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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관덕정 내부 상인방 목벽화, 과연 원본 있나 없나…오리무중

제주시, 2006년 복원…제주세계유산본부 "원본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적벽대전도, 대수렵도, 십장생도 등 8점 보관…모사본, 복사품 가능성 높아

제주시 관덕정 내부 상인방 좌·우측에 적벽대전도 등 8점의 목벽화가 그려져 있는 가운데, 원본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2006년 사업비 27억원을 투입해 관덕정을 해체한 후 부식과 변형된 목부재를 교체하는 등 전면 보수를 완료했다. 그러면서 좌·우측 상인방에 적벽대전도, 대수렵도, 십장생도 등 목벽화 8점도 복원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목 관아 홈페이지를 통해 관덕정 상인방에 그려진 목벽화 8점에 대한 설명을 실으며 ‘실내 벽면에 그려져 있는 벽화는 작자 미상이나, 상당히 격조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원본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소장품 목록에는 이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 협조를 통해 수장고를 점검한 결과, 상인방 4짝, 즉 8점의 목벽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등록기록이 없어 언제부터 소장한 것인지뿐만 아니라 원본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으로 보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전혀 없어, 모사본이거나 복원을 위한 복사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강영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1976년 관덕정 벽화 모사본을 근거로 작성한 ‘제주 관덕정 벽화의 도상과 표상’ 논문에 따르면, 관덕정 벽화는 1995년 벽화, 2006년 모사본, 2006년 현재 벽화 등으로 총 3건의 모사본과 2건의 벽화 재제작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제주시가 관덕정 복원을 위해 실시한 ‘관덕정 실측조사보고서’에는 당시 현장 사진이 일부 실렸는데, 취재결과 당시 사진 속 목벽화는 목재 자체의 부식이 심하고, 그림의 형상을 판독하기조차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런 이유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한 목벽화나 현재 관덕정에 설치된 목벽화 가운데 1995년 당시 사진 속 원본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화재청이 2007년 당시 관덕정 복원을 마무리하고 펴낸 ‘관덕정 실측수리보고서’에는 1995년 제주시가 제작한 모사본을 기준으로 현재의 관덕정 목벽화를 복원했다고 밝혀. 당시에도 목벽화 원본 여부에 관한 확인 없이 복원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덕정 목벽화 원본 여부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의 목벽화가 기존 부재에 다시 그려 복원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목부재에 그린 것인지 불분명하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보관 중인 것이 원본인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와 관련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계자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1995년부터 제주시 요청으로 보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수장고에 보관중인 것을 원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홍기표 ㈔제주역사문화진흥원장 역시 “2006년 관덕정 편액을 비롯해 제주목 관아를 복원하면서 현재 현판인 진해루, 탐라포정사, 우련당, 홍화각, 연희각, 망경루, 영주협당, 귤림당 등은 각각 양중해, 김순겸, 김봉수, 고득종(모각), 박동규, 문종국, 김관옥, 문기선 등이 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며 “관덕정 상인방 목벽화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의문이다. 이에 대한 조사와 원본에 대한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