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공간이 예술로 채워지면 단순하게 보이던 풍경이 새로운 시각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였던 옥상은 아래층 중앙에 만들어진 정원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청계산, 자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은 최근 'MMCA 과천프로젝트'를 통해 또 다른 예술적 공간인 '옥상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쉼과 산책의 공간에다 미술관의 자연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매력까지 더해진 것이다. 조호건축 이정훈의 '시간의 정원' 선정 백남준 '다다익선' 나선형 통로 꼭대기 하얀 구조물 일정 간격 천장·주변 채워 기존 핸드레일 '자라났다' 상상력 시작 MMCA 과천프로젝트는 2026년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미술관 곳곳을 예술을 더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이다. 지난해에는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예술버스쉼터'를 조성했고, 올해는 미술관 가장 최고층에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미술관은 그동안 개방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옥상을 하나의 산책 공간으로 만들어내며 자연과 미술관, 관람객을 안팎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조호건축의 이정훈 작가의 작품 '시간의 정
올해로 제14회를 맞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9월에 열리는 DMZ Docs 인더스트리에서 피치에 참여할 작품 23편을 발표했다. 'DMZ Docs 인더스트리'는 기획이나 제작단계에 있는 다큐멘터리 작품을 발굴하고, 국내외 창작자를 지원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산업 플랫폼이다. 이번 참여작은 제작 진행이 30~70% 단계에 있거나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영화제 기간에 다양한 현금과 현물이 주어지는 인더스트리 어워드 피치에 참가하게 되며, 국내외 산업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 기회도 주어진다. 또 올해부터 200만원의 창작 지원금도 제공된다. 참여작품으로는 태준식 감독의 '1997', 선호빈 감독의 '돈 다큐', Subins Shrestha 감독의 'Devi'(영국, 네팔), Anmoi Tikoo 감독의 'Dreams of a Dark Sky'(인도) 등 한국과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작품이 선정됐다. DMZ Docs는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성과 신진감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전체 23편 가운데 15편이 신진감독의 작품이며, 12편이 여성 감독이다. 이번 DMZ Docs 인더스트리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진행한 'K-D
공연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배우는 물론 창작진과 스태프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시간을 쏟고 공을 들여야 온전한 작품 하나가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어렵게 만들어진 많은 작품이 단발성에 그친 채 사라지고 있는 것이 공공창작 공연의 현실이다. 명백해 보이는 한계가 그 이유로 꼽힌다.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를 위한 예산 확보, 공연 유통의 어려움,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 등은 제작한 공연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그런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만든 공연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있다. 창작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과 '세종, 1446'이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세종, 1446' 민간 프로덕션 노하우 더해 '롱런' "폭 넓은 소재에 종합유통 계획을" 안산문화재단의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지난 2016년 초연한 뒤 서울 대학로에 성공적으로 진출, 올해 6번째 시즌을 선보일 만큼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늘 혼자이던 수현이가 승우, 지훈, 다인을 만나 홍종우가 코치로 있는 폐지 직전의 상록구청 농구단에 들어가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농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지난 5일 포천시 내촌면의 안동김씨 익원공파 길안군 종중 묘역에서 16세기 중반 사대부 가문의 여성 복식이 출토됐다. 묘소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복식은 여성 예복인 원삼과 직금단저고리, 접음단치마, 너울 등이었다. 이 시대의 복식이 출토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직금해치흉배가 확인되며 이번 출토복식은 사료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됐다. 무과 급제 김귀의 부인 '밀양 박씨' 추정 조선 관복 장식품, 남편 품계 따라 착용 단령형 원삼, 계절별 2점 한꺼번에 눈길 "당시 생활상 자료로 사료적 가치 중요" 직금해치흉배가 있는 단령형 원삼 이번에 출토된 복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직금해치흉배'이다. 금실로 비단에 해치 무늬를 새겨넣은 것인데, 이 흉배는 목선이 둥근 형태인 단령형 원삼에서 발견됐다. 흉배는 조선시대 문무관리의 관복에 장식되던 사각형의 장식품이다. 문관이 학·공작 등 날짐승을 새겼고, 무관은 사자·기린·해치 등의 길짐승을 무늬로 넣었다. 이번에 발견된 흉배에는 발톱과 갈기, 꼬리 등의 모습을 통해 해치의 특징을 파악했다. 묘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밀양박씨'는 1543년 무과에 급제하고 상원군수를 지낸
서울 대학로에서 높은 완성도로 관객의 두터운 사랑을 받아온 공연들이 올 하반기 경기지역의 문예회관을 찾는다. 각 지역 문화재단의 기획 공연과 더불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에서 선정한 민간예술단체 우수 공연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 KoCACA는 작품성을 갖춘 새로운 콘텐츠가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역 관객들의 공연 갈증을 채워주면서 공연계의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뮤지컬 작품들은 무엇이 있을까. ■ '시데레우스' = 다음 달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창작 뮤지컬 '시데레우스'가 군포문화예술회관과 이천아트홀을 찾는다. '시데레우스'는 17세기 천문학자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두 사람이 당시 금기시됐던 지동설의 연구를 시작하며 별과 우주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갈릴레오·케플러 주인공 '시데레우스' 무대위 펼쳐지는 우주풍경 몰입도 높여 무대에 펼쳐지는 별과 우주의 풍경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진실을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시대를 뛰어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의 개발부터 함께한 김
다양한 장르의 음악극을 만날 수 있는 제21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오는 10일부터 9일간 펼쳐진다. 의정부 곳곳에서 50여 개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축제는 '거리로 나온 음악극, 지구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만큼 지구·환경과 관련한 공연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극단 나무, 신문지 공룡 만들어 공원 돌아다녀관객들 낙서 모아 그림 만드는 '미래, 도시' 등18일까지 지역 곳곳서 50여 개 작품 선보여 먼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양 쓰레기의 증가를 무중력 퍼포먼스로 표현한 상상발전소의 '지구를 지켜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를 건네는 설치형 거리예술 살거스의 '미래의 편의점, 블루하우스'가 1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에서 진행된다. 또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오염된 자연의 이야기를 표현한 극단 즐겨찾기의 '빅웨이브', 신문지로 제작된 커다란 공룡이 공원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인사하는 극단 나무의 '벨로시랩터의 탄생'을 18일 아트캠프와 송산사지 근린공원에서 각각 만나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의정부아트캠프 블랙박스 극장에서 열리는 새롭고 실험적인 음악극은 축제에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의 교육 콘텐츠 '독 스쿨(Doc School)'의 신규 작품 6편이 공개됐다. '독 스쿨'은 무료로 제공하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각 작품의 주제를 바탕으로 개발된 교육 활동지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이 개발한 활동지에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감상평과 퀴즈뿐 아니라 관련 뉴스를 통한 시사점까지 교육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DMZ Docs 관계자는 "독 스쿨은 다큐멘터리의 교육적 가치에 주목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매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주제를 담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역시 난민, 인권, 진로, 평화 등 다양한 키워드를 담았다. 김정근 감독의 'Nowhere man'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 탈레반 무장 투쟁 등으로 얼룩진 파키스탄에서 탈출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난민 A와의 만남을 기록했다. 노버트 코트만과 데니스 스타우퍼 감독의 '디지털 이민자'는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 받는 노인들의 어려움을 통해 급속한 기술 발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장르와 시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올해 라인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통적인 국악관현악을 넘어 음악과 음향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5월 '장단의 민족 시즌1'부터 12월로 예정된 '반향'까지 모두 4개의 레퍼토리 공연을 준비했다. 또 우리 소리의 멋을 세계에 알릴 유럽 투어도 추진 중이다. 20일부터 '바우덕이 트랜스포머' 5팀 경연 '풍물오페라' 이색 장르 가장 먼저 선보일 공연은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장단의 민족 - 바우덕이 트랜스포머'이다. 바우덕이의 명맥을 잇고 있는 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장단에 풍물을 결합해 남사당 연희를 재구성했다. 모두 5팀이 경연을 벌여 승자가 바우덕이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로 '풍물오페라'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인다. 조선 최초의 여성 꼭두쇠가 된 바우덕이를 통해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바우덕이가 과연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역동적이면서 축제와 같은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내달 사진·소리 결합 '사계의 노래' 판소리·경기민요… 시·청각 자극 6월에 선보일 '사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의 정치가 가이우스 마에케나스가 당대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으며 예술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늘날에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뜻하는 용어가 됐다. 팬데믹으로 많은 것이 멈춘 지난 2년여간 문화예술계 역시 그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공연·시각·다원예술 등 예술계 피해 규모가 1조5천7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메세나는 이뤄졌고, 오히려 그 중요성이 더욱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년간 문화예술계 큰 타격 '기업의 후원' 중요성 더 드러나 경기지역 대표적 메세나 기업으로 꼽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경기아트센터와 성남문화재단의 공연을 10년 이상 지원하고 있다. 특히 브런치콘서트나 파크콘서트, 마티네콘서트는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공연들이다. 이러한 공연이 코로나19로 사실상 멈추는 상황이 되면서 공사는 대신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공연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띄어 앉기로 공연장 문을 열게 되면서 화제성 높았던 공연인 '경기피아노페스티벌', '경기실내악축제',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등을 후원했다. 경기아트
한국영상자료원은 14일부터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새로운 기획전시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를 선보인다.태흥영화사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모두 36편의 영화를 제작한 곳으로, 격동의 시대에 전통적인 충무로 제작 시스템을 유지하며 한국영화의 변화와 도약을 견인했다. 영화사는 '장군의 아들(1990)', '서편제(1993)' 등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갱신하고, 이규형, 장선우, 김홍준 등 신진 감독을 꾸준히 발굴했으며, '춘향뎐(2000)'과 '취화선(2002)' 등으로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디딤돌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태흥영화사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2천여 점의 자료 가운데 85점이 최초로 공개된다. 1984년 태흥영화사 설립부터 시작해 불교계와의 대립으로 제작이 무산된 첫 창립작 '비구니(1984)'와 관련한 자료, 임권택 감독과 함께한 11편의 작품 이야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0%가량 촬영된 후 제작 중단으로 사라졌다가 2014년 영화사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된 '비구니'의 필름이 디지털 복원 후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비롯해 태흥영화사가 소장하는 트로피 38점, 제작한 36편 영화의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