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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MMCA 과천프로젝트 '옥상정원' 재탄생

닫힌 펜스서 탁 트인 환경… '공간·시간·감각'을 펼치다

비어 있는 공간이 예술로 채워지면 단순하게 보이던 풍경이 새로운 시각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였던 옥상은 아래층 중앙에 만들어진 정원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청계산, 자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은 최근 'MMCA 과천프로젝트'를 통해 또 다른 예술적 공간인 '옥상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쉼과 산책의 공간에다 미술관의 자연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매력까지 더해진 것이다.

조호건축 이정훈의 '시간의 정원' 선정
백남준 '다다익선' 나선형 통로 꼭대기
하얀 구조물 일정 간격 천장·주변 채워
기존 핸드레일 '자라났다' 상상력 시작


MMCA 과천프로젝트는 2026년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미술관 곳곳을 예술을 더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이다.

지난해에는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예술버스쉼터'를 조성했고, 올해는 미술관 가장 최고층에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미술관은 그동안 개방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옥상을 하나의 산책 공간으로 만들어내며 자연과 미술관, 관람객을 안팎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조호건축의 이정훈 작가의 작품 '시간의 정원'이 선정됐다.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중심으로 나선형의 통로를 따라 올라가 마지막 꼭대기 층에서 만나는 작품의 첫 풍경은 일정한 간격으로 천장과 주변을 채운 하얀색 구조물들이다.

옥상에는 원래 90㎝ 높이의 건축 파라펫 위에 30㎝ 가량의 스테인리스 핸드레일이 덧붙여져 있었다. 법규가 변하면서 증축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m 간격의 핸드레일이 주는 일정한 리듬이 옥상의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작품의 구조물들은 기존에 자리하던 이 핸드레일이 자라났다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됐다.

 

 

이번 작품의 가장 특이한 점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있었던 바깥 풍경을 곧바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이 작가는 "클라이맥스 지점까지 의도적으로 오게끔 했다. 간살 사이로 은근히 보이는 풍경이 어느 순간 극적으로 펼쳐지며 관람객들이 이곳에 더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의 말대로 입구부터 걸어나가다 보면 닫혀있는 구조물이 점차 열리며 탁 트인 풍경이 보인다. 이 지점에서 보는 청계산과 관악산의 모습은 생각지도 못했던 감동을 준다. 이러한 조망을 위해 작가는 하부를 지탱하는 부재 없이 캔틸레버 그 자체만으로 설계해 구조적 매력을 더했다.

 

 

날씨가 좋을 때 옥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자도 독특하다. 빛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난간 사이의 그림자는 또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하나의 거대한 해시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속에서 관람객들은 하루 또는 계절마다 바뀌는 시간성을 온전히 누려볼 수 있다.

공간과 시간, 다양한 감각의 장소로 새롭게 태어난 옥상정원은 내년 6월 25일까지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