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첫 8천선을 돌파하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주식 리딩방 사기 세력이 수법을 고도화하며 피해자를 물색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에서 주로 쓰이던 현금수거책 동원 방식(5월27일자 7면 보도)이 주식 사기에 결합하고 유명 증권사 직원 사칭까지 더해지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5% 오른 8천22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49조원가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원승연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로 인한 인프라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면서 코스피 8천선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열기를 반기는 건 투자자만이 아니다. 코스피 활황의 틈을 타고 메신저를 통해 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현금을 직접 수거해 가는 주식 리딩방 사기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투자자를 속여 현금을 직접 준비해 나오도록 유도한 뒤 수거책을 현장에 보내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이날 텔레그램에는 ‘국내
주식 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수천만원을 편취하려 한 사기 범행에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한 50대 남성이 최근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26일 수원영통경찰서는 지난 22일 오전 11시46분께 수원시 영통구 일대에서 사기방조 혐의로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금을 전달하기 위해 만난 피해자는 A씨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판단해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신원 불상의 상선은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에게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며 접근한 뒤 오프라인 충전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현금을 직접 들고 나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같은 사기 범행에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한 혐의인데, 온라인에서 서류 전달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명에서 택시를 타고 현장에 나타난 그는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건네받으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와 접촉할 당시 유명 증권사 출입증으로 보이는 인쇄물을 목에 걸고 있었으며, 해당 출입증은 아르바이트를 알선한 측으로부터 받아 PC방에서 출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항불안제가 수개월 새 잇따라 ‘살인 도구’로 등장했다. 같은 계열 약물이 강력 범죄(5월11일자 7면 보도)에 쓰이면서 의사로부터 적법하게 처방받은 약을 범죄에 전용하는 행위를 더 엄하게 다뤄야 한다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치료 목적의 보편적으로 쓰이는 약물인 만큼 처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이를 의도적으로 오용한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의 ‘의료용 마약류 월간동향’(4월)에 따르면 항불안제 처방환자 수는 지난 2022년 641만명에서 2025년 592만명으로 줄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처방량은 91만8천630정에서 92만3천820정으로 오히려 늘었다. 처방받는 환자는 감소했지만 1인당 처방량은 증가한 셈인데, 다량의 약물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항불안제 가운데 최근 강력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벤조디아제핀이다. 불안장애·공황장애·불면증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호흡 억제에 더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피의자 김소영은 해당 약물을 음료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기도본부가 노동절이 공휴일로 처음 지정된 올해 세계노동절 경기대회(4월27일자 7면 보도)를 당초 화성행궁 광장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관할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근거로 불허하면서 수원역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광장 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28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 운영 조례’는 화성행궁 광장을 사용하려는 경우 광장사용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는 한편 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용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조례에 집회 자체를 금지한다는 문구가 명시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허가·제한 조항을 집회 불허 근거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해석의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유산 보호 논리가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본다. 보존 대상은 수원화성 성곽과 화성행궁 등 문화유산일 뿐 그 앞에 별도로 조성된 광장까지 집회 제한 구역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시설 훼손이나 안전·소음 문제는 조건을 붙여 관리할 사안이지 집회를 사전에 배제할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직접 영향을 받은 것은 다음 달 1일 수원역 일대에서 열리는 민주노
수년간 과세 사각지대에 놓였던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담배사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제세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됐지만, 시행일 이전 재고품에는 세금이 붙지 않음에도 업주들은 가격을 올려 받으려 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모른 채 사재기에 나서는 등 현장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과세 기준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 간 업무 소관이 나뉘어 명확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는 등 시행 초기 혼선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수원시 권선구 소재 한 전자담배 판매점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업주는 “24일이 지나면 돈을 더 내고 액상을 사야 한다”고 초반에 안내했지만, 재고품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좀 더 알아봐야 될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오는 24일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동일한 제세부담금을 적용받으나 법 시행 이전 재고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사실을 업주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가격이 오르기 전 서둘러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금 붙기 전에 쟁여놔야겠다’ 같은 글들이 올라와 있고, 일부 온라인 업체들은 ‘액상 30㎖ 기준 세금만 5만4천
'기성세대와 청년', '시각예술과 대중음악'. 서로 대비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조응하는 것도 아닌 두 키워드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1세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펼쳐낸 2인전이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두 아티스트의 협업은 과연 어떤 풍경을 관람객에게 보여줄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의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2024 아워세트: 성능경x이랑'(포스터)은 세대 차이와 장르를 떠나, 두 작가의 공통된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전시다. 언뜻 보기엔 비슷한 점이 없을 듯 보이나, 앞서 성능경과 이랑은 각각 자본과 권력·가난과 고통 등을 주요 화두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는 모두 시대의 부조리에 천착한다. 성능경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로, 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는 '비물질 예술'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고수한다. 특히 1970년대에 신문을 읽고 오리는 '신문: 1974.6.1 이후' 작업은 시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삶의 부조리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구조에 의문을 품고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음악 외에도 글, 만화, 영상, 영화 등 여러 매체를 다루며 작품 활동을
테니스 여자 단식 대학부 랭킹 1위와 2위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오은지(22·명지대)는 1세트에선 문정(21·한국체대)에게 4-6으로 뒤처지는가 싶더니 2세트부터는 6-4로 기선을 제압, 3세트를 6-0 러브게임으로 화려하게 마무리 지었다. "제가 치렀던 대부분의 경기를 기억하는 편이에요. 잘 풀린 경기든, 안 풀린 경기든 시합마다 풀어가는 방법이 다 다른 게 굉장히 재밌죠." 그간의 경기를 문제 풀이하듯 복기해보는 오은지. 인터뷰에서 엿보였던 그만의 특성은 분석에 능한 강한 멘털, 그리고 승부욕이었다. 여자 단식 대학부 랭킹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이유를 짐작게 했다. 라이벌 문정 제치고 작년이어 2연패 언니 따라 쥔 라켓, 대구·안양 유학길도 학업·운동 병행 'KUSF AWARDS' 우수상 최진영 감독 "흔들림 없는 경기 특장점" 지난 27일 강원도에서 치러진 제2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테니스대회 여자대학부 단식 결승에서 오은지는 라이벌 문정을 2-1로 이겼다. 지난해에도 우승을 거머쥐었던 오은지는 2회 연속 1위라는 기염을 토하며,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그는 "작년에도 우승했던 대회라 내심 2연패를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기업이 없으면 노동자도 없다.' 기업 경영권 보장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이 명제를 '한국와이퍼 사태'에 적용하면 오류에 빠진다. 기업이 '청산과 해고 통보'라는 경영권 행사에 앞서 담보했어야 할 신의성실의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와이퍼 사태'에는 여러 맥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업 청산을 계획하던 중 맺은 단체협약, 이 단체협약을 무시한 채 시행한 대량 해고, 외국 자본이 투자 혜택만 받고 사회적 책임엔 소홀한 점 등등. 노동자들이 해고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가동이 멈춘 기계 옆에서 숙식하며 농성을 벌이는 이유다. 최근 법원은 한국와이퍼의 해고 통보가 부당하다는 취지 판결을 냈다. 국회도 관련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언뜻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한국와이퍼 사태'를 그 시초인 2018년부터 올해까지 발단 과정을 톺아보며 쟁점과 전망을 짚었다. 발단①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와이퍼... 기업 청산 절차 들어가며 대량 해고 통보 지난해 7월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의 국내 사업 총괄회사인 덴소코리아는 자동차 와이퍼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다. 덴소코리아는 누적된 적자와 전기차 등 신산업
'비대면 지시', '큰 사이즈 천 가방과 보조 배터리 필수'. 9일 M사의 보험영업직 상시 채용 공고에 올라온 채용 조건이다. 학력, 연령, 성별, 경험이 없어도 일당 15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세청 사업자등록번호에도 조회가 되지 않는 이 '유령업체'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의심된다. 실제 근무환경을 확인하려는 전화를 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이었다. 이처럼 보험영업·채권추심 업체라고 속여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모집하는 조직이 성행하고 있다. 쉬운 업무로 돈을 벌 수 있다는데 혹한 2030세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가담하다보니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 M사 보험영업직 '무조건 일당 15만원' 전화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 보험·채권추심 업체로 속이는 것에 더해 단순 포장 아르바이트나 식료품점 등 일반 자영업자로 위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될 뻔한 한 취업 준비생은 휴대폰 케이스 택배 포장 업무에 지원하자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일도 같이 한다. 절세와 관련한 일인데 현금을 받아서 회사로 전달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내를 받았다. 지난 5일 화성시 팔탄면 한 식당 인근
1994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도에서 지금의 고용허가제로 이어지기까지.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 역사는 어느덧 30돌을 훌쩍 넘겼지만, 산업현장 곳곳에 주요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의 노동환경과 사회안전망 등 여건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이주노동자 썸밧(가명·23)씨는 지난 2019년 고용허가제 E9 비자를 받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비닐하우스 50개 동의 대규모 채소 농장에서 상추와 청경채가 잘 자라도록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 반면 농장에서 일하는 3년 동안 정작 본인의 건강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포천시 가산면의 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만난 썸밧씨는 옆에 있던 얇은 덴탈 마스크를 손으로 짚었다. 덴탈 마스크는 그가 밀폐된 비닐하우스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 쓰는 유일한 안전장치다. 그는 "방독 마스크는 받아본 적이 없고 써야 하는 줄도 몰랐다. 그냥 덴탈 마스크만 쓰고 스프레이로 농약을 뿌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밀폐 비닐하우스내 '얇은 마스크' 방독마스크 지급 규정 안 지켜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방독 마스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보호 장비