽음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게 된 천재 작곡가가 또 다른 영감을 얻기 위해 살인을 거듭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을 쫓는 세 명의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수려한 클래식 선율로 담아내며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광염 소나타'의 이번 시즌 무대는 작·작사를 맡은 정민아·다미로, 작곡 다미로, 초연을 맡았던 손효원 연출이 합류했다. 캐스팅 라인업으로 초·재연에 참여했던 배우들과 뉴 캐스트들이 어우러지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우연한 사고 이후 죽음에 다가설수록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곡을 완성해 나가는 작곡가 'J'역에는 박한근, 문태유, 양지원, 김지철, 유현석이 캐스팅됐다. J의 음악적 뮤즈이자 오랜 친구로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작곡가 'S' 역은 김경수, 유승현, 김준영이 함께하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J를 파멸로 이끄는 클래식계 저명한 교수 'K'역에는 김수용, 이시안, 이현재가 이름을 올렸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3중주의 음악과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다미로 작곡가의 넘버, 극적인 스토리와 함께 배우들의 실제 피아노 연주와 뛰어난
이곳(북한산성)은 도성과 가까워서 먼 곳의 땅과는 다름이 있다 지금 축성의 의논이 백성과 함께 들어가겠다는 뜻에서 나왔는데 이미 쌓은 후에 어찌 비운 채 버려둘 염려가 있겠는가? (숙종실록 中)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연결한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이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되면서 세계유산 등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우리나라의 심의과정은 무척이나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등재목록은 잠정목록 가운데 등재 준비가 잘 된 유산을 선정하는 단계로, 등재신청 추진체계와 연구진의 구성, 등재기준을 충족하는 연구 결과, 보존관리계획 등이 갖춰져 있음을 뜻한다. 3개 성곽 합쳐진 창의적 방어시설 백성과 피난할 수 있는 길 '차별성' 여민동입 물리적 구현 독보적 증거 그렇다면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은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닐까. 신청유산은 수도를 둘러싼 한양도성과 그 배후의 방어산성인 북한산성, 차단성인 탕춘대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평지와 구릉지, 산지의 능선을 이용해 석성과 토성으로 쌓은 35.3㎞의 대규모 수도 방어성곽이다. 평지에 성곽을 짓고 인근에 산성을 쌓는 이원적 구조와 자연지형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클래식의 거장이자 악성(樂聖) '베토벤'. 운명의 장난인지, 신이 내린 사명인지 베토벤은 음악가에게 가장 중요한 청력을 잃는 고난을 겪게 됐고, 이러한 치명적인 장애를 천재성과 비범함으로 극복해내며 선율만 들어도 알만한 수많은 명곡들을 쏟아냈다. 그는 음악으로 세상을 구원한 위대한 예술가이지만, 정작 자신은 한 명의 사람으로 온전히 사랑받지 못한 고독한 인간이기도 했다. 뮤지컬 '베토벤:Beethoven Secret'은 이러한 베토벤의 유품 중 발송되지 못한 편지에서 시작된다.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이 편지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베토벤의 안타까운 마음들이 담겨 있었고, 저명한 베토벤 연구자인 메이너드 솔로몬은 편지의 주인공이 '안토니 브렌타노'일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마음의 병을 앓으며 공허하고 위태로운 인생을 살아가던 안토니와 자신만의 음악 세계에 빠져 홀로 살아가던 베토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깨닫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작품 속에서 펼쳐진다. 인물 집중… "위대한 작품, 사랑에서 답" '월드 프리미어' 개막후 상반된 평가도 이단비 대본슈퍼바이저는 "베토벤의 일생보다는 감정의 수직과 상승이 나타
"당신과 나 사이 고작 십오 센티 벽 하나, 내 방은 당신의 바로 근처에 있죠." 서울의 낡은 빌라, 작은 방 안에서 작가 오영원이 글을 쓰고 있다. 그의 직업은 여행지를 홍보하는 작가, 이탈리아의 맛있는 음식과 풍경 등을 읊어내는 그의 뒤로 고물 장수의 확성기 소리와 술에 취한 옆집 사람의 푸념도 들려온다. 방음을 기대할 수 없는 이곳에서 꾸역꾸역 여행에 대한 글을 쓰지만 한 번도 여행을 가본 적 없는 랜선 여행작가가 바로 그의 현재 모습이다. 어느 날 오영원의 윗집에 한아름이라는 취업준비생이 이사를 온다. 친구들이 놀자고 꼬드겨도 '월세, 전기요금, 수도요금, 전화비' 등을 되뇌며 팍팍한 아르바이트의 삶을 사는 그에게는 영원이 쓴 여행기가 위안이 된다. 하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활 방식으로 만들어 내는 일상의 소리를 점차 신경 쓰게 되고,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뮤지컬 '청춘소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으로 오래된 낡은 빌라에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작가, 취준생, 공장 노동자…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덕용 맨션에는 층간소음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창작 뮤지컬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10주년을 기념하는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10주년 기념 잔치'라는 이름으로 오는 9일과 16일에 열리는 이번 토크 콘서트는 현재 출연 중인 배우들과 함께 이규형·정욱진·강기둥·주민진 등 역대 배우 9명도 특별 출연해 작품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9일·16일 '10주년 기념잔치' 역대 출연진 참가 Q&A·비하인드 토크·다양한 버전의 넘버 선보여 호응 힘입어 3월 1일까지 3회 공연 연장도 초연부터 일곱 번째 시즌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대학로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토크 콘서트는 출연 배우들과 관객들이 추억을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작품의 넘버를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관객들이 보낸 질문의 Q&A, 배우들과 준비한 비하인드 토크 등이 이어지며, 관객들은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배우들에게 직접 들으며 색다르게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뮤지컬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3월 1일까지 3회 공연 연장을 확정했다.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 '여신님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