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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노동절 집회, 화성행궁 광장 ‘사용제한’… 과도한 차단에 기본권 침해 논란

조례, 시장 판단따라 ‘불허’ 가능
“여가·문화활동 공간, 취지 맞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기도본부가 노동절이 공휴일로 처음 지정된 올해 세계노동절 경기대회(4월27일자 7면 보도)를 당초 화성행궁 광장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관할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근거로 불허하면서 수원역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광장 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28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 운영 조례’는 화성행궁 광장을 사용하려는 경우 광장사용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는 한편 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용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조례에 집회 자체를 금지한다는 문구가 명시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허가·제한 조항을 집회 불허 근거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해석의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유산 보호 논리가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본다. 보존 대상은 수원화성 성곽과 화성행궁 등 문화유산일 뿐 그 앞에 별도로 조성된 광장까지 집회 제한 구역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시설 훼손이나 안전·소음 문제는 조건을 붙여 관리할 사안이지 집회를 사전에 배제할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직접 영향을 받은 것은 다음 달 1일 수원역 일대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주최 ‘2026 세계노동절 경기대회’다. 최근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본보 질의에 “수원시와 화성사업소 협의 과정에서 조례를 근거로 불허가 났다”며 “민주노총 법률원 자문을 통해 행정소송 등의 문제 제기 필요성도 나왔으나 노동절까지 시간이 촉박해 수원역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논란은 과거에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019년 화성행궁 운영을 위탁받은 수원문화재단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신청한 7천명 규모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결의대회를 ‘광장 조성 목적 위배’와 ‘시민 불편’을 이유로 거부했다. 민주노총 측에서 문화제 형태로 변경해 재신청했으나 이 역시 불허됐다.

 

앞서 서울시도 2022년 광화문광장 재개장 당시 집회·시위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침을 밝혔었는데, 이후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법률 자문 결과를 받고 변경했다. 역사문화 공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집회 목적의 광장 사용을 일률적으로 배제하긴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수원시 화성사업소 측은 “화성행궁 광장은 ‘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 운영 조례’ 제43조에 따라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그 취지에 맞춰 사용허가를 하고 있다. 노동절 당일 관광객 집중으로 시민 불편이 우려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집회 관련 허가 기준을 명확히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광장 조성 목적 취지에 부합하도록 사용허가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